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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리베이트 관행'…양심불량 의사 536명 적발

류란 기자

입력 : 2015.08.30 11:15|수정 : 2015.08.30 16:25


제약회사와 의료기기 업체로부터 제품설명회를 빙자한 해외 골프관광 접대를 받거나 논문 번역료 등 명목으로 돈을 받아 챙긴 의사 536명이 적발됐습니다.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도 처벌하는 '쌍벌제'가 도입된 지 5년이 됐어도 리베이트 관행이 개선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셈이지만 검찰은 향응으로 받은 금액이 300만 원 이상인 의사 4명만 재판에 넘겼습니다.

외국계 회사도 리베이트 제공에 나서는 등 리베이트 관행이 만연한 것으로 확인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서울 서부지검 '정부합동 의약품 리베이트 수사단'은 의료기기나 의약품을 판매하고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외국계 의료기기 회사인 A사 한국지사장 46살 김 모 씨와 B 제약회사 영업이사 46살 손 모 씨 등 업계 관계자 7명과 이들로부터 리베이트를 챙긴 47살 신 모 씨 등 의사 4명을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씨는 2013년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해외 제품설명회 등 명목으로 신 씨 등 정형외과 의사 74명을 방콕이나 하와이 등지로 데려가 골프관광을 시켜주는 수법으로 총 2억 4천만 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뿌린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김 씨의 회사는 미국계 의료기기 판매업체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유럽과 일본 등 전 세계 19개에 지사를 둔 글로벌 기업입니다.

제약회사 영업이사 손 씨의 경우 지난 2010년 9월부터 2011년 6월까지 의사 461명에게 500여 차례 약 3억 5천900만 원을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손 씨는 리베이트를 제공한다는 사실을 숨기려고 의사들에게 논문 번역료나 시장조사 응답 보상금을 지급하는 식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했지만 정작 의사들은 번역과 시장조사 등을 하지도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실제로 의사들이 논문을 번역한 것처럼 회사가 따로 논문을 번역해 두는 경우가 많았고 제품 설문지는 허위로 작성해 둔 회사도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대학병원 의사 48살 김 모 씨는 특정 의약품을 처방해 주는 대가로 7개 제약회사 관계자들로부터 15차례 2천여만 원의 리베이트를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 씨는 제약회사 영업사원이 선결제한 업소에서 공짜로 술을 마시거나 아예 신용카드를 받아 사용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검찰은 리베이트를 뿌린 회사들과 의사 339명은 보건복지부 등 담당 기관에 행정처분을 의뢰했습니다.

공소시효가 지난 건에 대해서는 행정처분 의뢰를 하지 않았습니다.

검찰은 "그동안에는 리베이트 단속이 국내 제약사를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나 이번 수사를 통해 외국계 기업도 리베이트 제공 등 불법적인 영업행위에서 예외가 아니라는 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리베이트를 제공했다가 두 차례 이상 적발될 경우 제약회사에 엄중한 제재를 가하는 '리베이트 투아웃제'는 지난해부터, 금품 수수자도 처벌토록 하는 '쌍벌제'가 지난 2010년 시행됐지만 리베이트 관행은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며 "리베이트가 사라질 때까지 지속적으로 단속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서부지검은 의료계의 불법 리베이트 관행을 없애기 위해 검찰·경찰·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 국세청·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7개 정부기관으로 구성된 '정부합동 의약품 리베이트 수사단'을 지난해 3월부터 운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