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진 / 한수진의 SBS전망대 사회자]
내일(28일) 서울대학교에서 후기 졸업식이 열립니다. 뇌성마비 2급 장애 여학생이 졸업생 대표로 연설하게 됩니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 학생이 졸업 연설을 하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경영학과 정원희 학생이 그 주인공입니다. 이야기 나눠보죠. 안녕하세요. 졸업 축하 드립니다. 그런데 이미 취업은 하신 모양이에요?
[서울대생 정원희 씨]
감사합니다. 4월부터 한국투자공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한수진 / 사회자]
정원희 양이 내일 서울대 후기 졸업식에서 대표연설을 하게 되셨는데 기분이 어떠세요?
[서울대생 정원희 씨]
어깨가 무겁죠. 제가 그렇게 많은 것을 가진 사람도 아니고 대단한 사람도 아닌데 훌륭한 분 중에서도 저를 선택해주신 것에 대해 감사함도 느끼고… 그래서 저만이 말씀드릴 수 있는 것, 저만이 전달할 수 있는 에너지들을 잘 전달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수진 / 사회자]
그런데 정원희 양이 몸이 불편하고 장애를 갖고 있다고요?
[서울대생 정원희 씨]
현재 휠체어를 이용해서 생활하고 있고요, 걷는 것, 그리고 오른손에 약간 불편함이 있는 상태입니다. 언어장애가 중복으로 온 경우는 아니라서 말하는 데 불편함은 없습니다.
[한수진 / 사회자]
서울대 경영학과, 들어가는 것도 힘든데 들어가셔도 잘하셔서 졸업식에서 영광을 차지하게 됐는데 솔직히 공부하는 데 어려움이 많으셨죠? 어떠셨어요?
[서울대생 정원희 씨]
사실 저는 어려움보다는 다른 분들에 비해서 아무래도 체력이 달리기는 했죠. 이동할 때 어려움을 겪기도 했는데, 학교 측에서 많은 지원을 해주시고 불편함 없이 공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셔서 그래도 큰 어려움 없이 무사히 졸업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한수진 / 사회자]
무엇보다도 이렇게 오늘의 정원희 양이 있기까지는 부모님의 보살핌이 상당히 컸을 것 같은데요?
[서울대생 정원희 씨]
부모님께서 어릴 때부터 해주신 말씀들이나 가르침들이 제가 이렇게 성장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힘이 되고 자양분이 되었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가장 감사한 건 어릴 때부터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해주셨던 것 같아요.
"움직임에 불편함, 물리적인 불편함은 조금 줄 수 있을지언정 네가 하고 싶은 일이 있거나 네가 되고 싶은 일이 있거나 네가 꿈을 꾸는 데 있어서 그 어떤 어려움도 그리고 어떤 제약 조건도 되지 않을 거니까 너는 아무것도 신경 쓰지 말고 네가 하고 싶은 것들을 차근차근 해나가면 된다."
[한수진 / 사회자]
연극단체에서 주연까지 맡아서 공연도 했다면서요?
[서울대생 정원희 씨]
저는 어릴 때부터 아무래도 다른 모양, 다른 몸을 가지고 있으니까 많은 사람에게 시선을 받았는데요, '어차피 부정적인 시선들을 받을 거라면 무대 위에서 긍정적인 시선들을 받아보는 전환점을 찾아보자.'라는 생각으로 연극을 출발하게 된 거예요. 무대라는 곳은 사람이 가장 반짝반짝 빛나고 또 좋은 시선들을 받는 대표적인 공간이잖아요. 그래서 자유롭게 연기하고 배우로서 역할을 수행해내면서 제 신체가 가진 매력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고 또 제가 가진 자유로움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한수진 / 사회자]
졸업식 연설에서 어떤 주제로 말씀하실지 궁금하네요. 미리 연습도 해볼 겸 몇 구절 정도 잠시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서울대생 정원희 씨]
내가 가능하다고 말하는 그것은 가능해지고, 내가 문제라고 말하면 그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 되어 돌아옵니다. 살다 보면 스스로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기에는 우리가 너무 힘겹고 어려운 순간이 있겠지만 그 상황들을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건 우리 자신뿐이고 또 그것들을 잊지 않는 것이 내가 사회에 나아가서 좋은 역할을 하는데 그리고 희망의 증거가 되는 것이 우리가 사회에서 또 가능함을 증명해 보이는 가장 좋은 일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한수진 / 사회자]
오늘 이 시간 뜻깊었습니다. 졸업 축하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그래픽: 박혜영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