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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명품 백' 세금 깎아준다고 내수 살아날까?

김범주 기자

입력 : 2015.08.27 11:18|수정 : 2015.08.27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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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 김범주 기자와 함께합니다. 정부가 오늘(27일)부터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자동차 값이 내려간다. 이렇게 어제 발표를 했는데, 이게 자동차에 붙어있던 개별소비세를 깎아주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일단 개별소비세가 뭔가요?

<기자>

부가가치세는 모든 물건에 다 같이 붙는 일상적인 세금이고요, 이 개별소비세는 다른 게 비싼 물건에만 따로 붙는 사치세 같은 세금인데, 이걸 연말까지 줄여주기로 한 겁니다.

<앵커>

그럼 말 그대로 고가에 사치품에 붙는 건데, 자동차는 이제 사실 일상생활의 필수품처럼 돼 버렸는데 이게 자동차에도 붙어있었네요, 세금이.

<기자>

옛날에는 자동차가 사치품이었으니까, 그때 붙여놨던 게 지금까지 유지가 되고 있는 거죠. 이걸 깎아주는 건데, 소형차 같은 경우는 한 30만 원, 중·대형차는 한 60만 원, 1억 정도 되는 차는 한 200만 원까지 연말까지 깎아줍니다.

여기에 자동차회사들도 따로 추가할인 행사를 할 예정이니까 그럼 찻값이 꽤 싸지겠죠. 이게 얼마나 효과가 있냐면, 3년 전에 이랬던 적이 있어요. 그런데 그때 보면 국산 차는 한 8%, 그다음에 전체 차, 외제 차도 하기 때문에, 14% 정도 판매가 늘었습니다.

이렇게 하는 게 결국은 현대·기아차 도와주는 거 아니냐, 이런 시각도 있는데, 그런데 자동차 산업이라는 게 앞뒤로 부품회사도 있고 판매사원도 있고 전후방 효과가 크기 때문에 이렇게 자동차를 해주는 것이 결과적으로는 내수를 살리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이런 게 정부 쪽의 설명입니다.

그런데 자동차는, 차는 그렇다고 치더라도 이번에 이러면서 엉뚱한 게 또 같이 들어갔어요.

<앵커>

엉뚱한 거라고 하시면 깎아주지 않아도 될 물품에 세금까지 또 깎아줬다는 뜻인가요?

<기자>

당장 오늘부터 뭘 값을 내리냐면, 세금을 깎아주냐면, 아주 비싼 수입 백, 수입 시계, 수입 가구 이런 건 거의 깎는 게 아니라 세금을 없애버리기로 했습니다.

수입할 때 신고한 가격이 500만 원 이하면 개별소비세를 면제해주기로 한 건데, 이러면 국내에서 팔리는 어지간한 수입 명품 백은 거의 다 해당이 될 걸로 예상이 되고요.

다이아몬드 반지 같은 건 500만 원 이하, 가구는 한 세트에 1천500만 원 이하인 경우에 세금을 안 붙입니다. 그런데 1천500만 원짜리 가구 보신 적 있으세요?

어지간한 분들 거의 구경 못 해보셨을 거예요. 이런 데 붙는 세금을 왜 아예 없애느냐, 여기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을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번 조치고 줄어드는 세금이 1천200억 원 정도일 걸로 예상을 하는데 어마어마한 돈이고 사실은 없는 살림에 아껴서 1천200억 정도를 가지고 경기 살리기 나선 건데, 자동차야 그렇다고 치더라도 수입 명품 백에 붙는 세금 깎아줘서 내수가 과연 살아날까?

이거 몇십만 원 안 깎아 줘서 명품 백 안 사는 거 아니거든요. 이런 사람들은. 그런 생각이 드네요.

<앵커>

정부가 계속 세금 부족하다. 세수 진도율이 지금 너무 낮다. 이런 얘기를 하면서도 이런 조처를 내린 게 이해가 가지 않는데, 그러면 이번 대책이 효과가 있을까요?

<기자>

이번 대책을 보면 "이걸 왜 했나?"라고 생각을 보면 정부 생각은 돈이 있는 사람이 돈을 안 쓴다. 그러니까 일반 서민이 아니라 돈이 있는 사람들을 타겟으로 한 것 같아요.

이 사람들이 돈을, 심리를 풀어서 지갑을 열게 하면 된다. 반대로 말씀드리면 가계부채가 사상 최대폭으로 늘고 있다는 거 어제도 전해드렸잖아요.

이게 돈이 없어서 명품 백이나 자동차나 시계 이런 것 못사는 분들 상당히 많을 겁니다. 명품 백이나 이런 거 아까 말씀드린 대로 이렇게 안 해도 사실 살 사람은 사거든요.

그런 점에서는 이게 과연 내수를 살리는 근본적인 처방인가? 몸 아픈데 링거 맞는 정도, 주삿바늘 뽑고 나면 다시 몸이 쑤시지 않을까, 온몸이. 진짜 처방이라고는 조금 보기 어려운 그런 조치라고 생각이 됩니다.

<앵커>

우리가 내수 살려야 한다. 얘기는 하지만, 이게 꼭 정답이 아니라는 얘기가 되겠네요. 이런 와중에 내려갔었던 도시가스 요금이 다음 달에 다시 오른다고요?

<기자>

한 6% 정도 다음 달에 다시 오를 걸로 예상이 됩니다.

이건 반가운 소식은 아닌데, 또 너무 마음 상해하실 건 없는 게, 기름값 떨어진 거 반영해서 올해 초에 이미 세 번 정도 가스요금을 30% 정도 내렸었거든요.

그러니까 5, 6월에 기름값이 올랐던 거 반영해서 내려갔던 것에서 다시 4, 5% 올라가는 거기 때문에 지금은 또 국제 유가가 떨어지고 있으니까 두어 달 뒤엔 다시 내릴 수도 있는 겁니다.

휘발윳값 움직이듯이 상황에 맞춰서 조절하는 거 정도로 이해하시면 될 거라서 "올랐다. 또 올렸어?" 이렇게 너무 화를 안 내셔도 이건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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