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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난민 관용 태도엔 '노령사회 위기론' 자리

입력 : 2015.08.26 23:21


"독일의 연금 붕괴 방지와 삶의 질 유지를 위해서는 이민자 3천200만 명이 필요하다."

무슨 뜬금없는 소리냐는 반문이 나올 법도 하지만, 이는 독일 ifo 경제연구소 한스-베르너 진 소장이 작년 말 시사주간지 포쿠스 인터뷰에서 내놓은 주장이다.

독일이 요즘 난민 수용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배경에는 이 같은 위기의식이 자리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시 말해 늙어가는 독일의 노동력 부족과 지속 불가능한 경제 인프라 타개를 위해서는 파격적 이민자 유입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유로화 체제에서 제조업 경쟁력과 수출 능력을 바탕으로 독일이 번영을 구가하고 있지만, 독일의 위기를 말하는 전문가들의 통찰은 진작부터 있었다.

위기는 무엇보다 초고령사회의 징후에 뿌리가 있다.

독일 함부르크세계경제연구소(HWWI)의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5년간 인구 1천 명당 신생아 출산비율 비교 결과 독일은 8.2명으로 일본(8.4명)보다도 낮았다.

이는 20∼65세의 노동가능인구 비율이 현재의 61%에서 2030년에는 54%로 내려가는 것을 뜻한다.

연금생활자와 노동인구가 1대 1로 된다면 현재의 연금체계가 버티기에는 벅찰 것이라는 진단도 있다.

저출산은 또한 장기적으로 임금의 상승을 유발하고 숙력 노동자의 심각한 부족 양상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이런 추세라면 현재 8천100만명 규모의 독일 인구가 2060년에는 6천700만명 가량으로 줄어 독일이 통일로 혜택 받은 '규모의 경제'도 심대한 난관에 봉착할 것으로 보인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대연정과 주류사회는 반이민 정서를 꺾고 이민자를 독일사회에 통합시켜 새로운 독일을 가꾸어 나가는 것을 대안으로 보기 때문에 난민 포용 역시 그런 맥락에서 헤아릴 필요가 있다.

지금은 난민 해결사 이미지로 치장된 메르켈 총리는 지난 2010년 10월 자신이 속한 기독민주당(CDU) 청년당원 대상 연설에선 "다문화 사회를 건설해 함께 어울려 공존하자는 접근법은 완전히 실패했다"고 말해 큰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독일 뿐 아니라 유럽 각국은 시기별로 당대의 개별 처지의 좋고 나쁨에 따라 난민에 관용적이었거나, 배타적이었다.

대체로 그 기준은 인도주의 같은 도덕률이었다기 보다는 냉정한 이익이었다.

작년 초 미하엘 휴터 쾰른 IW 경제연구소장은 "전체 득실을 따져보면 루마니아와 불가리아 출신 이민자들이 독일의 경제 성장뿐만 아니라 재정에도 도움이 된다"면서 "외국인 이주는 전문인력 부족을 완화할 중요한 동력"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옛 서독보다 경제 사정이 나쁜 구동독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이민자와 같이 살 수 없다는 반이민 정서가 강하다는 점이다.

이는 이주자들이 결국 자신들과 일자리 등 삶의 근거를 두고 경쟁할 대상이라는 우려 때문이기도 하지만 극우 정치세력과 정치선동에 맞물린 문화적, 정서적 반감의 영향도 작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지난 주말 일어난 폭력시위 사태와 증오범죄 확산 추세에서 유추할 수 있는 것처럼 통합과 관용, 공존의 질서를 유지하고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따라야 할 간접비용이 크고, 당장 난민 대응에 사용돼야 할 금액도 높다는 게 독일로서는 부담이라는 지적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