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고'를 거듭해 온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내년 대선에 출마하는 쪽으로 결심을 굳힌 분위기다.
'진보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상원의원 회동, 선거자금 기부자 접촉, 새 대변인 영입 등 최근 포착된 일련의 흐름이 그의 대선 출마 결심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최근 워싱턴D.C.의 해군성 천문대에서 민주당 잠룡 가운데 한 명인 워런 의원과 회동해 비상한 관심을 끈 바이든 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새 대변인에 여성인 케이트 베딩필드를 임명했다.
베딩필드는 미국영화협회(MPAA) 대변인 출신이자 존 에드워드 전 상원의원의 2008년 대선후보 캠프 대변인을 지낸 인물로, 바이든 부통령이 대선을 염두에 두고 발탁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바이든 부통령은 성명에서 "베딩필드는 나의 핵심 고문이자 우리 사무실의 훌륭한 자산이 될 것"이라면서 "아울러 백악관 전체 조직에서도 중요한 일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의회 전문지 더 힐(The Hill)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 주요 언론은 새 대변인 발탁 등 최근의 흐름을 거론하면서 바이든 부통령이 출마 쪽으로 크게 기울었다고 전했다.
미 정치권 일각에선 바이든 부통령이 여름휴가를 마치고 복귀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곧 별도 회동을 하고 대선 출마 문제를 최종적으로 논의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바이든 부통령이 출마할 경우 현행 민주당 경선 구도는 급변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유력 주자인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안 그래도 재직 중 개인 이메일 사용 논란, 즉 '이메일 스캔들'로 크게 흔들리는 상황에서 바이든 부통령이 힐러리의 기반을 잠식하면서 유동성이 더욱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버니 샌더스(무소속·버몬트) 상원의원이 '돌풍'을 이어가며 클린턴 전 장관을 무섭게 추격하는 형국이라 경선판이 자칫 '3파전'으로 흐를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 19일 발표된 미 CNN 방송-ORC의 공동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민주당 성향 유권자 가운데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한 지지율은 47%로 한 달 전 조사 때보다 9% 포인트 하락하며 처음으로 50% 밑으로 떨어졌다.
반면 샌더스 의원의 지지율은 지난달보다 10% 포인트 오른 29%로 조사됐다. 바이든 부통령의 지지율은 14%였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부통령의 출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오바마 대통령 핵심 참모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고 미 정치전문지 폴리티코가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정치색이 가장 비슷한 워런 의원이 처음부터 출마를 고사하면서 불가피하게 '오바마 레거시'(Obama's legacy·오바마 업적)를 이을 후임자로 클린턴 전 장관을 염두에 두고 있었으나 '바이든 변수'가 부상하면서 '누가 더 나을지'에 관한 선택의 고민에 빠졌다는 것이다.
폴리티코는 특히 이미 힐러리 캠프에 가담한 측근들과 앞으로 바이든 부통령에 베팅할 측근들 사이에 자칫 정치적, 감정적 갈등까지 일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