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중국발 불안이 신흥국에 이어 선진국 금융시장까지 마비시키면서 확대된 세계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급락했다.
21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30.94포인트(3.12%) 내린 16,459.75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가 이틀간 기록한 낙폭 888.98포인트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1월19-20일 이후로 가장 컸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64.84포인트(3.19%) 하락한 1,970,8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71.45포인트(3.52%) 밀린 4,706.04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지수는 세계 경제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공포지수를 올해 들어 가장 최고치로 밀어올린 영향을 받았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 지수(VIX)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46.5% 급등한 28.03을 기록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VIX는 8월 들어서만 100% 이상 급등해 1990년 이후로 가장 큰 월간 상승률을 보였다.
미국 정부도 증시의 불안을 진정시키기 위해 중국 당국과 상호 긴밀히 연락하고 있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냈지만 역부족이었다.
◇ 중국, 유럽 증시 도미노 하락
아시아증시는 도미노 급락세를 보였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제조업 지표 부진과 대외 악재가 겹치면서 4.27%나 내려, 지난 3월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중국 8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47.1로 77개월 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일본의 닛케이225지수는 2.98%, 홍콩증시의 항셍지수도 1.53%, 한국의 코스피는 2.01%가 밀렸다.
최근 통화가치 하락으로 고심 중인 말레이시아의 외화보유액이 지난 7월말 5년 만에 처음으로 1천억달러 밑으로 떨어진 후 2주 만에 2.3%가 또 감소했다.
유럽증시도 중국발 불안에다 그리스 국정 분열로 동반 약세를 보였다.
영국 FTSE 100 지수는 2.83%, 독일 DAX는 2.95%, 프랑스 CAC 40도 3.19% 빠졌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전일 조기총선을 위해 사퇴한 후 여당인 급진좌파연합(시리자)에서 25명의 국회의원이 탈당해 구제금융에 반대하는 신당을 차렸다.
◇ 금 제외 원자재 가격도 하락세
국제유가는 세계 2위의 경제국인 중국의 제조업 활동 부진에 따른 성장률 둔화 우려와 중국 증시 약세, 미국의 주간 원유채굴장비수 증가로 하락했다.
10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87센트(2.1%) 낮아진 40.45달러에 마쳐 2009년 3월 초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번 주 유가는 4.8% 떨어져 8주 연속 하락세를 지속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유가는 1986년 이후 주간 기준으로 최장기 하락을 나타냈다.
브렌트유도 전장보다 2.66% 하락한 배럴당 45.38달러에 움직였다.
구리 가격은 파운드당 0.80%가 내린 2.301달러에 거래됐다.
금 가격은 안전자산 매입세로 전날보다 온스당 6.40달러(0.6%) 높아진 1,159.60달러에 마감돼 지난 7월 8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번 주 금가격은 4.2% 올라 지난 1월 이후 최대 주간 상승률을 보였다.
◇ 업종·종목별 등락
업종별로는 전 업종이 하락했으며 기술주가 4.21%로 가장 낙폭이 컸다.
다음은 에너지가 3.48%, 임의 소비재 3.29%, 헬스케어 3.16%, 금융 3.12%, 산업주 2.72%, 필수 소비재 2.61%, 원자재 2.47%의 순서였다.
중소형주 움직임을 대표하는 러셀 2000지수도 급락해 52주래 최고치 대비 10%가량 주가가 하락하는 조정영역으로 들어섰다.
종목별로도 대참사가 벌어졌다.
기술 대장주 애플은 6.12%가 급락하며 52주래 최고치에서 20% 이상 하락하는 것을 의미하는 약세 영역으로 진입했다.
애플 주가는 4월 고점 대비 20% 이상 내렸다.
이외에 애플과 같이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에 속한 프록터앤드갬블(P&G), IBM, 엑손모빌, 인텔, 월마트, 캐터필러,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 쉐브론, 듀폰 등의 우량주가 모두 약세 영역으로 들어왔다.
북미 반도체업체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1.29% 하락하며 급락장에서 선방했다.
◇ 전문가 평가
S&P 500에 속한 종목의 66%에 달하는 330개 기업이 조정과 약세영역으로 진입했다.
특히 에너지 업종은 고점대비 34%가 빠졌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우량주의 대거 하락으로 다우지수가 2011년 이후 처음으로 조정 영역에 들어섰다며 중국발 불안을 극복할 긍정적인 소식과 경제지표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최근 급락세가 저가 매수 기회라는 시각도 있지만 연준의 금리 인상 불확실성 외에도 해외발 요인인 중국 시장 여파가 크다며 미국 증시가 전세계 금융시장의 출렁거림에 춤을 추는 양상이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은 중국 국무원 부총리인 왕양과 전화통화에서 "오바마 정부는 중국이 새로운 환율 체계를 어떻게 시행할 것인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재무부 대변인은 또 루 장관과 왕 부총리가 오는 9월 중국 시진핑 주석의 워싱턴 방문에 대해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