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국제

미국 레인저스쿨 졸업하는 두 여걸 '떡잎부터 달랐다'

입력 : 2015.08.20 19:28


미국 육군의 혹독한 특수부대 과정인 레인저 스쿨을 여성으로서 사상 처음 졸업하는 두 육군 장교의 신원이 19일(현지시간) 공개됐습니다.

이들은 전투 헬리콥터 아파치를 조종하는 항공여단의 사예 하버 중위와 헌병대대 소대장인 크리스틴 그리스트 대위였습니다.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 매체들이 이들의 가족이나 지인을 취재해 소개한 내용을 보면 이들 여걸에게는 '떡잎부터 달랐다'는 수식이 어울립니다.

하버 중위는 텍사스 주 코페라스 코브에서 고등학교에 다닐 때 운동능력이나 판단력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축구 선수로 활약했습니다.

당시 축구팀 감독이던 헤이건 스트레클은 "크게 될 선수를 찍으라고 했다면 당연히 하버였다"며 "스피드와 힘을 따지면 비교할 상대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감독의 딸이자 축구팀 동료이던 케이틀린 스트레클은 "운동장 안팎에서 하버는 체스 선수 같았다"며 "항상 마지막 목표와 도달할 방법을 명확히 보고 있었다"고 거들었습니다.

하버가 2008년 고교를 졸업하고 미국육군사관학교에 입학할 때 한 지역 언론은 "천직을 찾아갔다"고 보도했습니다.

그의 부친은 헬기 조종사였습니다.

하버는 부친의 영향을 받아 학군장교후보생 예비과정을 이수하는 등 '지아이 제인'의 꿈을 키워왔습니다.

그리스트 대위도 운동선수로서 고교 시절을 보냈습니다.

그는 미국 코네티컷 주 오렌지에 있는 고교에서 크로스컨트리, 육상 트랙, 육상 필드의 투창, 원반던지기 등에 매진했습니다.

운동능력이 타고났다고 할 수는 없었으나, 아무도 말리지 못하는 고집과 끈기의 화신이었다는 증언이 쏟아졌습니다.

육상 감독이던 숀 머혼은 "그리스트가 최고라고 할 수는 없었지만, 끈기 덕분에 기량이 계속 향상됐다"며 "눈을 보면 항상 의지가 이글거렸다"고 말했습니다.

영어교사이던 애나 머혼도 "그리스트는 뭐든지 도전하려고 했다"며 "항상 겸손했고 스트레스를 받는 법이 없었다"고 거들었습니다.

애나는 레인저 스쿨에 입소하기 전에 고향을 찾아온 그리스트를 잠시 봤다고 사연을 소개했습니다.

그는 "짧은 머리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몸이 좋아서 '지아이 제인'을 보는 줄 알았다"며 "요즘 뭐 하느냐고 물었더니 '훈련 좀 한다'고 답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스트는 소속 부대에서도 두각을 드러냈습니다.

여단의 레인저 프로그램을 최우수 졸업하는가 하면 대대의 12마일(19.3㎞) 도보행군 때 챔피언이 되기도 했습니다.

하버 중위와 그리스트 대위가 21일(현지시간) 졸업을 앞둔 레인저 스쿨은 혹독하기로 악명이 높은 9주짜리 교육 과정입니다.

기초체력과 소부대 전술을 이수하는 1단계, 산악훈련이 주를 이루는 2단계, 독사와 맹수가 우글거리는 최악의 환경에서 생존해 도피하는 3단계로 진행됩니다.

여성 졸업자는 지금까지 아예 없을 뿐만 아니라 전체 졸업률도 50%가 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이번 기수에는 400명이 지원했다가 하버 중위, 그리스트 대위를 포함해 겨우 117명만 완주에 성공했습니다.

그리스트 대위와 하버 중위는 남성 도전자들과 똑같은 기준으로 레인저 스쿨의 전 과정을 치러냈습니다.

팔굽혀펴기 49회, 윗몸일으키기 59회, 턱걸이 6회, 40분 안에 6마일(9.65㎞) 달리기, 3시간 안에 12마일(19.3㎞) 행군하기, 4일 동안의 산악훈련, 27일 동안의 전투정찰 등을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이들이 전체 훈련기간에 완전군장 상태로 이동한 거리는 300㎞를 훌쩍 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이 둘이 정신적, 육체적인 면에서 교관들로부터 꾸준히 높은 평점을 받았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들 여군이 레인저 스쿨을 졸업한다고 해서 제75 레인저연대와 같은 핵심 전투부대에 배치되는 것은 아닙니다.

레인저 스쿨을 졸업하고서 전투 일선에 투입될 수 있는 자격을 갖췄다는 명예를 안고 자기 보직을 유지하는 군인들이 대다수입니다.

다만 이들의 이번 맹활약과 더불어 여성 특수전 요원들이 곧 탄생할 수도 있다는 기대가 부풀고 있습니다.

레인저연대는 아직 금녀의 부대이지만 해군은 여성에게도 네이비실(Navy Seal·해군 특전단) 지원 자격을 주기로 했습니다.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등 전장에서는 여성 전투병들이 헬기나 험비 차량의 사수로 활약하기도 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