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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퇴사 조종사들 '노예계약' 소송 공방

엄민재 기자

입력 : 2015.08.20 10:17


'땅콩회항' 사건의 여진이 계속되는 대한항공이 이번에는 퇴사한 조종사들의 '노예계약' 소송으로 법정 공방을 벌이게 됐습니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에 따르면 대한항공에서 각각 6년여간 근무한 조종사 김 모 씨 등 3명이 퇴사 후 지난 4월 대한항공을 상대로 총 1억9천여만원의 부당이득금 반환청구 소송을 서울 남부지법에 냈습니다.

1억9천여만원은 이들 조종사가 부담한 비행교육비 가운데 일부입니다.

대한항공은 과거 신입 조종사를 채용할 때는 입사 2년 전에 비행교육훈련 계약을 체결해 초중등 훈련비용 약 1억원과 고등교육 훈련비용 1억7천여만원을 근로자 본인이 부담하게 했습니다.

미국에서 진행되는 초중등 훈련비용은 조종사가 알아서 조달해야 하고, 제주도에서 하는 고등교육 훈련비 1억7천여만원은 대한항공이 대납해주는 대신 10년간 근속하면 상환의무를 면제해주는 방식으로 계약이 체결됐습니다.

대여금 면제비율은 근속 1년차∼3년차까지 연간 5%씩, 4년차∼6년차 연간 7%씩, 7년차∼10년차 연간 16%씩으로 정했고, 계약시 2명의 보증인을 세우도록 했습니다.

김씨 등 소송을 낸 조종사들은 2004년 또는 2005년 대한항공과 비행교육훈련 계약을 체결, 각각 2년간 무임금 상태로 교육을 마치고 나서 대한항공에 입사해 6년여간 근무하다 2013년, 2014년에 퇴사했습니다.

대한항공은 이들에게 10년 근속을 못 채운 데 따른 미상환 고등교육비로 각각 9천300여만원∼8천500여만원을 청구해 입금하도록 했습니다.

퇴직 조종사들은 이 돈을 다시 돌려달라며 소송을 낸 겁니다.

김씨 등은 "대한항공이 대기업으로서 충분히 근로에 필요한 교육을 제공할 여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비를 임의로 정해 근로자에게 모두 부담토록 하고, 10년간 근속하지 않으면 교육비를 일시에 토해 내도록 하는 것은 노예계약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대한항공이 김씨 등 원고들보다 먼저 입사한 조종사가 10년 근속 전 퇴사할 때는 고등교육비 6천800만원을 기준으로 대여금 상환금액을 정하는 등 교육비 액수와 면제금액이 객관적 기준 없이 임의로 정해졌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