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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왕궁리 유적에서 백제 왕궁 부엌 건물터 확인

입력 : 2015.08.20 08:49|수정 : 2015.08.20 08:52

철제솥, 토기, 숫돌 등 발견…"삼국시대 왕궁 부엌 유구 발굴은 처음"


백제 왕성으로 알려진 익산 왕궁리 유적(사적 제408호)에서 왕궁 부엌으로 유력시되는 건물터가 확인됐습니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지난 3월 24일부터 왕궁리 유적 서남쪽 일대 8천300㎡에서 진행한 제26차 발굴조사에서 사비기 왕궁 부엌으로 추정되는 동서 6.8m, 남북 11.3m 규모의 건물 유구를 찾아냈다고 밝혔습니다.

삼국시대 왕궁터에서 부엌으로 보이는 건물지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 익산 왕궁리 유적에서 나온 철제솥과 토기.

이이 건물지 내 길이 1.64m, 너비 1.38m, 깊이 0.44m의 타원형 구덩이에서는 철제솥 2점을 비롯해 어깨가 넓은 항아리 2점, 목이 짧고 아가리가 곧은 항아리 1점, 목이 짧은 병 2점 등 토기 5점과 숫돌 3점이 발견됐습니다.

토기 중 일부에서는 안에 액체가 담겨 있었던 흔적이 확인됐습니다.

또 이 구덩이에서 2m 떨어진 지점에서 또 다른 철제솥이 출토됐으며 불탄 흙과 그을린 흔적이 남아 있는 벽체, 많은 숯이 깔린 장소 2곳도 나왔습니다.

조사단은 "왕궁리 유적 철제솥은 바닥에 원형 돌기가 있고 어깨에 넓은 턱이 있으며 아가리는 안쪽으로 살짝 휜 형태로 익산 미륵사지, 부여 부소산성 등에서 발견된 통일신라시대 이후의 솥과 유사하나 조금 더 이른 시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고대 백제계 철제솥의 변화 양상을 말해주는 자료"라고 평가했습니다.

▲ 익산 왕궁리 유적 전경.

이번 조사에서는 서쪽 궁장(宮墻, 궁궐 담장)을 따라 길이 29.6m, 너비 4.5m인 남북으로 길쭉한 장방형 건물지를 포함, 다양한 건물지도 발굴됐습니다.

특히 정면 10칸, 측면 1칸 전각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장방형 건물지와 부엌 건물지 등 여러 건물이 왕궁의 중심이 되는 정전 서쪽에 일렬로 배치됐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조사단은 이에 대해 일본 오사카 나니와 궁, 나라 아스카 궁과 비슷한 건물 배치라고 설명하면서 "백제 궁성 축조 형식이 일본에 전파됐음을 밝힐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화장실로 보이는 기다란 석축시설과 통일신라시대 조성된 기와 가마터, 서쪽 궁장을 향해 흐르도록 설계된 배수로 3개도 확인됐습니다.

이은석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실장은 "삼국시대에는 왕궁의 부엌에 대한 기록이 없다"면서 "이번에 확인된 부엌 건물지의 위치와 내부 구조, 시설을 면밀히 분석하면 삼국시대 왕궁 부엌의 실체가 드러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왕궁리 유적은 백제 무왕 대에 조성된 왕궁성으로 1989년부터 매년 발굴조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궁성과 궁장, 정원, 공방터 등이 발견됐고, 인장 기와와 연화문 수막새 등 유물 1만여 점이 출토됐습니다.

(SBS 뉴미디어부/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