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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속옷 없는데 '단순 교통사고'…유력 용의자는 '무죄'

입력 : 2015.08.12 09:50|수정 : 2015.08.12 12:29

* 대담 :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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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17년 전 대구에서 한 여대생이 성폭행을 당한 뒤에 교통사고로 숨지는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습니다. 스리랑카 사람이 이 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체포돼서 재판을 받았는데요. 지난해 1심에 이어 어제 2심에서도 무죄를 받았습니다. 검찰이 상고의 뜻을 밝혔지만 끝내 미제로 남게 되는 거 아니냐 이런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요.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 연결해서 말씀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일단 무죄 판결 어떻게 보세요? 

▶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 

안타깝지만 어쩔 수가 없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게 공소시효의 문제도 있고요. 또 한 가지는 증거가 불충분한데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공소시효 증거불충분. 여러 문제가 있었다 하는 말씀이신데요. 하나하나 풀어보기로 하고요. 일단 사건 개요를 다시 한 번 정리해 볼까요?

▶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 

17년 전 98년도 10월이었는데요. 대구에 있는 대학교 신입생 1학년이 친구들과 만취할 때까지 술을 마시고 그리고는 귀가 중에 귀가를 제대로 하지 못한 채 구마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인 것으로 추정되는 사고를 당해서 사망한 사건입니다. 그래서 경찰은 처음에 교통사고로 처리를 하려고 했었는데요. 피해자 여자 아이의 부모님과 친구들과 그 주변 일대를 다 수색해서 결국에는 정양이라고 하는 이 여학생의 속옷을 발견합니다. 그래서 그 속옷에서 나온 남성의 DNA가 있었는데요. 그 DNA로 범인을 추정하고 검거를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경찰이 아니라 가족들이 속옷을 발견했고요. 여러 가지로 그 과정에서 가족들이 초동수사의 문제점을 제기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렇게 사건이 일단락지어지는가 했는데 10년 후에 다른 반전이 일어난 거죠?

▶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 

결국 속옷의 DNA와 일치하는 자가 나타난 건데요. 그 사람이 다름 아닌 지금 재판을 받은 스리랑카인이라는 사실이 발견이 됐습니다. 그래서 당시에는 정액이 있었으나 맞는 사람이 없어서 시일이 지나가다가 결국에는 거의 10년이 되어서야 지금 DNA에 일치하는 자를 발견하게 된 것이죠. 그래서 검거를 하게 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지금 스리랑카인이 성폭행 혐의, 살해 혐의까지 같이 받게 된 건가요? 

▶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 

그렇지는 않습니다. 일단 성폭행 혐의만 받게 됐고요. 문제는 성폭행에 관련해서 추정컨대 스리랑카인과 그 동료들이 여학생이 만취해서 길에서 자고 있는 것을 동료들과 스리랑카인이 자전거에 태워서 고속도로 인변까지 옮겨서 결국 성폭행을 했다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특수 강간이라는 것이 적용이 됐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특수 강간죄의 공소시효가 10년이었다는 거죠. 그래서 스리랑카인을 검거해서 기소를 하려고 하고 보니까 이게 지금 공소시효를 아주 아슬아슬하게 넘기는 상황이 돼서 그래서 검찰에서는 특수강간 대신에 특수강도강간을 적용을 해서 특수강도강간의 공소시효는 15년입니다. 그래서 그러면 5년이나 남아 있으니까 그러면 틀림없이 DNA로 스리랑카인을 처벌할 수 있을 것이다 라는 확신을 갖고 기소를 하게 된 것이죠.

▷ 한수진/사회자: 

말씀을 들어보니까 성폭행을 당한 이후에 여학생이 피하다가 교통사고를 당한 것으로 그렇게 추정을 한 거고요. 그런데 공소시효상으로 특수 강간을 적용하려니까 10년. 이미 지나버려서 특수강도강간. 뭘 훔쳐야 하는 거 아닌가요?

▶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 

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의 진술이 필요하게 되는 상황이고요. 그 여자 학생의 가방 안에 있던 물품들이 일부가 사라지게 됩니다. 그래서 가방 안에 있던 물품 중에 학생증이 있었는데요. 그 학생증이 나중에 스리랑카 사람들의 손에 의해서 발견이 된 것으로 저는 알고 있습니다. 강도 혐의를 적용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특수강도강간 혐의. 이것은 공소시효가 15년이니까 이 혐의를 적용해서 재판을 진행을 한 건데. 그래서 지금 재판을 했는데 1심, 2심 무죄 판결이 다 나온 거고요. 

▶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 

네. 그게 강도 혐의가 하나도 입증이 되지 않았습니다. 강도를 입증을 하려면 지갑 속에 돈이 있었는데 돈을 가지고 가게 되고 값진 물건을 가지고 가게 됐다, 이렇게 입증을 해야 하는데 문제는 사실은 그 여학생의 핸드백 안에 돈이 얼마나 있었는지 아무도 알 수가 없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신분증을 길거리에서 주웠다 라는 사실을 배척할 만한 그럴 확실한 증거도 존재치 않고 그러다보니 강도 혐의가 인정이 안 돼서 그와 같은 행동을 진술을 해줄 만한 당시에 공범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 공범들이 해외에 있거든요. 그 사람들의 진술까지 확보를 해서 이번에 항소를 했던 것으로 보이고요. 그 사람들의 진술만으로는 불충분하다, 강도 혐의가 입증되기에 라고 판결을 내린 것이 지금 항소심의 결정으로 보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해외에 있는 동료들 진술까지 확보했는데 여전히 불충분이다. 증거 불충분이다 이런 결론을 내려서 무죄가 나왔다는 말씀이시고요. 성폭행 혐의는 재판부에서 인정을 한 것처럼 보이기도 하던데요. 어쨌든 그 부분은 공소시효가 지난 거라서 죄를 물을 수 없는 거고요.

▶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 

네.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지금 검찰이 대법원으로 이 사건 가지고 올라간다고 해도 무죄가 나올 가능성 크겠는데요?

▶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 

현행법상에서는 사실은 이 스리랑카인의 강간, 강도혐의를 입증할 만한 증인이 우리나라 법정에 와서 진술을 하지 않는 이상 사실은 지금 상태로서는 또 다른 비슷한 판결이 내려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이죠.▷ 한수진/사회자: 

이렇게 되면 결국 미제로 남게 되는 거고요

▶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 

네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가족들 입장에서는 너무나 기가 막힙니다. 그래서 지금 얼마 전에도 살인죄에 대한 공소시효 폐지되지 않았습니까?

▶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성폭행 문제와 관련해서도 이번 사건은 DNA 같은 증거가 있었잖아요. 공소시효 없애야 하는 거 아니냐, 이런 주장도 나오던데요?

▶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 

지금 사실 13세 미만 아동과 장애인에 대한 공소시효는 폐지된 거나 다름 없거든요. 그렇게 성범죄의 일부가 공소시효 폐지에 도달했다면 성범죄 전체의 공소시효 폐지도 고려해봄직한 논의라고 생각이 들고요. 특히 그 중에서 DNA. 지금 이번 사건은 DNA가 결정적이었거든요. 이런 식으로 DNA가 확보된 사건이라도 공소시효를 폐지한다거나 이런 종류의 노력은 충분히 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라고 보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어쨌든 이번 사건 관련해서 지금 가족들 입장 보면 해당 수사 기관 초동수사 포함해서 수사 전반에 걸쳐서 참 많은 아쉬움, 분노를 나타내던데요. 교수님은 어떻게 보세요?

▶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 

분노하실 수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이 들고요. 결국은 DNA가 있는 속옷까지도 결국은 부모. 경찰이 수사해서 찾아낸 게 아니라 부모님이 가셔서 현장에서 결국 며칠을 뒤져서 찾아내신 거거든요. 시신에 만약에 여자 아이인데 속옷이 없으면 애당초부터 교통사고가 아니라고 염두에 두고 경찰이 수사를 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부분이 정말로 너무나 안타까운 부분이고요. 만일 그 당시에 사건이 일어났을 당시에 미리부터 경찰이 출동을 해서 열심히 수사를 했더라면 그러면 지금 스리랑카인 중에 일부 진술을 해줄 수 있는 사람들이 해외로 출국하지 않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 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너무나 안타깝게도 제대로 진행이 잘 되지 않았다, 하는 게 지금 부모님께서 너무나 한스러워하시는 이유가 되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지금 보면 이번 항소심 무죄 판결 일반인 법 감정하고 배치되는 부분도 많아 보이고요. 지난 17년 동안 생업도 포기하고 가족들이 참 많은 고통 겪으셨다고 하더라고요. 이 고통이 결국 무의로 끝나게 될 것 같아서 그 점도 안타깝습니다. 그런데 교수님 해외로 출국한 외국인들을 다시 소환하는 거 그건 현실적으로 어렵습니까?

▶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 

네 그건 지금 어려워 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 사건의 피고인도 아니고 지금 증인으로서 재판부에 출석을 해 달라, 그래서 당시의 사건에 대하여 진술을 해달라는 건데 그러한 요구를 할 수 있는 권한이 우리나라에 없기 때문에 사실은 강제로 그 분들을 데리고 와서 재판부에서 진술을 시키기는 굉장히 어려워 보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초동수사가 잘못됐다 보니까 결국 공소시효 문제도 발생하게 되고요. 이렇게 수사가 풀리지 않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혹시 지금 경찰이 상고의 뜻을 밝히긴 밝혔는데 강도와 관련된 증거를 보완하거나 그럴 수 있지 않을까요? 없다고 보세요?

▶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 

너무 오래된 사건이라 서요. 상당히 좀 어려운 것이 아닌가. 지갑 속에 있는 돈을 가져갔다는 혐의를 입증해야 하는데 그러기에는 지금 너무 많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래서 너무 안타깝게도 이 사건은 미궁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데요. 그러나 지금 이 대목에서 우리가 한 번 고민해봐야 하는 것은 DNA라는 과학적인 증거는 사실 바뀌는 게 아니거든요. 시간이 가도. 그러면 이렇게 명확하게 증거가 있는 사건을 단순히 행정적인 절차인 공소시효 때문에 범인을 놔주는 게 이게 옳은 일인지.

▷ 한수진/사회자: 

그 부분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하는 말씀이시네요.

▶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 

충분히 고민할 여지가 있다고 보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수정 교수님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