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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강간범 도주 사건 재구성…수용자 관리 '허술'

입력 : 2015.08.10 15:56


대전의 한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치료감호 수용자 특수강간범 김선용(33)씨가 도주할 수 있었던 것은 직원의 소홀한 감시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공주치료감호소 측은 김 씨가 화장실을 간다고 해서 수갑을 풀어줬다고 해명하지만, 전문가들은 화장실을 간다는 이유로 수용자의 수갑을 풀어주는 행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특히 김 씨처럼 성폭력처벌법 위반(특수강간) 등 강력범죄로 형을 사는 사람은 감시를 강화해야 하는 데 직원이 감시를 소홀히 하는 바람에 김 씨에게 도주 기회를 줬다는 것입니다.

공주치료감호소와 경찰 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당시 상황을 재구성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대전 서구 둔산동 한 대학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김 씨가 화장실이 급하다며 감시 직원에게 수갑을 풀어달라고 요구한 것은 어제(9일) 오후 2시 15분쯤.

김씨는 지난 6일부터 이명 증상으로 이 병원 7층 병실에서 입원치료를 받던 중이었고, 상태가 호전돼 다음달 퇴원할 예정이었습니다.

현장에 있던 2명의 직원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수갑을 풀어줬습니다.

이어 한 명은 간이침대에, 또 다른 한 명은 의자에 걸터앉아 김 씨가 화장실에서 나오길 기다렸습니다.

직원들이 앉아있던 곳은 화장실에서 2∼3m가량 떨어져 있었습니다.

화장실에 들어간 지 약 1분 뒤 그는 화장실을 문을 열고 나오자마자 바로 옆에 있던 미닫이식 병실 출입문을 열고 쏜살같이 달아났습니다.

그리곤 7층에서 계단을 이용해 1층까지 뛰어내려갔습니다.

감시 직원들이 급히 뒤를 쫓았지만 김 씨는 이미 병원 현관을 통해 도주했고, 약 15분 뒤 인근 아파트 헌옷수거함에서 평상복을 입수해 옷을 갈아입고 유유히 사라졌습니다.

이렇듯 김 씨의 도주 당시 상황이 밝혀지면서 현장에 있던 치료감호소 직원들의 근무 행태가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법무부 계호 업무 지침에 따르면 외부 의료기관에 입원한 수용자는 중환자이거나 진료·치료를 위해 수갑 등 보호장비 사용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보호장비 사용을 일시 중지하거나 완화할 수 있습니다.

다만, 수술·진료·용변 등 부득이한 사유로 보호장비를 해제해야 할 경우 근무자를 여러 명 배치하는 등 계호를 강화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 김 씨는 퇴원을 앞두고 있는 환자로 보호장비 해제 사유에 포함되지 않고, 용변 때문에 보호장비를 일시적으로 해제했다고 하더라도 감시 직원을 추가 배치하지 않았습니다.

전문가들도 치료감호소 직원들의 안이한 대응이 화를 불렀다고 지적합니다.

이진권 한남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김씨의 도주 행태를 볼 때 도주 경로를 미리 파악한 뒤 벌인 계획범죄로 추정된다"며 "계호 직원이 화장실 안까지 함께 들어가든가, 도주에 대비해 화장실 앞에 대기하는 것은 물론 병실 출입문은 항상 잠궈야 하는 게 일반적인 안전수칙인데 그러지 않았다"라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