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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개 캐던 소녀 무자비하게 끌고 간 역사 형상화"

입력 : 2015.08.09 10:52


경남 남해군에 들어설 '평화의 소녀상'은 지금까지 각지에 세워진 다른 소녀상과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짧은 머리에 한복을 입고 서 있는 모습은 다르지 않지만, 소녀상 바로 옆에 바래(조개 캐기) 할때 사용한 호미와 소쿠리가 눈에 띕니다.

소쿠리 등은 남해 바닷가에서 조개를 캐던 어린 소녀들을 일본군이 무자비하게 끌고 간 역사를 알리기 위해 형상화한 것이라고 남해군은 밝혔습니다.

남해 소녀상의 주인공인 박숙이(93) 할머니는 16살 꽃다운 나이에 고현면 바닷가에 조개를 캐러 가다가 외사촌과 함께 끌려갔습니다.

남해군은 바래와 함께 소녀상에 맨발과 뜯긴 머리카락으로 할머니들의 한을 표현했습니다.

전쟁이 끝났지만 몇몇 소녀들은 바로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했고 이후 돌아와서도 마음 편할 날이 없었습니다.

내가 지은 죄가 아닌데 못할 짓을 한 것처럼 할머니들은 죄지은 마음으로 살아왔습니다.

정부는 우리 국민을 이제는 머리가 하얗게 되어버린 작은 소녀를 지켜주질 못했습니다.

맨발의 소녀상은 이런 우리나라의 불편함을 표현했습니다.

당시 조선 소녀들의 머리 모습은 댕기를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소녀상의 짧은 머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머리카락이 거칠게 뜯긴 듯 잘린 모습입니다.

낳아주신 부모와 내가 자란 고향이 일본 제국주의 탓에 억지로 끊어져 버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한을 담은 것입니다.

소녀상이 든 동백꽃은 의지와 생명력으로 험난한 풍파를 이겨낸 할머니들의 인생입니다.

남해군은 한분 한분 돌아가신 할머니들이 나비로라도 환생해 꼭 일본 정부의 사죄를 받길 바라는 마음에 소녀상 그림자 속에 하얀 나비를 넣었습니다.

소녀상의 키는 160㎝입니다.

소녀상은 오는 14일 남해읍 아산리 남해여성인력개발센터 앞 소공원(487㎡)에서 제막식 후 공개됩니다.

남해군은 박 할머니를 기리기 위해 소녀상이 들어설 소공원 명칭을 '숙이공원'으로 지었습니다.

소녀상 제작에는 군 예산 4천여만 원이 들었습니다.

박 할머니는 지난해 건강이 악화돼 입원했고, 문병을 간 박영일 남해군수와 대화를 나눈 것이 계기가 됐습니다.

외사촌과 함께 끌려간 박 할머니는 일본 나고야를 거쳐 중국 만주에서 7년간 지옥 같은 생활을 강요당했습니다.

이후 해방을 맞았지만 귀국하지 못하고 만주에서 7년간 더 생활하다 부산을 거쳐 고향 남해로 돌아와 살고 있습니다.

남해 평화의 소녀상은 지난해 1월 거제시 거제문화예술회관 소공원에 세워진 소녀상에 이어 도내서는 두 번째입니다.

창원시도 도내 세 번째 소녀상 설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