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요 신문에 이상한 기사가 도배됐습니다. SK가 청년 2만 명의 창업을 지원하겠다는 기사인데 유력 신문 1면을 비롯해 이런 저런 신문에 많이 실렸습니다. 이게 왜 기사지? 고용도 아니고 청년 창업 교육한다는 게 큰 기사인가? 나름 의미가 있다지만 그렇다고 신문에 도배될 일인가? 그런데 요즘 사회면에는 또 다른 SK 기사가 있습니다. 497억 원의 회삿돈을 빼돌린 죄로 옥살이를 하고 있는 SK 최태원 회장이 8.15 광복절 특사에 포함될 것이라는 내용입니다.
그렇다면, SK의 난데없는 2만명 지원 발표는 회장님을 제발 좀 풀어달라는 읍소? 회장님을 풀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는 답례? 아니면 SK그룹의 진정성 있는 공적 책임 수행? 학수고대하던 기업 총수의 사면 전망과 연이은 청년 창업 지원 계획 발표는 그냥 자연스럽다고 받아들이기엔 시점이 좀 애매합니다.
우리 사회에 좋은 일을 하는 것 같은데도 이런 색안경을 끼고 보게 되는 것은 다 이유가 있습니다. 지난 2013년 CJ 그룹 이재현 회장은 탈세, 횡령 혐의 등으로 구속된 채 수사를 받았습니다.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도중 CJ 그룹은 좀 이상한 광고를 냅니다. 박근혜 정부가 표방한 창조 경제를 CJ가 지지하겠다고 대놓고 말한 이 민망한 광고를 진정성 있게 보긴 어려웠습니다. 김승연 회장이 옥살이를 했던 한화그룹도 마찬가지입니다. 김승연 회장이 사면 대상에 오르자 대대적인 채용 계획을 내놓습니다. 이렇게 기업 총수들이 수사를 받거나 사면 대상에 오를 만하면 일제히 사회 공익 향상에 크게 이바지하는 기업으로 변모하는 모습을 보면서 SK의 발표 역시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는 건 아닌가 하는 시선을 거둘 수가 없는 겁니다.
일자리를 만든다는데 누가 반대하겠습니까? 창조경제 돕는다는데 누가 말리겠습니까? 사회에 공헌하겠다는데 누가 박수를 안 치겠습니까? 다만, 이런 일들은 평소에도 좀 계속하면 안 될까요?
(SBS 스브스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