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연간 4천500만 명 이상 이용하는 우리나라 최대의 공항입니다. 당연히 국가에서 특별히 관리하는 1급 보안 시설입니다.
국가주요시설의 보안 감찰을 담당하는 국가정보원은 인천공항에 보안등급 최고 등급을 부여했습니다. 해킹공격 등에 대한 방어가 잘 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감사원이 테스트해 본 결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인천국제공항의 정보 시스템 보안 실태를 점검하기 위해 '모의 해킹'을 실시했는데, 항공기 이착륙과 입출국 게이트, 짐 찾는 곳 등 전광판에 나타나는 모든 정보를 총괄하는 운항정보관리시스템이 해킹에 뚫린 겁니다.
외부 이메일을 통해 공항 내부 이메일 망에 침투한 해커가 '운항정보관리시스템'까지 침투해, 시스템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관리자' 권한을 탈취한 것입니다. 해커가 마음만 먹으면 인천공항 전체를 혼란에 빠뜨리고 대형 사고를 일으킬 수 있었던 셈입니다.
승객 개인정보 관리도 허술했습니다. 인천공항공사는 공항이 아닌 인터넷에서 '체크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는데 시범 시행 기간에 확보한 승객 113만 명의 여권번호를 시스템 개발에 참여한 외부 협력업체에 맡겨놓았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히, 여권정보가 보관된 컴퓨터에는 USB를 꽂을 수 있는 포트까지 있어서 여권 정보가 얼마든지 외부로 유출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유출됐다면 엄청난 규모의 위조여권이 만들어질 수도 있었다는 뜻입니다.
감사원이 밝힌 게 이 정도인데, 만약 북한 해커들이 감사원이 동원한 해커들보다 실력이 더 좋다면 어떻게 되는 거죠? 도대체 국정원이 감사원 해커들에게 뚫리는 인천공항을 보안등급 최고로 평가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국정원은 이에 대해 감사원의 모의 해킹 이후인 "지난 5월 이후 인천공항의 보안 취약점을 특별 점검해 보완했다"고만 설명할 뿐, 보안등급을 최고로 평가한 구체적 이유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국정원이 국내 민간인을 사찰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지금, 입증되지 않은 사찰 의혹 못지않게 심각한 문제는 이미 충분히 드러난 국정원의 무능일지도 모릅니다.
취재: 한세현, 기획/구성: 임찬종, 그래픽: 박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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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