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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희귀병 사투 美 세 자녀의 사연

박병일 기자

입력 : 2015.07.31 12:56|수정 : 2015.07.31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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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여섯 달 된 로렌, 지금은 아주 건강해 보이지만, 불과 몇 주 전까지만 해도 한 아동 병원 집중 치료실에서 희귀 질병과 사투를 벌였습니다.

[에린/엄마 : 로렌의 병은 '두개골 유합증'이었어요. 그러니까 머리뼈가 태어나면서부터 붙어버려 아기가 크면서 함께 커지는 뇌를 수용할 공간이 없는 거죠.]

건강하게 태어난 로렌, 하지만 얼마 안 돼 머리가 특이하게 자라기 시작했습니다.

[아기 머리가 커지면서 앞과 뒤가 불룩하게 튀어나왔어요. 마치 미식축구공처럼 말이죠.]

이 가족에게 이런 시련은 처음은 아니었습니다.

첫째 아들도 같은 병을 갖고 태어났습니다.

[첫째 브래이든을 낳았을 때도 같은 상황이었죠.]

첫 갓난아기의 두개골을 절개해 그 일부를 잘라내는 과정을 지켜봐야 했던 부모로서는 가슴이 찢어질 노릇이었습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첫아기 브래이든은 별다른 후유증 없이 잘 컸습니다.

부모의 심적 고통도 서서히 누그러졌습니다.

[테리/아버지 : 아기가 기어 다니고 또 걸어 다닐 수 있다는 것은 많은 의미가 있죠. 그 시기에 맞는 행동을 한다는 것이니까요.]

부부는 둘째 아기를 갖기로 했습니다.

주변 우려와 달리 이 병이 유전병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둘째 아들 '이단'이 태어난 뒤 불운하게도 같은 병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제이슨 밀러/의사 : 두 아기를 가진 가족들을 여러 번 봐왔지만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어요.]

앞으로 다섯 달 뒤 로렌은 추가 수술을 받아야 합니다.

[의사들이 아기 귀에서 다른 귀까지 절개하더니 두개골 맞은 편을 제거하더라고요.]

담당의사 밀러 씨는 브라이던, 이단 그리고 로렌 모두 조기에 병을 발견했기에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조기 진단이 열쇠입니다.]

매우 특이한 이 세 자녀의 사례를 의료진이 현재 연구하고 있습니다.

[테리/아버지 : 의사들이 아기의 두개골을 절개한 뒤 뼛조각을 잘라 캘리포니아주로 보냈습니다. 그곳에 있는 의사들이 연구할 수 있도록 말이죠.]

[제이슨 밀러/의사 : 두개골 유합증은 유전자와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아직 발견하지 못한 또 다른 요인이 잠재적으로 작용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건강하게 가족과 집에서 살 수 있게 됐다는 게 다행입니다.

[세 아기가 모두 그렇게 큰 두개골 수술을 견뎌냈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거니와 굉장한 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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