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이 본가이고 부산에서 옷가게를 했던 분"
"00의 XX 어학원에서 어학연수"
"필리핀 법인 00에서 근무"
"마닐라에서 00가게 운영"
이 사진과 글들은 무엇일까요? 필리핀에 있는 코피노들과 코피노 엄마들이 '아빠'를 찾기 위해 제출한 사진과 신상정보를 필리핀에 사는 한국인이 공개한 것입니다.
코피노는 코리안(Korean)과 필리핀 사람을 뜻하는 필리피노(Filipino)의 합성어로 한국인 아버지와 필리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입니다.
그동안 한국인 아버지에게 버려진 채 필리핀에서 사는 코피노 문제가 여러 차례 언론에 보도됐지만, 실제로 코피노가 아버지를 찾는 경우가 드물었습니다.
이에 필리핀에서 코피노 돕기 운동을 하는 WLK(We Love Kopino) 대표 구본창 씨가 한국인 아빠로 추정되는 사람들의 얼굴과 정보를 인터넷에 공개한 겁니다. (WLK가 공개한 것은 아님. 구 씨 개인 블로그에 공개.)
그리고 이 블로그 주소는 카카오톡 등을 통해 빠르게 퍼지고 있습니다.
[구본창 / WLK 대표 : 코피노 친구 중 한 명이 자기 페이스북에 한국인 아빠와 자기 엄마, 그리고 자기 사진을 올렸어요. 제가 그 사진을 블로그에 올렸는데 반응이 있는 거예요. 그래서 본격적으로 사진들을 제가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구 씨는 2년 전 필리핀에 왔다가 만난 코피노 엄마의 슬픈 사연을 접하고 활동을 시작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구본창 / WLK 대표 : 한국인 남자가 필리핀 여자 집에서 사위대접 받으면서 2년 동안 살았대요. 어느 날 갑자기 한국 들어간다니까, 필리핀 여자가 불안하니 한국 주소 적어달라고 한 거예요. 뭐라 적었는지 알아요? 영어로 발음 나는 대로 '그걸 믿냐?']
구 씨는 한국인 아빠와 연락이 닿는 대로 사진을 블로그에서 내려주고 있습니다.
물론 해당 한국인 남성이 진짜 아빠인지 확실히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필리핀 여성 측 이야기만 듣고 얼굴을 공개했다는 점에서 법적인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구 씨는 이 방법이 코피노들에게 아버지를 찾아줄 수 있는 현실적인 수단이라며, 법 위반 가능성을 알지만 계속 사진을 올리겠다고 말합니다.
한국인의 부끄러운 자화상, 코피노 문제. 멀리 떨어진 곳이라고 못 본 척 외면하고 지나갈 수 있는 시대는 이제 끝난 것 같습니다.
취재/기획: 임찬종, 그래픽: 박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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