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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 때 저수지 돌변 지하차도, 진입통제 전광판 없어

입력 : 2015.07.23 14:03

"배수펌프 전기시설 지하에 설치된 것도 문제"


폭우 때 물을 가두는 저수지로 돌변하며 운전자를 위협하는 지하차도에 진입통제 여부를 알려주는 전광판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73㎜의 비가 내린 22일 오전 부산 사상구 모라 지하차도에 물이 1m가량 차오르면서 택시 1대가 고립돼 승객과 기사가 20분 만에 구조돼는 소동이 일어났다.

물이 차오르는 동안 지하차도 인근에서는 진입 통제를 알리는 시설을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해 8월 시간당 86㎜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을 때 동래구 우장춘기념관 지하차도를 차로 통과하던 할머니와 손녀가 목숨을 잃은 것도 이 때문이다.

길이 244m 높이 4.5m의 우장춘 지하차도가 거대한 저수지로 변해버리자 사고를 우려한 경찰이 삼각뿔 모양의 플라스틱 '라바콘'을 이용해 도로를 통제했지만, 거센 비에 이들 시설이 떠내려가며 뒤늦게 진입한 할머니와 손녀가 목숨을 잃었다.

당시에도 도로 통제를 알리는 전광판은 설치돼 있지 않았다.

부산에는 모두 35개 지하차도가 있는데 전광판이 부착된 곳은 센텀지하차도 단 1곳뿐이다.

특히 길이가 100m가량 되며 외부에서 지하도 안의 상황을 살필 수 없는 구서, 당감, 문현 지하차도 등에도 이들 시설이 없어 문제로 지적된다.

부산시도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내년부터 '지하차도 침수 예·경보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입장이다.

예·경보시스템은 지하차도 입구와 내부에 센서를 설치해 빗물 유입과 침수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이런 정보는 지하차도 입구에 설치된 발광다이오드(LED) 전광판이나 경고 신호등을 통해 운전자에게 전달된다.

또 다른 점도 문제다.

지하차도에 고인 물을 퍼내는 배수 펌프 전기시설이 지하차도 안에 설치돼 있어 침수사고에 더 취약하다는 점이다.

우장춘기념관 지하차도 사고 때에도 지하에 설치돼 있던 전기실이 침수되자 배수 펌프 복구가 어려워 침수피해가 커졌다.

동래구는 이 때문에 우장춘 지하차도의 전기시설을 지상부로 옮기는 공사를 하고 있다.

부산에는 자연배수가 되는 13개 지하차도 외에 전기를 이용해 펌프로 물을 빼는 지하차도가 22개가 있는데 이중 지하에 전기실이 있는 곳이 12곳인 것으로 집계됐다.

부산시의 한 관계자는 "지하차도 시설개선을 위해 예산을 확보하려고 국민안전처 특별교부세로 19억원 지원을 요청한 상황"이라면서 "재정여건을 고려해 길이가 100m 이상인 지하차도를 대상으로 사업을 차근차근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