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때 밥을 굶는 결식아동들을 돕겠다며 기부금을 걷은 뒤 이를 빼돌려 사적으로 사용한 기부단체 대표가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전북 전주에 사무실을 둔 A단체는 대표 이 모(52)씨를 비롯해 직원 10명으로 구성된 결식아동 지원 기부단체입니다.
이 단체는 지난해 10월부터 5개월간 계좌당 6만 원씩 기부금을 모금하는 활동을 벌였습니다.
그러나 A단체는 정식으로 기부단체로 등록되지도 않았고, 실질적인 기부활동을 하지도 않았습니다.
이들은 마을 이장과 부녀회장, 새마을지도자 등 순박한 시골지역 사람들을 상대로 기부금을 모았고, 이들의 거듭된 호소에 후원자들은 기부금을 내놓았습니다.
이렇게 걷힌 돈만 5개월 새 1억6천만 원이 넘었습니다.
하지만 이 씨는 이 돈을 결식아동들을 위해 쓰지 않았습니다.
자신과 직원 월급으로 지출했는가 하면 기부금을 많이 모아오는 직원에게는 성과금으로 줬습니다.
이 기부금은 이 외에 이 씨가 개인적으로 술집과 식당 등에서 사용한 신용카드 대금으로 결제되기도 했습니다.
이 씨가 차려놓은 사무실은 마치 텔레마케터들이 근무하는 사무실처럼 장비가 갖춰져 있었습니다.
결식아동을 위한 기부단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가출 청소년들의 사진을 진열해 놓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한 번 기부금을 낸 후원자들을 따로 관리하며, 분기별로 다시 전화를 걸어 기부를 종용했습니다.
이 씨는 이 단체 외에도 전주에서 아동실종과 관련된 단체를 운영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단체는 A단체와 달리 정식으로 등록도 돼 있고, 국가보조금까지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들이 결식아동을 돕겠다며 거둬들인 기부금의 80∼90%는 직원 월급과 성과금, 운영비, 개인용도로 모두 사용됐다고 경찰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수사과정에서 기부 내역을 밝히라는 경찰의 추궁이 이어지자 이씨는 자신이 다니는 종교단체에서 결식아동을 위한 바자회를 진행했다고 항변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경찰 조사 결과 이 바자회는 자원봉사 형식으로 진행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이 순박한 후원자들을 속여 자신들의 배를 불렸다"며 "이들을 상대로 여죄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