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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팔순노인, 70년 전 중국 은인 찾아 1천㎞ 자전거 여행

입력 : 2015.07.21 14:22|수정 : 2015.07.21 14:30


올해 팔순이 된 일본 노인이 어린 시절 자신을 도와준 중국의 은인을 찾기 위해 자전거로 약 1천㎞를 달리는 대장정에 나섰습니다.

중국 신문화보는 21일 일본인 마루야마 이와오 씨의 특별한 중국 여행을 비중 있게 소개했습니다.

그는 1935년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에서 태어나 일본 패전 이듬해인 1946년 부모와 함께 하얼빈에서 랴오닝성 후루다오를 거쳐 일본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는 일본의 패전과 중국 항일전쟁 승리 70주년인 올해 일본인 친구 2명과 하얼빈부터 후루다오까지를 자전거로 횡단하는 여행에 나섰습니다.

그는 지난 12일부터 하얼빈에서 자전거 여행을 시작하면서 맨 먼저 어린 시절 자신을 도와준 중국 은인을 찾기로 했습니다.

일본 패전 후 일본인들이 귀국하기까지 중국에서의 생활은 매우 어려웠다는 그는 "당시 나보다 몇 살 밖에 더 많지 않았던 류청장이란 중국인이 있었는데 우리의 생활을 돌봐줬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중국인들이 다른 사람의 원한을 은덕으로 갚은 셈"이라며 은인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늘 머릿속에 간직하며 살아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하얼빈에 나흘간 머물면서 류 씨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했지만 류 씨를 찾지 못했습니다.

대신 당시 이웃이던 80여 세 된 주 모 씨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마루야마 씨 일행은 하얼빈에서 출발해 지린 성 더후이, 창춘 등을 거쳐 랴오닝 성 선양을 지나 종착지인 후루다오까지를 자전거로 달려나갈 예정입니다.

이는 3개 성(省)에 걸쳐 총 970㎞를 달리는 대장정입니다.

마루야마 씨가 여행 코스를 이렇게 잡은 것은 자신이 어린 시절 귀국할 당시 지나온 길을 돌아보면서 전쟁을 반성하고 평화를 호소하겠다는 뜻입니다.

그는 20일에는 창춘시 지린대학에서 젊은 학생들과 간담회를 하고 중일 관계와 역사 문제 등에 대해 이야기도 나눴습니다.

중국 학생들이 아베 신조 정부와 '신안보법' 통과 등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그는 "평범한 일본인으로서 나는 아베의 생각에 완전히 동의할 수 없다"면서 "평화를 사랑하는 많은 일본인이 나와 같은 생각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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