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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보이스피싱 사기를 예방하기 위해서 실제 사기꾼들이 어떤 식으로 전화를 거는지 그 녹취 파일들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단 소식 지난 주말 8시 뉴스에서 전해 드렸는데요, 사실 이제는 많이 알려진 뻔한 수법이라 잘 들어보면 대체 누가 이런 거짓말에 속을까 싶습니다.
진짜 고수들은 따로 있다고 합니다.
김용태 기자의 취재파일입니다.
이번에 공개된 21개 음성 파일들은 말투가 어눌하거나 장황하고 논리적이지 않다 못해 너무 서툴러서 실소가 터지는 대목도 있습니다.
녹음을 했다는 것 자체가 전화를 받는 사람들이 이미 사기라는 걸 직감했단 뜻이기 때문입니다.
[대검찰청 첨단범죄수사과 사칭 : 본인의 명의로 된 입금 통장으로부터 약 1억6천만 불법 돈이 세탁이 된 상황이시고요. (와~ 저한테 그렇게 큰돈이 있었다고요?)]
[서울지방경찰청 사칭 : 실례지만 전화하신 데가 어디시라고 했죠? (아니 이 때까지 뭐 들으셨습니까?) 아니 못 들을 수도…. 왜 화를 내세요? (제가 화낸 건 아닙니다. 화를 언제 제가 화냈습니까?) 앞에 말을 잊어먹을 수도 있죠. 왜 화를 내세요? 어디신데요?]
본인도 똑같은 말을 여러 번 반복하려니 자기도 모르게 짜증이 났나 보죠?
이런 초짜들 말고 정말 주의해야 하는 건 녹음 버튼을 누를 정신도 없게 만드는 진정한 선수들입니다.
최신 기법은 먼저, 치밀하게 배경음까지 준비합니다.
예를 들어, 은행 직원을 사칭하면 은행 객장을 연상시키는 도장 찍는 소리라든가 순서를 알리는 벨소리라든가 고객을 호명하는 소리들을 밑에 살짝 까는 겁니다.
경찰 시늉을 할 때는 타이핑 소리나, 동료 형사를 부르는 소리 등을 틀어 놓기도 합니다. 그리고 가짜 검찰청 사이트 같은 피싱용 웹사이트도 동원하고 또, 계좌에서 잔액을 인출하라고도 시키는데요, 내 돈 내가 빼는 거니까 괜찮겠지 싶겠지만, 상대는 그 돈을 어디에 두는지 기억한다는 걸 잊지 마셔야 합니다.
기발하고 감쪽같은 금융 사기전화 혹시 받게 되시면, 금감원에서 소정의 사은품도 준다고 하니까요, 꼭 녹음해서 보이스피싱 지킴이 페이지에 있는 그놈 목소리 코너에 공유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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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저희가 보도했던 노동 분야 뉴스 가운데 '최대'를 기록했다는 부분들만 모아봤는데요, 주로 안 좋은 내용이 많았습니다.
엄민재 기자가 취재파일에 정리했습니다.
먼저, 임금이나 퇴직금의 체불 규모가 지난해에 글로벌 금융위기 다음 해였던 2009년 이후 최대치로 치솟았습니다.
열심히 일하고도 돈이 들어오지 않아서 샤워하다 눈물을 흘리거나 친구도 피해 다녔다는 이들이 29만3천 명이 넘었는데요, 그런데도 형사처벌을 받은 업주는 열 명 남짓이 전부였습니다. 또한, 지난 2월엔 일주일을 다 합쳐도 18시간 이상 일하지 못하는 초단시간 노동자 숫자도 역대 가장 많았습니다.
특히, 하루 근무시간을 2시간가량으로 제한해서 주당 15시간도 못 채우는 근로자들이 대부분이었는데요, 이렇게 하면 주말 휴일수당이나 4대 보험, 또 무기 계약직 전환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고용주들이 예산을 줄이기 위해 부리는 꼼수나 다름없었습니다.
또 마지막으로, 최저임금도 보장받지 못하는 근로자가 지난 3월 기준으로 8명 중 1명꼴로 사상 최대였습니다.
주로 대학생 비중이 높았는데요, 그럼에도 처벌을 받는 고용주는 거의 없었습니다.
적발되더라도, 그제서야 주겠다고 나오면 시정조치가 이루어진 거로 인정돼서 통상 법적인 제재는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현장을 관리하는 근로감독관들도 아무리 의욕을 갖고 위반 업체들을 적발하더라도 허탈하게 끝나버리기 일쑤여서 힘이 빠진다고 호소할 정도입니다.
게다가 적지 않은 아르바이트생들은 이른바 '수습'이라는 이름 아래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시급을 받고 있었습니다.
업주 입장에서는 힘들어서 그만두면 또 다른 사람을 구하면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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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보신 신명 나는 무대가 펼쳐진 곳은 서울역입니다.
KTX 타러 가는 유리로 된 서울역이 아니고요, 그 옆에 고풍스럽게 서 있는 옛날 서울역사인데요, 지어진 지 90년 된 이 건물을 저도 항상 바쁘게 지나치기만 했지, 출입이 허용되는지조차 몰랐다가 최효안 기자의 취재파일을 읽고 주말에 한번 가봐야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함께 보시죠.
2004년 위풍당당한 새 서울역사가 들어서면서, 옛 서울역사는 우리의 뇌리에서 잊혀졌습니다.
하지만, 옛 서울역은 그전까지 늘 한국을 대표하는 중앙역이자, 수도 서울의 첫 관문이고 첫인상이었습니다.
그냥 방치하거나 함부로 고치기에는 한국인들에게 너무 소중한 추억의 장소인 겁니다.
그래서, 잠시 철도박물관으로 쓰기도 했고 이후 예술영화관으로 바뀔 뻔도 했지만, 긴 복원공사 끝에 지난 2011년,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해 일반에 개방됐습니다.
애초엔 오르세 미술관을 모델로 삼기도 했지만, 서울역은 바로 옆에서 쉴새 없이 기차가 달리며 진동을 일으키기 때문에 고정된 미술품이나 유적들을 전시하기에는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해서 설치와 해체가 쉬운 미디어 아트 중심의 현대 미술을 담기로 최종 결정됐습니다.
또 원래 실내 공간의 건축적 아름다움을 충분히 느끼라는 취지에서 소규모 예술 공연 위주로 선보이기로 했습니다.
또 그런가 하면, 외관도 초창기 모습을 충실히 살려냈습니다.
서울역은 일제강점기였던 1925년 만주철도회사가 스위스의 루체른 역을 본떠 지었는데요, 일본의 대륙 침략의 야욕이 고스란히 담긴 건축물을 그대로 보존하는 데에는 역사적 사실과 교훈을 잊지 말자는 의미도 숨어있다고 합니다.
요새 이곳에서는 흥미로운 전시와 재기발랄한 공연들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모두 무료고요, 또 하나 더, 내부 공기가 시원해서 요즘처럼 더운 날에는 일단 들어가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