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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대생 원룸 책상 밑에 은밀한 몰카…범인은 누구?

입력 : 2015.07.15 05:35|수정 : 2015.07.16 08:26


지난 11일 자정을 조금 넘은 시간 여대생 A(22)씨는 서울 관악구 신림동 원룸에서 평소 습관대로 침대에 다리를 올려놓고 바닥에 누워 쉬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A씨에게 이상한 물건이 눈에 띄었습니다.

책상 밑에 못 보던 이상한 전자장치가 붙어 있었던 것.

자세히 보니 이동식 저장장치(USB)가 달린 소형 카메라였습니다.

2∼3평 남짓한 방을 전체적으로 조감할 수 있도록 방 한편에 걸린 거울 맞은 편 책상 밑에 은밀히 달려 있었습니다.

바로 노트북을 켜 USB를 연결해 그 안에 저장돼 있던 영상을 켰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노트북에서는 방 전체의 모습과 자기가 쉬는 장면이 촬영된 동영상이 열렸습니다.

그가 사는 건물과 원룸은 모두 문에 설치된 키패드의 비밀번호를 눌러야만 들어올 수 있습니다.

외부에서 침입한 흔적도 없었습니다.

A씨는 바로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경찰과 함께 다시 영상을 처음부터 돌려보던 A씨는 흠칫했습니다.

영상에는 몇달 전 원룸에 이사 온 직후부터 접근해 온 회사원 권 모(28)씨의 얼굴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어느 날 카카오톡으로 "카톡에서 친구 추천이 된 것을 보고 연락했다. 같은 동네에 사니 친구로 지내자"며 메시지를 보내온 권 씨를 별생각 없이 몇 번 지나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 권 씨가 '몰래 카메라'를 설치하고 방에서 나가면서 자신이 찍히는 줄 몰랐던 모양이었습니다.

'동네 친구 하자고는 이런 짓을 하다니….'

경찰이 권 씨를 유인하자고 제의하자 A씨도 이번에는 권 씨를 속이기로 했습니다.

권 씨에게 전화를 걸어 '일이 생겨 관악산지구대에 있는데 와 줄 수 있겠느냐'며 그를 불러냈습니다.

마음씨 좋은 동네 친구의 얼굴로 경찰서에 온 권 씨는 그 자리에서 붙잡혔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권 씨는 다름 아니라 그 원룸의 주인 아들이었습니다.

전날 오후 10시 집에 있는 마스터키로 A씨 방에 들어와 몰카를 부착해 놓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권 씨가 A씨의 연락처를 어떻게 확보했는지도 수사하고 있습니다.

권 씨는 경찰 조사에서 "A씨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알고 싶은 호기심에 설치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권 씨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과 주거침입 혐의 등으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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