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국제

검찰총장에 영사관까지…이집트 테러 적색경보

정규진 기자

입력 : 2015.07.13 12:56|수정 : 2015.07.13 12:56

동영상

[월드리포트]

카이로 주택가 도로가 검은 연기로 뒤덮였습니다.

소방대원이 물을 뿌려보지만, 차량의 불길을 좀처럼 잡지 못합니다.

지난달 29일 히샴 바라카트 이집트 검찰총장이 출근길에서 폭탄 테러를 당해 숨졌습니다.

검찰총장의 차가 지나가는 순간 폭탄이 설치된 차량이 폭발했습니다.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사건 직후 군복까지 차려입고 강경 대응을 공언했습니다.

이런 발언을 비웃듯 바로 다음 날 IS가 선제공격에 나섰습니다.

이집트 시나이 반도의 군 검문소와 경찰서 15곳을 동시다발로 공격했습니다.

군경과 민간인이 1백 명 넘게 숨졌습니다.

[이집트 부상군인 : 자폭 차량이 검문소로 진입했고 병사들이 막으려고 온 힘을 다했습니다. 차가 멈추자 운전자가 자신의 동료들처럼 자폭했습니다.]

이집트 군은 뒤늦게 F16 전투기와 아파치 헬기까지 동원하며 대규모 소탕작전을 전개했습니다.

일주일 동안 IS 조직원 245명을 사살하며 시나이 반도의 통제권을 되찾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무함마드 사미르/이집트군 대변인 : 최근 작전을 통해 시나이 반도의 상황은 100% 이집트군의 통제에 들어왔습니다.]

IS의 테러 목표는 오히려 도심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지난 10일에는 카이로 중심부의 이탈리아 영사관이 공격받았습니다.

영사관 입구에서 폭탄 차량이 터져 건물 외벽이 심하게 허물어졌습니다.

철재물은 엿가락처럼 구부러졌습니다.

휴일 아침이라 외국인 피해는 없었지만, 주민과 경찰 등 열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이브라힘 무함마드/목격자 : 거리에 먼지가 가득하고 상점이 부서지고 유리창이 깨졌습니다. 이탈리아 영사관에 도착해보니 다친 아이들이 유리창에 깔려 길에 누워 있었습니다.]

IS는 트위터를 통해 450kg의 폭발물을 설치한 차량을 폭파시켰다며 자신들의 소행임을 주장했습니다.

지금까지 카이로에서 벌어진 테러는 사제 급조폭발물이 주를 이뤘습니다. 하지만 최근엔 차량폭탄처럼 테러 수단이 갈수록 확대되는 양상입니다.

이집트 군경과 정부 기관에 한정됐던 테러 공격이 이제는 외국인과 민간시설로 확대되면서 우려가 증폭됩니다.

IS가 외국인과 관광객까지 무차별 테러대상으로 삼고 있는 점에서 이집트는 엘시시 정권 수립 이후 최악의 테러 위협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