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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소설 <괭이부리말 아이들>의 배경이 된 인천 동구의 괭이부리마을. 이곳은 한국전쟁 직후 피난민들이 만든 대표적인 쪽방촌입니다. 그런데 인천 동구청에서 이곳에 숙박을 하면서 옛 생활을 체험하는 생활체험관을 만들고 있는데요. 마을 주민들은 "가난을 관광 상품으로 만들고 있다"면서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먼저 주민들 반대하는 이유를 들어본 후에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인천 동구청 측의 입장도 함께 들어보겠습니다.
먼저 주민 측입니다. 이 문제를 알리신 분이시죠. 기찻길 옆 작은 학교 상근 교사인 임종현 씨와 말씀 들어보겠습니다. 임종연 선생님 나와 계시지요?
▶ 괭이부리마을 주민:
네.
▷ 한수진/사회자:
선생님께서 지금 아이들 가리치고 계시는 기찻길 옆 작은 학교는 어떤 곳인가요?
▶ 괭이부리마을 주민:
마을에서 저소득층 아동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방과 후 공부방 형태로 운영이 되고 있는 공부방이고요. 저는 여기서 결혼해서 쭉 살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시군요. 이제 주민이 되셨군요. 자, 그러면 지금 주민들이 몇 분이나 살고 계실까요?
▶ 괭이부리마을 주민:
대상 지역에 만 300세대 600여 명이 거주하고 있고요. 오래된 집에는 200세대 300여 명 정도가 살고 계십니다.
▷ 한수진/사회자:
표현이 뭐하지만 쪽방촌이 되나요? 오래된 쪽이라는 말씀이?
▶ 괭이부리마을 주민:
낡은 집, 옛날 집 이 정도로 표현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런데 인천 동구 청에서 이곳에 옛생활체험관을 만들고 있다고 해서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주민들이 어떤 이유로 반대를 하시는 건가요?
▶ 괭이부리마을 주민:
체험관 관련해서는 물론 주민들을 찾아와서 이야기를 하거나 또는 설명회를 하거나 이런 게 전혀 없었고요. 인터넷을 통해서 구보에 이 조례 안을 올려놨다, 이의가 있었으면 인터넷으로 신청하면 되는 거 아니었냐.
▷ 한수진/사회자:
그건 말이 안 되죠.
▶ 괭이부리마을 주민:
라고 반론을 하는데 실제로 여기 거주하고 계시는 분들의 연령대가 고령입니다. 그리고 인터넷과 또는 컴퓨터와 친한 세대는 아니고요.
▷ 한수진/사회자:
사실 젊은이라고 해도 요즘 구보라고 하면 구청에서 발행하는 일종의 신문 같은 거잖아요. 소식지. 그걸 누가 일일이 찾아보겠습니까. 더군다나 인터넷까지 찾아가서.... 그걸로 의견을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한 거다.
▶ 괭이부리마을 주민:
알릴만큼 알렸다는 태도로 그런 답변을 하더라고요.
▷ 한수진/사회자:
그건 이후에 또 확인하도록 하고요. 그러면 주민들이 체험관 같은 걸 짓는다는 걸 어떻게 알게 됐나요?
▶ 괭이부리마을 주민:
제가 평소에 알고 존경하는 문화평론을 하시는 분이 저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동구청에서 옛날 텔레비전 전화기 이런 것들을 구하고 다니는데 괭이부리마을 안에 옛 생활 체험관 같은 걸 만들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주민들의 의견이나 이런 것들을 듣고 하는 거냐.
▷ 한수진/사회자:
혹시 알고 있냐, 이렇게 문의를 하신 거군요?
▶ 괭이부리마을 주민:
그래서 그거 가지고 제가 관광개발부로 전화를 하게 된 거죠. 주민들한테는 제대로 알리지도 않고 이미 8월 달에 문을 열겠다고 시작을 하고 있는 상황이더라고요. 도시재생과나 그 다음에 주민생활지원과나 이런 데서 관리하던 것을 갑자기 관광개발과로 이관합니다, 업무를.... 관광개발을 목적을 위한 시설로 사용하려고 하는 거죠. 주민들의 복지 증진을 위해서 지어진 시설, 편의를 위한 공동이용시설로 알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관광자원화를 위한 시설로 동네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관광화를 위한 작업들을 시작하고 있었던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선생님, 이 체험관이라는 게 어떻게 운영하겠다는 건가요? 뭘 체험하게 해주겠다는 거예요?
▶ 괭이부리마을 주민:
이게 옛 사람들의 생활공간을 재연해서 일반 시민의 생활체험의 장소로 활용하기 위해서 만든다. 라고 되어 있고요. 옛 생활 모습에 대한 자녀의 학습 교육 효과를 기대하고 있고, 유년 시절에 대한 부모들의 추억 체험을 위해서 설치를 한다고 되어 있어요. 그리고 일반 시민들의 체험이나 관광을 위해서 주민들의 삶이 민낯으로 공개되는 것들에 대한 대안이라든가 주민들과의 협의라든가 이런 것들이 없었어요.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주민들의 삶도 그대로 고스란히 드러날 수밖에 없는 건가요? 상당히 불편한 상황이 되는 건가요?
▶ 괭이부리마을 주민:
체험관이 설치되는 곳은 이미 언론에 사진을 통해서도 나왔지만 옆으로 집이 다닥다닥 붙어 있고요. 골목을 마주보면서 우리집 문을 열면 맞은 편 집 마당이 훤히 보이고 그리고 부엌에서 뭘 해먹지가 다 보이는. 그러니까 어른들이 50~60년 동안 그런 삶을 사셨던 동네거든요. 자신들이 사는 공간에 외지인이 와서 그런 삶을 민낯으로 공개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상당히 불편할 수밖에 없겠어요. 그래서 반대를 하시는 거고. 주민들의 요구 사항을 정리해서 한 말씀 해주신다면 어떻게 말씀하시겠어요?
▶ 괭이부리마을 주민:
어쨌든 한 마을과 그 분 살고 있는 주민들이 사업의 대상쯤으로 여기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비록 그 삶이 고달프고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삶에 대해서 올곧게 지키고 자식들을 성장시키며 살아온 마을이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 괭이부리마을 주민:
그런 삶 속에서 자존감을 지키고 사셨고요. 그런데 이게 옛 생활 체험관이라는 것을 구청에서 지어서 마을 주민들에게 큰 상처를 남기는 잘못된 행정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가난한 마을에 산다는 이유로 주민들의 삶을 고단한 삶이 어떻게 보면 구경거리고 되는 꼴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고요. 구청에서는 이런 계획이 철회될 수 있도록 하고 주민들한테 상처를 입힌 것에 대해서는 분명히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괭이부리마을 주민: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주민들 측 입장을 기찻길 옆 작은 학교 상근 교사인 임종연 씨에게 들어 봤습니다. 그러면 계속해서 인천 동구청 관광개발과 이경철 과장과 말씀 나누겠습니다. 이 과장님 나와 계시지요??
▶ 인천동구청: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지금 주민 말씀 잘 들으셨을 텐데 일단 동구청에서 이 사업을 추진하는 취지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 인천동구청:
저희 만석동 괭이부리마을은 주민의 의견을 모아서 일부 지역은 아파트가 건립되었고요. 나머지는 공원, 주차장 또는 지반 시설을 준비해서 주민들께서 현지 개량 방식으로 사업이 진행되는 지역입니다. 사업이 진행되면서 이주민이 발생하게 되고 공,폐가 처리문제가 대두되는데요. 저희가 공,폐가를 활용해서 그 지역의 정체성도 살리고 지역주민들의 자립기반을 조성할 수 있는 어떠한 특화 사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한 측면에서 체험관 조성사업을 추진하게 되었고요. 체험관 이용객이 늘어나게 되면 각종 공예품 판매라든가 먹거리 판매 등 통해서 지역주민들의 삶의 변화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지 상품화 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 지역의 정체성을 살린다는 건 무슨 뜻인가요?
▶ 인천동구청:
그 지역이 지금 과거에 오래 전부터 낡고 오래된 집들이 많았었는데요. 한쪽은 개발이 되고 한쪽에서는 일부를 보존하자는 주민들 의견이 있었기 때문에 현지 개량 사업이 진행되고 있어요.
▷ 한수진/사회자:
그런 취지라는 말씀이시고. 주민들의 동의는 구하신 건가요?
▶ 인천동구청:
그 동안 이 사업과 관련해서요. 이 사업과 관련해서는 지난 6월 중에 입법 예고를 통해서 의견을 들었는데 그 당시에는 들어온 의견은 없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입법 예고를 통해서 의견을 들었다고요? 직접 주민들에게 이런 사업을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하시거나 그런 모임 같은 걸 하신 적은 없으셨나요?
▶ 인천동구청:
그건 그 지역이 2014년도 1월부터 이미 주민협의체가 구성돼 있었어요. 그동안에 주민협의체를 통해서 여러 차례 활용 방안을 논의한 바 있는데 그 당시에 구체적인 활용 계획이 없어서 저희가 옛 생활 체험관을 계획하게 된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주민협의체를 통해서 충분히 협의를 했다는 말씀이세요?
▶ 인천동구청:
네.
▷ 한수진/사회자:
주민들이 주민협의체는 적어도 체험관에 대해서 분명하게 이 계획을 알고 계셨다는 얘긴가요?
▶ 인천동구청:
저희가 입법 예고나 과거 저희 도시재생과에서 매달 한 번씩 그 지역 주민들을 상대로 하는 주민협의체라는 데가 있어요. 그 지역에서 이 사안에 대해서 여러 차례 논의한 바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왜 주민들은 구청 측으로부터 전혀 얘기를 못 들었다고 한 걸까요. 더군다나 대부분의 주민들이 모르고 있지 않습니까?
▶ 인천동구청:
그것은 일부 주민들께서 개별적으로 알려드리지 못한 부분을 두고 얘기하시는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바로 자기가 사는 집이 거의 다 일상이 노출이 되다시피 하는 그런 사업인데 주민들 한 분, 한 분의 의견이 굉장히 중요한 거 아닌가요?
▶ 인천동구청:
...
▷ 한수진/사회자:
충분한 의견 수렴을 했어야 하는 거 아닐까요?
▶ 인천동구청:
그래서 저희가 현재는 만석동의 주민들께서 가난을 상품으로 하는 이유로 체험관 운영에 반대하고 계시지만 향후 이 사업을 통해서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통해서 아마 여론을 수렴해 보도록 할 계획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애초에 사업 목적과 취지가 중간에 많이 달라졌다 하는 얘기들도 하시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답변하시겠어요?
▶ 인천동구청:
당초에 사업 목적과 취지가 바뀐 적은 없고요. 아마 사랑방으로 운영했다는 말씀이신 것 같은데 사랑방으로 운영된 적은 없었습니다. 그 동안 주민협의체에서 활용 방안에 대해서 특별한 의견을 내놓지 못했어요. 그래서 저희가 곶방 이용 및 관리를 원하는 분들을 모집하기 위해서 지난 4월 15일부터 21일까지 공개 모집을 했었는데요. 그 당시에 신청하신 분들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체험관을 계획하게 된 것이지 일방적으로 저희가 체험관 한 것은 아닙니다.
▷ 한수진/사회자:
곶방이라고 하시면 또 청취자 여러분들이 잘 모르실 것 같아서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던 곶방을 일방적으로 옛 생활 체험관으로 바꿨다, 주민들이 이렇게 주장하고 계신데 구청 쪽에서는 그 말은 아니라는 말씀이시군요?
▶ 인천동구청:
맞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래요? 여론 수렴하신다고 했는데요. 그러면 주민들의 반대 의견이 크면 지금이라도 이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거나 철회할 생각은 있으신 건가요?
▶ 인천동구청:
일단 오늘 동구 의회에서 조례 심사 결과에 따라서 향후 사업 진행 여부가 결정되겠지만 저희 동구는 각종 개발 사업이 지연되면서 늘어나는 공 폐가를 그대로 방치해 둘 수만은 없습니다. 공 폐가를 활용해서 지역 주민들이 많이 이용하고 동네를 떠나신 분들이 다시 찾아올 수 있는 더 좋은 방안이 있다면 얼마든지 수정이나 보안은 가능하다고 봅니다.
▷ 한수진/사회자:
마을 주민들이 많이 불편해질 것 같다, 라는 말씀을 하시잖아요? 거기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이세요?
▶ 인천동구청:
현재까지는 옛 생활체험관을 운영하지는 않고 있었는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도 오늘 조례의 통과 여부에 따라서 이 부분에서도 심도 있게 검토를 하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요. 외부인들이 일상을 다 들여다볼 수 있는 체험관을 이렇게 꼭 만들어야 하는지 여기에 대해서는 한 번 재검토가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인천동구청:
네.
▷ 한수진/사회자:
인천동구청 관광개발과 이경철 과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