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구제금융 협상, 중국 증시 폭락, 푸에르토리코 채무 위기. 최근 전세계 금융시장을 들었다놨다하는 대표적인 주요 금융 관련 위기다.
그리스 사태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붕괴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 증시의 폭락은 세계 경제의 성장엔진을 멈추게 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푸에르토리코는 미국의 자치령이라는 점에서 각각 적잖은 우려를 낳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3곳의 위기는 곧바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넘어서는 엄청난 규모의 세계 금융 위기를 불러올 것이라는 두려움이 퍼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경제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은 11일(현지시간) 이들 3개 지역에서 발생한 금융 관련 위기가 '세계 금융'에 미치는 영향은 과거와는 달리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전세계 주요 은행과 금융기관들의 그리스, 중국, 푸에르토리코 의존도(노출도)가 매우 제한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우선 전세계 주요 투자은행들은 그리스에서 이미 발을 뺀 상태다.
게다가 이들의 중국에 대한 투자는 항상 선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여기에 유럽 대부분의 나라는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할 것에 대비해 자국내 금융시스템에 일종의 '방화벽'까지 구축해둔 상황이다.
푸에르토리코는 미국 자치령이기는 하지만 금융·경제 규모가 크지 않다.
스티븐 세체티 브랜다이스대학 경제학 교수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위기로부터 발생할 후유증은 2008년 금융위기에 비하면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전세계 금융시스템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더욱 내성이 강해졌다.
2008년과 유사한 크기의 금융위기가 일어나더라도 후폭풍은 예전과 같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실례로 국제결제은행(BIS)의 조사를 보면 세계 각국 은행의 타국에 대한 외화대출 규모는 2004∼2007년 사이에 무려 17%나 불어났다.
하지만 금융위기를 겪은 뒤부터 이 비율은 해마다 0.5%씩 늘어나는데 그쳤다.
한 나라의 금융위기가 다른 나라로 전이돼 위험을 확산시킬 가능성이 크게 낮아진 것이다.
하지만 마냥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무엇보다 중국 기업들이 안고 있는 외화부채가 2008년에 비해 무려 4배가량 늘어나 무려 8천억 달러(904조800억 원)에 달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게다가 중국이 미국내 금융·자본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비록 매우 적지만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에 미치는 영향은 결코 적지 않다.
아울러 금융·자본 분야에서의 위기는 그렇다 치더라도 이번 사태가 가져올 정치적·경제적 파장 역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리스 문제는 유럽의 통합이냐 분열이냐의 문제와 연관돼 있고, 중국 금융위기는 자칫 잘못하면 세계경제 부진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