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함께하던 연구를 아직 마무리 못한 미안함 때문인지… 당신을 그리워하는 오늘 아직도 가슴이 아리고 눈물이 고이는 것을 보면 저는 아직 당신을 놓지 못한 듯합니다."
울산과학기술대학교(유니스트)에서 면역학을 연구하다가 지난 3월 지병으로 타계한 도윤경 생명과학부 교수를 추모하며 같은 학교 동료 여교수 조윤경 생명학부장이 이 대학 홈페이지에 남긴 글입니다.
도 교수는 포스텍 91학번으로 생명과학부 학사를 받은 후 서울대학교 분자생물학 석사를 마치고 국비 장학생으로 선발돼 미국 버지니아 의대로 유학을 떠나 면역학으로 지난 2003년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수지상세포 연구에 관한 공로로 2011년 노벨상을 받은 록펠러대학 랠프 슈타인만(Ralph M. Steinman) 박사 연구실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하다가 지난 2009년 유니스트 조교수로 부임했습니다.
유니스트에서 면역학 관련 연구를 하던 중에 5년 넘게 투병하다가 지난 3월 28일 지병인 난소암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동료인 조 교수는 추모 글에서 도 교수와 포항공대에서 함께 보낸 대학 시절, 유니스트 채용 인터뷰에서 도 교수가 똑 부러진 어투와 완벽한 영어로 발표하던 모습, 같이 학생들의 시험 답안지를 자정 넘어까지 채점하던 시간 등을 회상했습니다.
현재 이 대학 홈페이지에는 도 교수의 타계 100일(지난 5일)을 맞아 그를 기리는 제자들의 글도 올라왔습니다.
대학원생 제자들은 "자식처럼 대해주셨고 자신의 미래보다는 항상 학생들의 미래를 먼저 걱정하신 진정한 스승이었다"며 "투병 중에도 의식이 있는 마지막까지 업무용 노트북으로 학생들의 연구와 논문자료를 확인하고 메일을 보내셨다"고 썼습니다.
제자들은 도 교수가 내색하지 않아 타계 직전까지도 투병 사실을 잘 알지 못했다며 그의 강인한 모습을 회상했습니다.
도 교수의 남편 류성호 순천향대학 교수도 아내를 추모하는 글을 남겼습니다.
두 사람은 서울대 대학원에서 선후배로 만나 1998년 결혼했습니다.
이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고 지금까지 총 4편의 논문을 함께 썼습니다.
류 교수는 "병마와 싸우면서도 수업을 빠지지 않고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때로는 진통제를 맞고 학교로 향하는 모습을 자주 봐온 저로서는 왜 그렇게까지 하느냐는 불만도 참 많았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도 교수는 최근 체내 면역시스템을 총괄하는 수지상세포의 한 종류인 'CD8α-수지상세포'가 특화되지 않은 'T세포(면역을 주관하는 림프구의 종류)'를 'Tfh세포'로 분화시키는 사실을 최초 발견해 세계 3대 학술지인 '셀(Cell)'의 자매지인 '셀 리포츠(Cell Reports)'에 실렸습니다.
이 연구는 남편인 류 교수와 함께 진행한 것으로 도 교수의 마지막 논문이 됐습니다.
도 교수는 지난 2009년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전염병 및 알레르기 연구소(NIAID)로부터 'R21' 연구과제를 획득해 6억원을 지원받기도 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