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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 귀국 공무원 "동료 손목 차가워…눈물이 왈칵"

입력 : 2015.07.04 09:19|수정 : 2015.07.04 09:19


"동료 손목을 잡는데 차갑더라고요. 눈물이 왈칵했습니다"

부산시 소속 이모, 윤모 사무관은 지난 1일 중국 지린(吉林)성에서 발생한 버스 추락사고를 떠올리며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사고 이틀만인 3일 오후 김해공항을 통해 부산에 도착한 두 사무관은 담담한 표정을 지으려고 애썼지만 떨리는 목소리만은 어쩌지 못했다.

6대의 차량 가운데 가장 먼저 출발한 2호차에 타고 있었다는 이 사무관은 네번째로 출발한 5호차가 사고를 당했다면서 소식을 듣고 버스를 돌려 부랴부랴 현장으로 갔을 때는 이미 한 시간 정도는 흐른 뒤였다고 기억했다.

이 사무관은 "사고 현장에 도착하니 현지 주민과 다른 공무원들이 들것으로 부상자를 옮기고 있었다"면서 "몇 시간 전까지 이야기를 나누던 사람들이 강바닥에 쓰러져 있는 상황을 믿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제대로 된 들것이 없어 부직포처럼 생긴 천의 양쪽을 잡고 부상자를 옮겼다고 떠올렸다.

두 사람은 사고현장에 도착하자마자 5호차에 탔던 부산시 동료 공무원을 찾기 시작했고, 다리에서 떨어져 하천 강바닥에 뒤집힌 채 처박혀 있는 버스 옆 풀숲에서 동료 김모(56) 사무관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 사무관은 "김 사무관에게 다가가 '괜찮느냐'며 손목을 잡았는데 싸늘하더라"면서 "맥박도 없었고, 너무 차가워서 눈물이 왈칵 났다"고 말했다.

부산시 공무원 가운데 사고 부상자로 알려진 하모 사무관을 발견한 이는 윤 사무관이었다.

이 사무관과 함께 숨진 김 사무관을 다리 위로 올려놓은 뒤 구조에 동참한 윤 사무관은 "(하 사무관이) 누군가에 업혀서 구급차에 옮겨지고 있었다"면서 "구조가 급해 말을 걸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윤 사무관은 다친 하 사무관이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연락받았다면서 현재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으며 척추 1번에 부상을 입었고 갈비뼈 골절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 사무관은 "공무원들 모두 사전에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안전벨트는 맨 것으로 안다"면서 "해당 지역이 산악지역으로, 오지이긴 하지만 편도 2차선 도로였는데 어떻게 사고가 난건지, 과속은 아닌지 추측만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산에서는 이번 연수에 모두 8명의 사무관이 참석했다.

이 가운데 김 사무관이 숨졌고, 하 사무관이 부상했다.

특히 숨진 김 사무관은 부산 북구의 한 노인시설에서 점심 급식 봉사활동을 수년간 해왔고, 청렴한 생활로 2005년 행정자치부 장관이 주는 청백봉사상도 수상했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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