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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 기자의 친절한 경제] "월세 깎아줄게요"…착한 주인 전국에 확산

김범주 기자

입력 : 2015.07.02 11:31|수정 : 2015.07.02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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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범주 기자 어서 오시죠. 지난주에 메르스 때문에 많은 분들이 특히, 상인들이 고생들을 하시니까 건물주들이, 오히려 어떤 분이 고생한다고 월세를 반만 받겠다. 이렇게 문자를 주셨던 분이 화제가 됐었는데, 이런 분들 요즘 많이 늘어난다면서요?

<기자>

네, 반값 받겠다고 했던 건물 주인분 마음이 여기저기로 퍼지는 것 같아요. 아름다운 마음이 퍼지는 것 같은데, 그러면서 어떤 경우까지 생기고 있냐면, 5월에 음식점을 새로 연 데가 있습니다.

바로 이 집인데, 5월에 메르스가 바로 왔잖아요. 그래서 여유 자금도 없어서 힘든데, 주인이 두 달 치 월세를 안 받기로 했습니다. 아예. 큰 결정을 내렸습니다.

[정윤수/세입자 : 저도 처음에는 당황했다니까요. 설마… 다른 데는 세를 못 올려서 난리인데 이렇게 세를 안 받으신다고 하니까, 저야 굉장히 고맙죠. 사실. 고마운 정도가 아니죠. 이 어려운 시점에…]

이 주인분이 왜 그랬을까, 저희 인터뷰에 응하셨어요. 카메라 앞에 섰습니다. 얘기를 직접 들어보시죠.

[김능수 : 제 집안에… 제집에 들어와서 돈 벌어서 나가야지 고통스럽게 그냥 뭐 안 돼서 쩔쩔매는 거 보면 안타까워서 앞을 지나가지를 못할 정도로 미안 괜히 미안한 생각을 항상 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사실은 건물 주인분도 술 한잔 하시다가 미안한 마음이 확 올라와서 전화해서 "넣지 마라." 얘기를 해서 결정이 된 거랍니다. 취중 진담을 하신 거죠.

이런 데가 속속 느는 게 명동도 요새 여행자들이 줄어서 난린데, 가게주인 15명 정도가, 집주인들도 사정이 있으니까 각자 사정에 맞춰서 월세를 안 받기로 했고, 부산, 서울 이런 데서도 곳곳에서 월세 줄이는 그런 주인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게 어려울 때 서로 돕는 게 우리 오랜 전통인데, 메르스는 어느 정도 정리가 되어가는 모양새입니다마는 이런 배려하는 분위기는 쭉 좀 이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이런 좋은 일들은 전염이 되나 봐요. 그런데 이건 반대되는 이야기인데요, 전에도 종업원이랑 주인이 싸워서 나갔더니 밀린 월급을 10원짜리 동전으로 준 적이 있었거든요. 이런 일이 또 일어났네요.

<기자>

지금 사방에서 또 이런 일이 계속, 오히려 이거 보고 배우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한데, 한 PC방입니다. 이건 양쪽의 말이 조금 다른데, 간단한 사실만 말씀드리면 스물다섯 남성이 PC방에서 밤샘 알바를 시작을 했는데, 너무 생각했던 것보다 힘들었던 거예요.

그래서 닷새째에 본인 얘기는 그만두겠다고 하고 안 나갔다. 그런데 가게 주인한테 닷새 동안 일한 걸 돈을 달라고 했더니 지금 보시는 것처럼 박스에 저렇게 동전을 모아서 줬다는 거예요.

[PC방 아르바이트생 : 사장이 "너 때문에 힘들게 이렇게 은행 여러 군데 돌면서 구해왔다고 가져가"라고 해서 저는 어이가 없죠.]

그런데 반대로 그 사장 말은 좀 다른게 "안 나온다는 말을 안 했다." 그리고 그렇게 덥석 안 나오면 다른 사람들은 어떡하라는 거냐,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PC방 업주 : 다음에는 이러지 말라고 교훈적으로 (동전을) 준 것이지 그 사람을 해치거나 피해주려고 준 것은 아니라고 일을 잘못했으면 와서 '사장님 죄송하다'고 말을 듣고 싶은 것이지 그 얘기만 했어도…]

그러면 이제 지폐를 주셨을 거란 얘기인데, 이것도 앞에 월세 깎아준 배려 사례 있잖아요. 서로 입장을 바꿔서 생각을 해보면, 우선 가게 주인은 아르바이트생이 잘못했을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어른이잖아요.

그리고 이게 또 반대로 본인도 이런 일을 당할 수가 있는 거거든요. 10원짜리고 기분 나빠질 수 있는 겁니다.

[손석한/신경정신과 전문의 : 반대로 어떤 손님이 업주한테 만약에 만 원어치 물건을 샀는데 10원짜리를 전부 다 줬을 때 그 받을 때의 느낌. 그것도 손님이 뭐 미안하거나 그러지 않고 아주 자연스럽게 당연하게 그럴 때 받는 느낌은 아마 어쩌면 모멸감을 느낄 수도 있죠.]

이러면 안 되는 거고요, 반대로 아르바이트생도 처음에 사람 구할 틈도 없이 그냥 통보하고 나가 버리면 어떻게 하라는 거예요. 가게 주인 마음을 또 이해를 해줘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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