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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플러스] 메르스 사태에 곤욕치른 박쥐…억울한 피해자

안현모 기자

입력 : 2015.06.30 08:56|수정 : 2015.06.30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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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메르스 사태로 가장 곤욕을 치른 동물은 낙타죠. 그런데 낙타 옆에서 머리만 긁적이는 동물이 또 있습니다. 바로 메르스 바이러스의 원조 숙주로 확인된 박쥐인데요, 박쥐의 생태를 알고 나면 박쥐는 사실 가해자보다는 억울한 피해자에 가깝습니다.

한세현 기자가 수의사답게 취재파일에 아주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박쥐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게 사람의 피를 빨아먹는 부정적인 모습인데요, 이런 흡혈박쥐는 지구에 존재하는 1천 개가 넘는 박쥐 종류 가운데 고작 3개 종에 불과합니다.

그중에서도 사람 피를 노리는 건 딱 한 종뿐이고 나머지 두 종은 조류의 피를 먹고 삽니다.

오히려 박쥐 대부분은 모기나 나방 같은 벌레를 없애 주는 우리에게 이로운 동물입니다.

무엇보다 박쥐의 최대 특징은 무려 5천만 년이라는 오랜 세월 동안 자신만의 생존 전략으로 환경에 맞춰 적응해 왔다는 점입니다.

심지어 바이러스와도 공존하는 방법을 터득해서 박쥐는 바이러스에 감염이 돼도 증상이 안 나타납니다.

사스나 에볼라, 메르스처럼 사람에게도 감염되는 인수 공통 바이러스를 최다로 보유하고 있음에도 빠른 속도로 날아다니며 몸에 열을 많이 발생시켜 체내 면역물질을 활성화시키기 때문입니다.

그렇다 보니, 박쥐가 바이러스 자체에 걸리지 않도록 막는 건 의미가 없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박쥐와의 접촉을 줄이는 것뿐인데요, 돌이켜보면 우리는 거꾸로 행동했습니다.

산업화와 자연개발, 기후 변화로 숲 속에서 과일과 곤충을 먹고 살던 박쥐는 서식지를 잃어갔고 이 과정에서 할 수 없이 사람들의 생활 터전으로 몰려들면서 돼지나 낙타 같은 가축들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했습니다.

그러다 결국 우리 인간에게도 넘어온 겁니다.

수천만 년 동안 바이러스에도 끄떡없이 잘만 살아온 박쥐가 인제 와서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박쥐를 비난할 게 아니라 문제의 시작은 우리 인간이라는 자아 성찰이 필요합니다.

▶ [취재파일] 박쥐는 왜 메르스 사태의 원흉이 됐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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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확산으로 안 그래도 타격을 입은 우리나라의 대외 이미지가 얼마 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제대로 망가졌죠. 5년에 한 번 열리는 엑스포에서, 그것도 딱 일주일밖에 없는 한국 주간에 참가 업체인 CJ가 불법으로 띄운 드론이 두오모 성당과 충돌한 사건인데요, 단순 실수로 치부하기엔 생각할 거리가 많습니다.

윤창현 기자의 취재파일 보시죠.

지난주는 Korean week, 한국 주간이었는데요, 30도를 넘나드는 더위에 긴 한복 자락을 휘감으며 장구춤을 선보이던 무용단부터 박봉을 감수하고도 묵묵히 안내를 담당한 대학생 가이드들까지 그야말로 순수한 마음으로 열정을 다해 행사를 만든 관계자들은 맥이 탁 풀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탈리아 현지 언론을 뒤덮은 건 한국 전통문화의 우수성이 아닌 드론 사고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을 더 크게 키운 건 당시 경찰에 연행됐던 용역업체 직원들과 CJ 측의 계속된 거짓말이었습니다.

촬영이 불법인 줄 뻔히 알고 있었으면서 몰랐다고 변명한 것뿐 아니라, 분명 CJ의 계열사 브랜드를 홍보하기 위한 광고 영상을 찍고 있었으면서 경찰 조사에서는 행사장에서 설명회를 하려 했다고 둘러댄 겁니다.

순간적인 곤경을 모면하려 한 거짓 해명이 결과적으로 국가 얼굴에 먹칠을 하자 현장을 방문 중이던 김종덕 문체부 장관도 단단히 화가 났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김 장관은 Cj 임원들을 불러 대기업인 당신들이 살겠다고 나라를 팔아먹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질책하고, 관련자들과 주고받은 이메일까지 물증으로 제시하며 언론에 정확한 사실을 알리라고 요구했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CJ는 장관의 호통을 듣고도 끝까지 기자들의 질문에 불법임을 몰랐다고 발뺌했습니다.

SBS의 단독 보도가 나오기 전까지 말이죠.

윤 기자는 책임을 회피하려 한 기업의 잘못도 잘못이지만, 국가적인 대응이 필요한 국제무대에서 특정 기업에 대한 정부의 과도한 밀어주기도 이번 드론 참사를 불러온 배경이 아닌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다양한 우리 한식을 회사 하나가 대표하도록 독점적인 위치를 부여한 것부터가 단초를 제공했는지도 모릅니다.

▶ [취재파일] "기업이 살려고 나라를 팔아먹나?"…돌이켜 본 CJ의 드론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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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선수들에게 트로피와 메달은 땀과 노력의 대가이자 역사의 상징과도 같아서 오래오래 소중하게 간직하곤 하는데요, 본의 아니게 깨져버린 트로피를 특별한 추억으로 승화시킨 한 스포츠 스타가 있습니다.

정희돈 기자가 취재파일을 통해 소개했습니다.

지난 1960년 로마올림픽에서 18살의 나이로 금메달을 땄던 무하마드 알리는 잠을 잘 때나 밥을 먹을 때나 메달을 늘 목에 걸고 다녔다고 합니다.

하지만 메달리스트가 됐음에도 고향의 한 백인 식당에서 흑인이라는 이유로 식사를 거부당하자 홧김에 메달을 강물에 던져 버렸다는데요, 두고두고 후회했다는 알리에게 IOC는 36년이 흐른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새로운 금메달을 다시 선사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2011년 레알 마드리드는 스페인 국왕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축하 퍼레이드를 펼치다가 너무 흥분한 나머지 그만 트로피를 바닥에 떨어뜨리고 말았습니다.

허망하게도 순식간에 버스 바퀴에 깔려 박살이 났었죠, 또 같은 해 네덜란드 축구 리그에서 우승한 아약스 선수들 역시 퍼레이드 도중 비슷한 실수를 저질러 팬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낸 바 있습니다.

이렇게 승리의 정표인 트로피나 메달이 수난을 당한 사례는 적지 않은데요, 최근 스웨덴의 프로 골프 선수 안나 노르드크비스트는 더 황당하게도 택배 회사의 과실로 산산조각이 난 트로피를 배달받았습니다.

지난달 LPGA 숍라이트클래식에서 정상에 올라 받아 낸 멋진 크리스털 트로핀데 상자를 열어보고는 망연자실했겠죠.

그렇지만 곧바로 마음을 고쳐먹고 대인배다운 여유를 보였습니다.

평소 우승의 영광을 팀원들과 나누고 싶었는데 이제는 실제로 한 조각씩 나눠 가질 수 있게 됐다고 밝힌 겁니다.

대회 조직위가 택배업체와 함께 트로피를 새로 제작해주기로 했다는 기쁜 소식도 덧붙였습니다.

우리 마음을 진정 풍요롭게 만드는 건 아마도 빛나는 트로피가 아니라 트로피에 얽힌 아름다운 기억일 겁니다.

물건에 너무 연연하지 않는 하루를 보내보는 건 어떨까요? 

▶ [취재파일] 깨져 배달된 우승 트로피…'추억의 수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