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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식약처 인증 '키 크는 음료' 먹으면 3mm 큰다고?

입력 : 2015.06.23 09:51|수정 : 2015.06.23 10:38

대담 : 김종원 SB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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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식약처가 사상 처음으로 공식 인증한 키 크는 음료가 나왔다면 어떠십니까? 솔깃하시죠? 그런 제품이 실제로 출시가 됐는데요. 아니나 다를까 불티나게 팔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 취재진이 살펴보니 식약처의 인증 과정이 참 부실했습니다. SBS 보도국 사회부 김종원 기자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어서오십시오.

▶ 김종원 SBS 기자: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키 크는 제품 참 많았는데 이번이 처음이에요?

▶ 김종원 SBS 기자:

그렇습니다. 굉장히 오래 됐죠. 키 큰다는 제품 한 번씩은 다 드셔보셨을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사탕도 있고 젤리도 있고. 그런데 이게 사실은 성능을 정식 인증을 받은 제품들은 아니었습니다. 대기업에서 나왔든 중소기업에서 나왔든 다 정식으로 인정받은 건 아니었는데 이번에 최초로 인증받은 제품이 나왔습니다 사상 처음으로 식약처가 키 크는 효능을 국가가 공식 인증해준 거죠. 이게 상당히 작아요. 마시는 요구르트 그것보다도 더 작습니다. 상당히 작은데 한 병에 5천 원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비싸요.

▶ 김종원 SBS 기자:

상당히 사람들이 깜짝 놀라는데 이게 최초 인증이라는 것 때문에 불티나게 팔리고 있거든요. 하루 매출을 1억 원을 넘어선 제품입니다. 인증이 난 게 뭐냐 하면 건강기능식품 인증을 받은 건데 식약처는 그동안 건강기능식품의 정의는 건강 발달에 도움을 주는 식품인데 키는 사실 건강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래서 키 관련 제품은 절대 인증을 해주지 않았습니다.

인증만 안 해준 게 아니라 단속도 엄격하게 했었는데 실제로 이 제품이 4월 초에 출시가 됐는데 이 제품이 출시되기 불과 3일 전에 대대적으로 키 제품들을 단속을 했어요. 10개 제품 가까이를 허위 광고 이런 걸로 단속을 해서 싹 검찰에 고발까지 했었고요. 그리고 나서 바로 며칠 있다가 이 제품이 공식 인증이라는 깃발을 듣고 거의 무혈 입성을 하다시피 들어온 거죠. 그러다 보니까 당연히 인기가 높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효과가 그렇게 좋다는 건가요?

▶ 김종원 SBS 기자:

이게 광고를 보면 12주에 2.25cm가 자란다 이렇게 돼 있거든요. 그리고 12주면 석 달이니까 석 달에 2.25cm면 많이 자라는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크죠. 굉장히 큰 거죠.

▶ 김종원 SBS 기자:

부작용이 없다. 이 두 가지를 광고를 하는데 이 광고를 잘 살펴보면 이걸 마시지 않은 아이들은 같은 기간 석 달에 1.92cm 컸다고 광고하고 있어요. 같은 석 달을 놓고 봤을 때 마신 애들이 2.25cm 안 마신 애들이 1.92cm. 그러니까 3.3mm 났다는 거거든요. 3.3mm입니다. 이거 상당히 미세한 차이인데 광고를 잘 보면 3.3mm가 더 컸다 이 소리거든요, 결국은. 그 효과는 1년을 먹었을 때는 어쨌든 12달이니까 3.3mm 컸어도 이게 장기적으로 쭉 봤을 때는 이게 모이면 어떻겠느냐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 글쎄요... 그 부분은 저는 납득이 안 갔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것도 오차범위도 있을 수 있는 거 아니겠어요?

▶ 김종원 SBS 기자:

그렇죠.

▷ 한수진/사회자:

2.25cm. 1.92cm. 3.3cm도 아니고 3.3mm. 그런데 그 엄격하다던 식약처가 이런 정도를 가지고 인증을 해줬다는 거예요? 처음으로?

▶ 김종원 SBS 기자:

그렇죠. 이게 그렇게 됐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그 논문은 제대로 검증이 된 거예요?

▶ 김종원 SBS 기자:

인증을 이렇게 해줄 수 있었던 게 사실은 논문. 논문이 있었기 때문이거든요. 기존에 그 많던 제품들과의 차이가 뭐냐. 기존에도 1년에 10cm가 컸다 이런 제품도 있었어요. 다 단속이 됐지만. 기존에 제품들은 임상 시험을 한 논문 그러니까 사람을 상대로 시험을 했던 논문이 없었고 이 제품은 임상 시험을 한, 그러니까 아이들을 상대로 한 논문이 있었습니다. 이 논문 한 편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건데 논문 내용은 이렇습니다. 아이들, 7세에서 12세 한창 잘 자랄 나이의 아이들 99명을 모아서 이걸 둘로 나눕니다.

아까 살짝 말씀드렸지만 한쪽에만 키 크는 물질, 새로 개발했다는 키 크는 물질을 주고 다른 한 쪽은 안 줬어요. 그러고 나서 석 달 후에 봤더니 키 크는 물질을 먹은 아이들이 2.25cm에서 3.3mm가 더 컸더라 하는 이 논문인데 이 논문 한 편이 상당히 결정적 역할을 해서 건강 기능식품으로서의 인증을 받은 겁니다. 검증을 물어보셨는데 문제는 3.3mm 머리카락이 뭉쳐도 이 정도 차이는 나기 때문에 상당히 검증을 까다롭게 해야 하는데 저희가 발견한 문제가 여기 있었거든요. 이 논문 자체가 키 크는 물질을 개발한 회사에서 만든 논문이에요. 그 회사 연구 대표가 논문의 책임자예요. 독립성을 일단 확보를 못 한 상태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어쨌든 국민이 이 논문 한 편 때문에 식약처의 검증을 받았고 그걸 믿고 먹는 건데 이런 건 투명하게 공개가 돼서 관심 있는 사람들 들어가서 논문도 좀 보고 할 수 있게 하는 게 상식적인 절차인데 인터넷 같은 데 아무리 찾아봐도 논문이 없습니다. 요약본 딱 한 장짜리 요약본밖에 없거든요. 식약처도 그렇고 공개를 안 해요. 비공개를 하고 있습니다. 아무도 자세한 실험 내용을 살펴볼 수 없는 거고요. 저희가 취재 때문에 공식 요청했는데 저희도 공식 요청했지만 받아보지는 못 했습니다.

이 논문이 실린 학술지가 하나가 있기는 있는데 그 학술지가 유명한 학술지기는 하더라고요. 그런데 그것도 역시 전문가들과 분석을 해봤더니 미국에 있는 학술지인데 공식 인정을 받은 논문들을 실은 정식 학술지 발행 편에 들어있는 게 아니라 1년에 한 번 특별판으로 우리 학술지에 관심있는 연구진들은 자기 연구 결과를 마음대로 갖고 오십시오. 우리가 마음대로 실어 드리겠습니다. 이런 특별판이 나오거든요. 그 특별판에 요약본만 실렸더라고요. 꼭 해외 학술지에 실린 논문이라고 해서 검증이 된 것도 아니고 여러모로 실체도 제대로 알 수 없고 그렇다고 검증을 누군가가 한 것도 아닌 이런 논문이었던 셈이죠. 그런데 이게 굉장히 결정적 역할을 해서 최초 식약처 인정을 받은 키 성장 제품이 된 이런 상황이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너무 그런데요. 인증과정을 보니까 믿기가 쉽지가 않아요. 이걸 먹는다고 반드시 키가 큰다고 볼 수도 없을 것 같은데요.

▶ 김종원 SBS 기자:

그렇습니다. 이게 보면 건강기능식품 등급이 있습니다. 생리활성등급이라고 해서 1등급이 있고 2등급이 있고 3등급이 있는데. 2등급이 무슨 뜻이냐 하면 아이들의 키가 클 수 있음, 이라는 뜻이거든요. 실제 병에도 그렇게 써 있어요. 생리활성등급 2등급을 받았다 해서 괄호 하고 키가 클 수도 있음. 이 말은 바꿔 말하면 클 수 없을 수도 있다, 크지 않을 수도 있다, 이 소리거든요. 실제로 사람마다 다를 수도 있고 설사 키가 컸다고 하더라도 3.3mm다 보니까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가장 큰 문제로 지적을 하는 게 식약처에서 솔직히 인증을 하는 공무원들이 그 많은 분야의 논문을 보고 자기들이 분석하고 검증할 수 있는 역량이 사실상 시간도 안 되고 역량도 안 되고 그러다 보니까 논문 편수로 등급이 나뉜답니다. 임상 실험 결과가 아예 없으면 3등급, 임상 실험 결과가 있는 논문이 딱 한 편 있으면 2등급, 한 편 이상 두 편부터 서너편 많으면 1등급을 주는 이런 행정편의적인 심사가 계속 돼왔다는 거죠. 그래서 이런 걸 많이 뜯어고쳐야 한다 이런 얘기들을 많이 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가격이 상당히 비싸잖아요. 아까 5천 원이라고 말씀하셨죠. 한 병에 조그만 한 병에. 소비자들 계속 먹고 먹어야 하는 걸까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 김종원 SBS 기자:

이번에 백수오 사태가 터지면서도 건강기능식품의 효능에 대해서 말이 많았는데요.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 김종원 SBS 기자:

말씀드린대로 2등급 이게 참 문제인데 현행 건강기능식품의 80%가 효과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라는 2등급에 속해 있거든요. 그래서 지금 식약처에서는 이번에 백수오 사태를 계기로 제도를 고쳐보려고 전문가들을 불러서 회의도 하고 이런 상황인데 그래서 재인증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했어요. 지금까지는 한 번 인증나면 끝입니다. 평생 식약처 인증 받은 채로 쭉 가는 건데 재인증 제도를 도입해서 키 크는 물질, 백수오 이렇게 문제가 있는 제품들을 다시 재검토를 해서 인증을 박탈할 수도 있는 이런 제도를 만든다고 하거든요. 그게 어떻게 되냐를 좀 보고 얼마나 엄격해졌는가를 보고 그러고나서 마음 놓고 먹고 있을 수 있는 그런 건강기능식품이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한 번 할 때 잘 하지 말이죠. 뒤늦게 박탈을 하고말고 이런 얘기 나오는 것도 영 모양새가 보기 좋지 않습니다. 아까 건강기능식품의 80%가 효능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는 2등급. 한 마디로 먹어도 되고 안 먹어도 된다는 얘기네요.

▶ 김종원 SBS 기자:

그렇죠. 먹는다고 해서 효과를 보장할 수 있는 것 이게 식약처의 공식적인 입장입니다. 효과를 보증해줄 수 없다. 그러면 왜 인증을 해주느냐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SBS 보도국 사회부 김종원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