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국제

IS, 경쟁조직 알카에다·탈레반과 커지는 '마찰음'

입력 : 2015.06.22 13:41|수정 : 2015.06.22 13:49


본거지인 이라크·시리아는 물론 걸프지역, 북아프리카까지 거침없이 세력을 넓히는 '이슬람국가'(IS)의 경쟁자를 꼽자면 알카에다와 탈레반 정도입니다.

미군의 이라크 철수와 '아랍의 봄' 열풍이 겹친 2011년 이후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정세 불안을 틈타 군소 테러조직이 난무했으나 올해 들어 IS를 중심으로 재정렬되는 분위기입니다.

IS가 지난해 중반부터 세를 불리자 일부 전문가는 종파적 유사성(수니파)을 이유로 사실상 같은 뿌리를 둔 알카에다와 탈레반에 IS가 가세하는 '거국적인 테러 연대'를 점쳤습니다.

IS의 전신 역시 알카에다의 이라크 지부(AQI)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IS가 자칭 국가 설립을 선포한 지 1년이 되는 현재 시점에서 이런 우려는 빗나가는 모양새입니다.

IS는 예상과 달리 이들 조직과 갈등수위를 높이며 영역을 잠식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IS는 시리아에서 한때 손을 잡았던 알누스라 전선과 지난해 절연하고 공방을 이어가는 상황입니다.

현재 시리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알누스라 전선은 알카에다의 시리아 지부 격으로 IS의 성장으로 주춤해진 알카에다의 연계조직 중 예멘알카에다(AQAP)와 함께 그나마 가장 왕성하게 활동합니다.

예멘에선 아직 '신생조직'인 IS와 AQAP의 직접적인 마찰은 없지만 IS가 '비이슬람적'이라고 비판해 온 AQAP는 IS와 거리를 두고, IS는 AQAP가 시아파 반군 대응에 미온적이라고 비판합니다.

특히 IS가 AQAP의 근거지인 남부 샤브와 주에서 터를 잡으려는 만큼 두 조직이 충돌할 공산이 커졌습니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과 IS의 세력 다툼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IS가 자금력을 동원해 아프간 탈레반 산하 조직을 포섭하고 조직원을 빼내가자 탈레반은 급기야 16일 IS에 공개적으로 경고편지를 보냈습니다.

오마르 네사르 아프간 현대화 연구소 국장은 5일 언론 인터뷰에서 "탈레반의 주 수입원인 아프간 마약산업의 주도권을 놓고 IS와 탈레반이 곧 사투를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미 국방부도 17일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IS가 앞으로 수년에 걸쳐 아프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 할 것"이라며 "탈레반이나 다른 극단주의, 반군 단체와 세력 다툼도 벌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25일엔 아프간 서부 파라주에서 탈레반과 IS 추종세력이 충돌해 양측에서 최소 25명이 숨지는 등 두 조직의 세력 다툼이 이미 유혈충돌 단계로까지 번졌습니다.

이들 경쟁 테러조직에 대한 IS의 메시지는 최근 유포한 동영상과 사진 등에서 강력하게 드러납니다.

IS는 아프간 탈레반의 경고편지를 받은 지 이틀만인 18일 '탈레반으로 탈영하려던 배신자'라며 남성 1명을 참수하고 2명을 권총으로 살해하는 동영상을 내보냈습니다.

21일엔 시리아 알누스라 전선에서 설교하던 성직자라며 남성 1명을 시리아 락까의 대로에서 참수하는 사진을 퍼뜨렸습니다.

테러조직들의 세력 경쟁은 언뜻 자중지란으로 보일 수 있으나 이에 대응해야 하는 해당국 정부나 미국엔 오히려 악재가 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우려해야 할 상황입니다.

이해관계와 전략이 다른 독립적인 여러 테러조직을 동시에 상대해야 하고, 한 조직에 대한 공격이 다른 편을 도와주는 의도치 않은 결과도 낳을 수 있어서입니다.

테러조직간 충돌은 자칫 내전으로 번지게 되고 폭력사태의 장기화를 초래합니다.

정부군, 반군, 알카에다, IS가 뒤섞여 해법을 찾을 수 없는 예멘이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화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SBS 뉴미디어부)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