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경제

'맨손의 믿음' 꺾여버린 벤처 정신…팬택의 24년

정성엽 기자

입력 : 2015.06.14 21:15|수정 : 2015.06.14 23:08

동영상

<앵커>

한때 삼성 다음가는 휴대전화 제조사였지만, 법정관리를 받던 팬택이 새로운 주인을 찾지 못해 결국 문을 닫게 됐습니다. 거대회사 틈바구니 속에서 경쟁하던 벤처 1세대의 상징인 팬택의 신화는 무너졌지만, 그 열정과 창의는 계속되길 많은 이들이 바랍니다.

보도에 정성엽 기자입니다.

<기자>

[단언컨대 메탈은 가장 완벽한 물질입니다.]

한때 화제가 됐던 이 광고 속 제품이 팬택의 마지막 스마트폰이 됐습니다.

서울 상암동 본사는 텅 비었고, 김포 공장도 멈춰선 지 오래입니다.

퇴직을 앞둔 직원들의 깊은 아쉬움이 묻어나는 흔적들만 여기저기에 남아 있습니다.

[양율모/팬택 상무 : 여전히 기회는 있을 텐데라는 생각을 한 켠으로는 갖고 있는데….]

1991년, 단돈 4천만 원과 직원 6명으로 전자회사 직원 출신 서른 살 박병엽이 팬택을 설립합니다.

패기만 믿고 세상에 뛰어들던 벤처 1세대들의 바로 그 모습이었습니다.

[최기창/서울대 교수, 팬택 전 임원 : 나도 대한민국의 기업을 한번 이끌어 만들어보겠다고 뛰어든 세대들이 바로 그 세대들이고….]

단숨에 무선호출기 시장을 석권한 팬택은 휴대전화 시대에도 무난히 적응했습니다.

기술력 하나로 승부 하겠다는 신념은, 자본이 지배하는 세상을 향한 자존심이자 생존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었습니다.

[최기창/서울대 교수, 팬택 전 임원 : 남들과 차별이 돼야지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 때문에 그 절박함 들이 그런 것들을 만들어냈고….]

밀리면 죽는다는 각오로 버틴 결과는 연 매출 3조 원, 세계 5대 휴대폰 메이커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습니다.

스마트폰 시대의 큰 흐름을 놓친 데다 자본을 앞세운 거대 기업의 영업력 앞에서 결국 무릎을 꿇어야 했습니다.

[양율모/상무 : 자본력에 의해서 고가, 중가, 저가를 휩쓰는 그런 시장이었기 때문에…. 자금력이 낮은 중견업체들은 그 조차의 시장도 없어졌기 때문에….]

누구나 맨손으로도 일어설 수 있다는 믿음.

하지만 세상살이가 꼭 그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엄연한 현실을 팬택의 24년 역사는 그대로 보여줬습니다.

팬택의 흥망을 함께 한 사람들은 자신들의 그 도전 정신만큼은 꺾이질 않길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최기창 : 그 꿈을 꿨던 사람들이 흩어질 뿐이라고 생각을 해요. 또 다른 팬택들이 생기지 않겠나. 이번엔 더 가열차게 해야 하지 않을까.]

(영상편집 : 윤선영, VJ : 김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