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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냐 가계부채냐…내일 결정 기준금리 향방은

입력 : 2015.06.10 08:09


부진한 경기회복세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타격이 겹쳤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가계부채는 폭증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전자에 대응하기 위해선 기준금리를 내리는 통화정책으로 유동성을 더 늘려주는 것이 옳습니다.

그러나 후자인 가계부채 문제만을 고려한다면 금리를 묶거나 외려 올려야 합니다.

한국은행이 현재 연 1.75%인 기준금리를 어떻게 할지 결정하려고 내일(11일) 소집하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이처럼 상반된 경제상황을 놓고 선택을 해야 합니다.

이주열 한은 총재를 포함한 금통위원 7명은 이번 금리 결정 회의를 앞두고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면서 장고에 들어갔습니다.

최근 국내 경기는 소비 부문에서 미미한 회복 조짐이 나타났지만 수출과 생산, 고용 등이 모두 부진한 양상을 지속했습니다.

지난달 백화점과 할인점 매출액은 작년 대비 각각 3.6%, 0.3% 증가했고, 신용카드 국내승인액도 7.1% 늘었습니다.

하지만 5월 수출액이 10.9% 감소하는 등 수출에선 올 들어 감소폭이 커지고 있습니다.

산업생산은 3월(-0.5%)과 4월(-0.3%) 등 두 달 연속 줄었습니다.

청년 실업률은 10%를 넘어 1999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개월째 0%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런 경제여건 속에서 최근 급격히 확산된 메르스는 소비 회복세에 치명타를 안기고 있어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태입니다.

기준금리 인하 여건이 한층 무르익은 셈입니다.

정부와 민간 연구기관들도 금통위를 앞두고 이 같은 분위기를 띄우고 있습니다.

기획재정부는 경제동향(그린북)에서 "소비를 중심으로 내수가 개선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고용 증가세가 둔화되고 수출둔화 영향으로 생산·투자 회복이 다소 지체되는 상황"이라며 확장적 통화정책을 펴주길 바라는 메시지를 날렸습니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메르스 사태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선 추가 금리 인하를 검토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평가했고, 현대경제연구원은 "저성장, 저물가 기조를 끊고 경제 활력을 찾으려면 확장적 경제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도 어제(9일) 국무회의에서 메르스 발생에 따른 경제적 파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기획재정부를 비롯한 관계부처가 모든 선제적인 조치를 취해 달라고 주문했습니다.

메르스 여파로 전반적인 관측은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쪽에 무게가 실리는 형국이긴 하지만 동결 전망이 완전히 사그라들지는 않고 있습니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 보유·운용관련 업계 종사자 117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전망한 전문가가 82명으로 전체의 70.1%를 차지했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우려되는 데다가 1천100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되는 가계부채가 금리 인하의 발목을 잡는 주요 변수로 꼽혔습니다.

실제로 한은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금융회사의 가계대출 잔액은 765조2천억 원으로 한 달새 10조1천억 원이나 늘어 4월 기준으론 사상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습니다.

금통위를 이끄는 이주열 한은 총재가 가장 걱정하는 것도 가계부채입니다.

그는 최근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로 시장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 가계나 기업, 금융기관이 어려움을 겪게 되고 금융시스템이 불안해질 우려가 있다"는 말로 기준금리를 내리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피력했습니다.

이 때문에 이달 기준금리 향방을 둘러싼 시장의 예측은 한층 더 안갯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