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팀은 32강 본선 조별리그에 오른 것 만으로도 860만 유로를 기본으로 챙겼습니다. 그리고 조별리그에서 1승씩 거둘 때마다 100만 유로, 무승부에 50만 유로씩 받는데, 바르셀로나는 조별리그에서 5승 1패를 기록해 500만 유로를, 유벤투스는 3승 1무 2패를 기록해 350만 유로를 성적 보너스로 받게 됐습니다.
이후 16강에 진출해 350만 유로, 8강에 올라 390만 유로, 4강 진출로 490만 유로를 추가했고, 결승전에서 바르셀로나는 우승 상금 1,050만 유로, 유벤투스는 준우승 상금 650만 유로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상금과 수당(보너스)만 따져도 바르셀로나는 지난해 브라질월드컵 챔피언 독일이 받은 우승 상금 (3,500만 달러. 약 390억 원)을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그런데 앞서 말씀드린 대로 이게 끝이 아니죠. 바로 중계권료 배당금인 '마켓 풀'이 있습니다. 2014-2015 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총 4억 960만 유로의 마켓 풀이 챔피언스리그 진출팀들에게 배당됩니다. 그런데 마켓 풀은 각 리그마다 액수가 다릅니다. 리그마다 유럽축구연맹(UEFA)에 지불하는 중계권료와 시청자 수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전체 마켓 풀 가운데 이탈리아, 잉글랜드, 스페인, 프랑스, 독일 등 이른바 유럽 5대 빅리그가 차지하는 비중이 80%가 넘습니다.
그리고 이 가운데서도 이탈리아가 가장 금액이 큽니다. 리그 별로 마켓 풀의 절반은 전년도 자국 리그 성적에 따라 분배하고, 절반은 챔피언스리그 출전 경기수를 따져 차등 분배합니다. 결국 자국 리그 성적과 챔피언스리그 성적이 모두 좋은 팀이 그만큼 마켓 풀을 더 많이 챙기는 구조입니다. 바로 여기서 바르셀로나와 유벤투스의 마켓 풀 배당 액수가 크게 차이가 납니다.
이번 2014-2015 시즌 구단별 마켓 풀 배당금은 아직 UEFA에서 공식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위의 금액은 2013-2014 시즌 기준으로 계산한 것입니다. 마켓 풀 총액이 변동이 없고, 각 리그별 비중도 크게 달라진 것이 없기 때문에 추정액과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유벤투스와 바르셀로나의 마켓 풀 배당금이 왜 이렇게 큰 차이가 나는 것일까요? 이유는 이탈리아 세리에 A에 배당되는 금액이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보다 많고, 유벤투스는 이탈리아 리그 몫의 절반 이상을 혼자 차지한 반면, 바르셀로나는 리그 다른 팀들과 이른바 'N 분의 1'이 됐기 때문입니다.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에 이탈리아팀은 유벤투스와 AS로마 단 두 팀 밖에 본선에 오르지 못 했습니다.
게다가 AS로마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습니다. 그래서 이탈리아 팀들이 치른 총 경기 수는 19경기 (유벤투스 13경기, AS로마 6경기)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유벤투스는 '챔피언스리그 출전 경기 수 배당금'의 68%를 가져가게 되는 겁니다. 반면 스페인 라리가에서는 바르셀로나를 비롯해 레알 마드리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아틀레틱 빌바오까지 4팀이 본선에 올라 총 41경기를 치렀습니다. 그래서 바르셀로나의 배당금이 그만큼 줄어든 것입니다.
유럽 챔피언스리그가 정말 월드컵 부럽지않은 '별들의 잔치'이자 '돈 잔치'라는 것이 또 한번 실감 나는군요. 챔피언스리그 출전 티켓을 따내기 위해 리그 순위 경쟁에 사활을 걸고, 챔피언스리그 출전에 대비해 막대한 금액을 들여 전력 보강에 나서는 이유가 다 있습니다. 유럽축구연맹은 다음 시즌부터 챔피언스리그 상금-수당을 40%, 마켓 풀은 20% 정도 더 인상할 계획입니다.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3년 연속 손흥민 선수를 보게 될 가능성이 높은데요. (손흥민의 레버쿠젠은 이번에 분데스리가 4위를 했기 때문에 아직 본선 진출을 확정한 건 아닙니다. 지난 해처럼 홈 앤드 어웨이 플레이오프를 이겨야 본선에 갈 수 있습니다. 앞서 설명드렸듯이 본선에 가고 못가고의 차이는 엄청납니다. 플레이오프 자체가 기본 100억 원이 걸린 승부군요.) 레버쿠젠이 최근 두 시즌 연속 16강에서 탈락했는데, 다음 대회에서는 더 높이 오르기를, 그리고 그 중심에서 손흥민 선수가 활약하길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