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기습'으로 촉발된 삼성그룹과 엘리엇 사이의 갈등 국면이 전환점을 맞게 됐습니다.
주주 명부 폐쇄를 앞두고 오늘(9일)까지 사들인 지분까지 내달 17일 열릴 삼성물산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어 남은 기간 주요 주주들 사이에 복잡한 이합집산이 예상됩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엘리엇은 현재 들고 있는 7.12% 지분만 갖고 삼성물산 주총에 참석하게 됩니다.
엘리엇은 지난 4일 '경영 참여 목적'에서 삼성물산 주식을 매입했다고 공시했는데, 자본시장법상 '냉각 규정'에 따라 5거래일이 되는 11일까지는 추가 지분을 매입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남은 변수는 엘리엇이나 삼성물산과 연대가 가능한 국·내외 큰손들이 이날 얼마나 많은 지분을 사들였느냐에 달려있습니다.
삼성물산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9.79%) 등 국내 연기금과 자산운용사는 삼성물산에, 외국인 주주들은 엘리엇의 우호 세력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일반적이지만 주주마다 서로 셈법이 다를 수 있어 변수가 큽니다.
이에 따라 주총일까지 삼성그룹측과 엘리엇 사이에 본격적인 우호 지분 확보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엘리엇은 이미 지난 5일 국민연금 등 삼성물산 주요 주주들에게 합병 반대에 동참해달라고 촉구하는 서한을 보내며 여론전에 나선 바 있습니다.
내달 주총에서 특별 결의 사안인 합병 승인 안건이 통과되려면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찬성과 발행 주식 총수 3분의 1 이상 찬성이 있어야 합니다.
또 양사의 합병안에 따르면 1조5천억원 규모의 주식매수청구권이 행사되면 합병이 취소될 수 있다.
엘리엇의 처지에서는 동조 세력을 규합해 삼성물산 주식 17%에 해당하는 1조5천억원 규모의 주식매수청구권을 청구하는 방안을 우선 고려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정공법'으로 출석 의결권의 3분의 1의 반대를 이끌어내는 방안도 병행할 수 있습니다.
양쪽으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주요 주주들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이후 가치, 합병 무산에 따른 주가 하락 가능성 등을 두루 고려하면서 합종연횡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아직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격 5만7천234원 보다 삼성물산 주가가 훨씬 높다는 점에서 국민연금 등 주요 주주들이 합병 무산에 따른 주가 하락을 감수하면서까지 주식매수청구권을 대량 행사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