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생활·문화

"끼 없어도 괜찮아" 캐스팅팀장이 들려주는 '배우 되는 길'

하대석 기자

입력 : 2015.05.24 23:45

배우지망생 실전 지침서 '스스로 빛나는 배우를 찾습니다' 서평


 영화 국제시장을 본 관객이라면 누구나 기억하는 한 장면이 있습니다. 6.25 전쟁 피난길에 헤어진 동생을 수십년 만에 TV프로그램을 통해 만나게 되는 절정 씬입니다. 그런데 촬영 직전 주인공 황정민 씨는 대기실에서 어른이 된 막순이 역의 최 스텔라 씨를 만나지 않게 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촬영하는 순간 처음으로 다 커버린 막순이를 보며 더욱 몰입하기 위한 노력이었습니다. 황 씨의 진지함에 스탭들을 다들 혀를 내둘렀습니다.

 신간 '스스로 빛나는 배우를 찾습니다'에 등장하는 황정민 씨 일화입니다. 황정민 씨 같은 배우가 되길 꿈꾸는 수많은 지망생들을 위해 이 책을 쓴 CJ E&M 캐스팅팀 양성민 팀장과 김민수 과장은 "많은 지망생들이 너무 쉽게 덤비거나 너무 쉽게 포기해 안타깝다"면서 "배우가 되는 길엔 외모나 매력보다 더 중요한 게 많다"고 강조합니다. 이들은 배우지망생을 위한 조언을 모으기 위해 톱스타 배우와 감독 등 11명을 직접 인터뷰했습니다.

배우를찾습니다
 배우 류성룡 씨 역시 배우 되기 위한 조건으로 진지함을 강조했습니다. "스스로 내가 왜 배우가 돼야 하는지에 대해 답할 수 있을만큼 진지한 배우가 결국 성공합니다" 배우가 갖춰야 할 덕목을 묻자 류성룡 씨는 의외의 답변을 내놨습니다. "시간엄수입니다. 시간엄수는 약속을 잘 지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연기는 타이밍, 박자, 동작의 합 등 다양한 약속이 모인 것이잖아요."

 영화 '해운대'와 '국제시장'의 윤제균 감독은 "싸이도 한 말이지만 사람이 성공하기 위한 조건은 '주제파악'입니다.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보는 시각이 중요합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지망생 중 유명 배우로 뜰 확률이 지극히 낮은 현실에서 냉정하게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오디션에서 실력이 비슷한 두 사람이 있다면 누굴 뽑겠냐는 질문에 윤 감독은 "자신감이 있는 사람을 뽑겠다"고 밝혔습니다.
배우를찾습니다
고민 끝에 일단 배우의 길로 들어섰으면 일희일비하지 말고 우직하게 정진하라고 선배들은 조언합니다. 김수로 씨는 후배들에게 틈만 나면 '10년 하면 된다'고 격려합니다. 산전수전 끝에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으로 주목 받았던 해가 김수로 씨 데뷔 10년차 때였습니다. 영화 신세계에서 비운의 보스 역할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박성웅 씨도 힘든 시간을 버티고 버텨 10년차 때 드라마 '태왕사신기'에 등장하면서 본격적인 주목을 받았습니다.

 각종 영화와 드라마 캐스팅을 직접 해온 저자들은 캐스팅 잘 되는 비결로 '반전 매력'을 꼽았습니다. '지우히메'라 불릴 만큼 고고한 매력을 자랑하다 이내 '푼수' 또는 '허당' 기질을 숨기지 못하는 최지우 씨, 남성적인 외모에도 불구하고 아줌마 같은 수다와 음식솜씨를 보여주는 차승원 씨가 대표적 사례입니다. 

양성민 CJ E&M 캐스팅 팀장은 "요즘 배우는 자연스러움이 경쟁력이다. 끼가 없다고 실망할 필요 없다. 실제로 끼가 없는 연예인과 끼가 있는 연예인의 비중이 50 대 50"이라고 말합니다. 끼만 믿고 덤비는 사람보다 꾸준히 자기 연기의 장단점을 분석해 개선해나가는 노력이 인정받는 경우를 많이 봤다고 양 팀장은 강조합니다.

 신원호 PD(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 연출)도 "드라마든 영화든 요즘은 생활연기 즉 실생활에 가까운 연기를 기대하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배우를찾습니다배우지망생과 신인 배우에게 도움이 되고자 멘토로 활동 중 양성민 팀장과 김민수 과장은 어디에도 물어볼 곳이 없고 의지할 사람도 마땅치 않은 배우지망생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응원하고자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책에는 배우가 되기 위해 준비해야 할 마음가짐부터 소속사를 선택하는 법, 성형수술, SNS, 노출 등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조언도 담겼습니다. 주로 배우지망생을 겨냥한 내용이지만 꿈을 좇는 일반인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