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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업데이트]
<앵커>
글로벌 업데이트 시간입니다. 오늘(23일)은 미국 워싱턴을 연결하겠습니다.
이성철 특파원! (네, 워싱턴입니다.) 지난 한 주 사드(THAAD)문제를 놓고 한미 양쪽에서 많은 이야기가 나와서 파문이 일었죠?
<기자>
네, 좀 잠잠해졌다 싶으면 다시 터져 나오는 게 사드, 고고도 요격미사일 문제입니다.
사드를 한반도에 배치할 것이냐 말 것이냐가 다시 첨예한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존 케리 국무장관의 말이 불씨가 됐습니다.
[존 케리/미 국무장관 :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야 합니다. 이 때문에 군함과 전력을 재배치하고 오늘날 사드와 다른 것들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청와대 예방과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마치고 용산 기지에 들러 장병들을 격려하는 자리였습니다.
김정은 정권의 도발을 거론하면서 태비 태세를 당부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민감한 사드 문제를 꺼냈습니다.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하는데 그 때문에 오늘날 "우리가 사드와 다른 것들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외교 당국이 발칵 뒤집혔죠.
정작 외교장관회담에서는 사드 이야기가 없었다는데 불쑥 사드를 입에 올렸으니 당황할 일입니다.
국무부는 별 생각 없이 이야기한 "내부용"이었다고 해명하며 수습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설득력이 떨어지죠.
그의 말은 로이터-TV가 촬영하고 있었고 전 세계로 송출됐습니다.
누구보다 외교를 잘 알고 사드의 민감성을 이해하는 케리 장관이 생각 없이 말할 수 있을까요? 2013년 9월에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시리아 아사드 정권이 화학 무기로 민간인들을 죽게 해서 미국이 무력 대응을 검토할 때였습니다.
케리 장관이 기자회견에서 두리번거리며 대충 편하게 답변하면서 "화학무기를 지체 없이 넘겨라. 하지만 그렇게 될 수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이 말을 받아서 러시아가 즉각 중재에 나섰고 결국 시리아는 화학무기를 포기해 위기를 넘겼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고도의 외교적 계산이 깔린 발언이 아닐까 싶은데요, 뒤이어서 민감한 이야기가 또 나왔다고요?
<기자>
네, 사드 영구 주둔, 영구 배치 발언이었습니다.
프랭크 로즈라고 미 국무부에서 군축과 검증을 담당하고 있는 차관보입니다.
"우리가 사드 부대의 한반도 영구 주둔을 고려하고 있지만, 최종 결정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영구 주둔, 상당히 강도 높은 표현입니다.
영어로 "permanent stationing"이라고 했습니다.
우리말로는 '영구 주둔'이나 '상시 주둔' 정도로 해석이 됩니다.
사드를 배치하느냐 마느냐도 민감한 문제인데 누구 맘대로 '영구 주둔'을 거론하나 상당히 불쾌한 발언으로 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펜타곤 쪽에서는 통상 "deployment" 사드 배치라는 표현을 씁니다.
따라서 '영구 주둔'은 군사적으로는 정확한, 적합한 표현은 아닙니다만, 괌에 임시로 전개돼 있는 사드 포대와는 배치의 성격이 다를 것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우리 외교 당국은 "로즈는 사드 문제에 직접 관여된 인사가 아니다. 의도치 않은 얘기다."라며 애써 의미를 두지 않으려는 모습입니다. 그러나 국무부는 그의 발언록을 공식 배포했습니다.
오히려 군 수뇌부 쪽에서는 신중한 모습입니다.
같은 날 미군에서 전체 MD 체계를 맡고 있는 제임스 윈필드 합참 차장이 미사일 방어 콘퍼런스에 나왔습니다.
이 문제를 배우 조심스럽게 다루고 있다며 한국 정부가 원하지 않는 한 사드 배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이 또한 비용 부담을 고려한 다분히 계산된 발언일 수 있습니다.
사드는 명중률이 높은 훌륭한 자산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3백만 달러짜리 스커드 미사일 한 발을 요격하는데 사드 1발만 쏴도 1천1백만 달러가 들어간다며 고비용 구조에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앵커>
네, 이 사드 문제는 실제 운용을 하는 군에서 처음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하고 그 이후에 정책 입안자들까지 사드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하고 있는 건데요, 대체 미국은 어떤 생각들을 하고 있는 건가요?
<기자>
사드의 한반도 배치는 군사적 차원을 넘어서는 문제입니다.
정치적 문제이기도 하고, 국제 정치적 문제이기도 하죠.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사드에 따라붙는 첨단 레이더에 중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핵전력이 노출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입니다.
'영구 주둔'이라는 로즈 차관보의 말이 어떤 의도에서 나왔는지 미 국무부에 직접 물어봤습니다.
(프랭크 로즈 차관보는 '사드 부대의 한반도 상시 주둔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 자신만의 생각입니까, 행정부 내에서 공유된 생각입니까?)
[대니얼 러셀/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 케리 장관 말대로, 미국 정부 내에서 또 부처 간에 사드 문제를 포함해 어떤 시스템들이 적합한지에 대한 검토가 진행 중입니다.]
미 국무부의 러셀 동아태 차관보가 어제 외신 프레스 센터 회견에 나왔습니다.
사드를 포함해서 어떤 무기 체계들이 맞는 것인지 미국 정부 내에서 또 정부 부처 간에 검토가 진행 중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케리 장관이 서울에서 "사드와 다른 것들"이라는 표현을 썼었죠.
러셀 차관보는 케리 장관의 말에 친절하게 주석을 붙여서 사드 외에도 뭔가도 함께 검토 중이라는 것을 분명히 설명했습니다.
무게 중심이 어느 쪽에 있는지는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사드'를 강조한 것이라면 '다른 것들'은 중국이 민감해 하는 AN/TPY-2 레이더가 될 수 있겠고, '다른 것'들을 강조한 것이라면 '사드'는 한 번 띄워본 거고 중국의 반발 등을 고려해 이보다 덜 예민한 무기 체계를 배치할 의도라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고위 외교 당국자는 사드 배치를 요청한 전투사령관이 스카파로티 주한미군 사령관 말고도 중동 지역 등에 더 있어서 검토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습니다.
이런 무기 체계의 경우 실무 협의가 선행돼야 하기 때문에 다음 달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사드 문제가 논의되지 않을 것이라는 미 외교 당국의 설명입니다.
다음 달 박 대통령의 방미에 이어서 오는 9월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워싱턴을 방문해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습니다.
민감한 시기에 한미가 사드 협의에 공식 착수할 수 있을지 워싱턴 외교가의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