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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얼굴의 납치 살인 피의자들…필리핀서 '경찰관' 행세

입력 : 2015.05.22 16:56|수정 : 2015.05.22 17:44


2007년 7월 '안양 환전소 살인사건'의 피의자인 최세용(48), 김성곤(42)씨 등은 이 사건 6개월 전부터 살인 행각을 시작했습니다.

최 씨 등은 2007년 1월 일본에서 훔친 돈 일부를 빼돌린 공범 안 모(38)씨를 태국으로 유인해 권총으로 살해한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습니다.

안양 사건 후 필리핀으로 도주한 최 씨 등은 현지인 6명을 포함해 12명의 납치강도단을 조직했습니다.

이들은 2008년 1월 장 모(32)씨를 필리핀으로 유인해 2천만 원을 빼앗고 권총으로 살해한 것을 시작으로 2012년 9월까지 한국인 관광객 19명을 납치해 모두 6억5천만 원을 빼앗았습니다.

피해자 가운데 장 씨 등 3명은 살해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공군 소령 출신인 윤 모(38)씨 등 2명은 현지에서 실종됐습니다.

이들의 범행이 경찰에 포착된 것은 2011년 5월 한 피해자의 제보 때문이었습니다.

경찰은 이 피해자의 소지품에서 용의자들의 지문을 채취, 일부 신원을 확인했습니다.

그 덕분에 공범 가운데 1명이 2011년 9월 현지에서 처음으로 체포돼 국내로 송환됐습니다.

같은 해 12월에는 김성곤 씨도 현지 경찰에 붙잡혔다가 한 차례 탈옥한 뒤 2012년 5월 다시 쇠고랑을 찼습니다.

이후에도 다른 공범이 속속 체포됐지만 범행은 계속됐고, 주범인 최 씨가 2012년 11월 태국에서 붙잡히면서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경찰 수사는 2013년 10월 최 씨가 국내로 송환되면서 탄력을 받았고, 사건의 전모가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경찰은 2014년 11월 필리핀에 있는 최 씨 은신처에서 피해자 시신 2구를 발굴하기도 했습니다.

또 지난 13일 김성곤 씨를 임시인도 형식으로 국내로 송환해 본격 조사함으로써 8년에 걸친 수사를 사실상 마무리했습니다.

경찰은 한국인 관광객 유인, 납치, 감금은 물론 강도와 살인까지 주범 최 씨의 치밀한 각본과 지휘에 따라 계획적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최 씨 일당이 필리핀에서 저지른 범행은 모두 19건.

2008년 3건, 2010년 4건, 2011년 8건, 2012년 4건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찰은 이들이 2009년에도 범행을 계속했을 것으로 보고 2008∼2012년 필리핀에서 실종된 한국인을 전수 조사했습니다.

이 기간에 한국인 6명이 더 실종된 사실을 파악했지만 최 씨 등과 연관됐는지는 규명하지 못했습니다.

한편 최 씨 일당은 중국, 말레이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지에서 만든 위조 여권을 이용해 신분을 세탁하고 필리핀에서는 위조 신분증으로 경찰관 행세를 했던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밝혀졌습니다.

특히 최세용, 김성곤 씨는 주말에 현지 어린이들의 학업을 도와주고 음식을 제공하는 봉사활동을 하는 등 철저한 이중생활로 의심을 피했습니다.

조중혁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장은 "최 씨 일당이 필리핀에서 한국인 관광객만 범행대상으로 삼았고, 착한 경찰관 노릇을 했기 때문에 장기간 범행을 저지를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