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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김치 무한리필' 시대는 가고 있나?

입력 : 2015.05.18 09:03|수정 : 2015.05.18 09:44

대담 : 황교익 음식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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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식당에서 반찬으로 나오는 김치 값을 따로 받는다면 청취자 여러분께서는 어떠시겠습니까? 물론 아직은 일부 식당 얘기지만요. 김치 유료화 식당 늘고 있는 추세인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식당 아주머니의 '정' 같은 것은 기대할 수 없는 삭막한 시대가 되어가는 걸까요? 아쉽지만 김치 유료화는 불가피한 추세라고 봐야 할지 음식 평론가 황교익 씨 전화 연결해서 말씀 나눠 보겠습니다. 황교익 선생님 안녕하세요?
 
▶ 황교익 음식평론가: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실제로 김치 유료화 식당 가보셨어요? 얼마나 될 것 같아요?
 
▶ 황교익 음식평론가: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광장로에 있는 호텔 한식당은 그렇게 한 지 참 오래 됐고요. 비싸게도 받습니다. 17,000원인가 19,000원인가 그렇고요. 한 접시에.
 
▷ 한수진/사회자:
 
김치 한 접시에요?
 
▶ 황교익 음식평론가:
 
네.
 
▷ 한수진/사회자:
 
김치만 한 접시에 얼마라고요?
 
▶ 황교익 음식평론가:
 
17,000원인가? 19,000원? 그냥 나오는 김치도 있는데 특별하게 담은 김치라고 해서 좀 비싸게 내놓는 게 있죠. 또 방이동에 있는 갈비집 거기도 김치 따로 가격을 받고 파는 김치도 있습니다. 그 다음에 연남동에 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거기도 김치 값 따로 받죠. 계절별로 김치가 조금씩 달라집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많이 있는 현상은 아니고요. 일부 그렇게 시도하는 편이죠.
 
▷ 한수진/사회자: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건데요. 추세적으로 보면. 그런데 어떠세요? 리필을 요청할 때 돈을 받는 게 아니고 처음부터 김치 반찬 값을 따로 받는다는 거잖아요?
 
▶ 황교익 음식평론가:
 
그렇습니다. 김치 값을 따로 받는 것에 대해서 어색한 느낌이 들기는 하겠지만 제가 보기에는 이런 식으로 외식 공간의 변화는 당연시해야 하는 거 아닌가. 지금 우리가 식당에 김치를 먹는 걸 관찰해보면 김치에 젓가락 한번 대지 않고 되물려서 나오는 일이 아주 많습니다. 그 이유가 식당에서 내는 김치들은 거의 중국산이라는 것을 소비자들도 이미 잘 알고 있거든요. 손님들이 잘 안 먹으니까 주방에 들어갔다가 다시 나왔을 거라는 그런 걱정도 있죠.
 
▷ 한수진/사회자:
 
김치 반찬에 불신이 있는 거군요?
 
▶ 황교익 음식평론가:
 
그렇죠. 그래서 그걸 가장 많이 버려지는 반찬이 김치일 겁니다. 식당에서는 김치가 안 놓이면 거기에 대한 섭섭함을 얘기하면서도 실제로는 김치를 먹지 않는 거죠. 이런 현상을 없애려고 하면 김치 가격을 따로 받고 제대로 된 김치를 먹겠다는 소비자들한테는 김치를 내놓는 이런 게 식당 주인도 그렇고 소비자한테도 합리적인 일이 아닌가. 제가 보기에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예 정식으로 반찬 값 받고 제대로 된 김치를 내놔라, 하는 그런 말씀이시고요?
 
▶ 황교익 음식평론가:
 
그렇죠. 저도 식당가서 김치 잘 안 먹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안 드세요?
 
▶ 황교익 음식평론가:
 
중국산 김치가 90% 차지한다고 하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90%나 돼요?
 
▶ 황교익 음식평론가:
 
네. 김치가 직접 담그려고 하면 돈이 많이 듭니다. 그 이유가 김치라고 하는 건 배추김치를 이야기 하죠. 원래는 11월 달 정도에 수확을 하는 작물이거든요. 그래서 그것을 김치를 담가서 2월, 3월까지 먹는 채소였는데 지금은 사계절 김치를 먹으려고 합니다. 그러니까 그 계절이 아닌 배추를 구하려고 하니까 고랭지에서 심고, 하우스에서 심고 이러면서 돈이 많이 들죠. 배추에 돈이. 그리고 국산 마늘, 고춧가루도 굉장히 비쌉니다. 그 재료를 넣고 김치를 담가서 내놓으려고 하면 그리고 손님들도 그렇게 놓이는 김치에 대해서 무한리필을 주장하죠. 김치 더 주세요. 그걸 안 드릴 수도 없고요. 김치에 대한 불안이 굉장히 큽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그런 측면이 있네요.
김치 캡쳐_500 
▶ 황교익 음식평론가:
 
그걸 피하기 위한 방법은 값싼 중국산 김치 가격이 2분의 1이나 3분의 1 정도밖에 안 되거든요. 그걸 사다가 손님 상에 놓을 수밖에 없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가격 차이가 아주 많이 나네요? 한 3분의 1정도니까. 어제 뉴스를 보더라도 중국산 김치 때문에 우리가 김치 종주국 지위를 잃을 지경이다, 이런 보도까지 나오고 있더라고요?
 
▶ 황교익 음식평론가:
 
이런 것 때문에 김치 가격에 대한 김치에 대해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이런 문화로 인해서 중국산 김치가 식당에 크게 번져있는 것이다. 이렇게 볼 수도 있는 것이죠. 그러면 제대로 된 건 국산 김치를 식당에서 내고 그 제 값을 받게끔 한다면 농민도 이득을 볼 것이고요.
 
▷ 한수진/사회자:
 
오히려 이득이 된다?
 
▶ 황교익 음식평론가:
 
잘 팔리니까. 두루두루 그게 이득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저는 봅니다.
 
▷ 한수진/사회자:
 
저는 김치 유료화를 하게 되면 오히려 농가도 피해가 되지 않을까 했는데 그건 아니라는 거죠?
 
▶ 황교익 음식평론가:
 
어차피 식당에서는 중국산 김치를 많이 먹으니까 그게 유료화 하면서 맛있는 김치를 우리가 돈 받고 이렇게 내겠다는 식당에 많아지면 국산율이 올라가지 않을까 생각하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렇군요. 아무래도 김치 반찬까지 유료화 되면 음식에서 찾는 '정' 없어지는 거 아닌가?
 
▶ 황교익 음식평론가:
 
(웃음)
 
▷ 한수진/사회자:
 
이런 생각들은 다 하실 것 같은데요?
 
▶ 황교익 음식평론가:
 
우리가 지금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거든요. 정을 사고 파는 게 아니라 음식이라는 재화를 사고 파는 것이라는 걸 자본주의에 맞게끔 생각 하는 게 이제는 그렇게 할 때도 됐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예전에 식당이 한국에서 처음에 만들어질 때는 한국전쟁 이후에 급격하게 외식 공간이 많이 만들어지는데 보통 집에서 먹듯이 내놓는 방식으로 음식을 팔기 시작했거든요. 외식산업이라고 해서 따로 음식을 어떻게 내놓아야 한다, 서비스를 어떻게 해야 한다, 외식 공간을 어떻게 만들어야 한다, 이런 교육받은 적이 없습니다.

이게 집에서 먹던 방식으로 내놓았던 것이니까 그렇게 내놓으니까 그 안에 정이 묻어있다, 어머니의 손맛이 묻어있다, 식당에 대해서 포장하는 게 우리에게 많이 있죠. 그러나 이제는 이 생각을 버려야 할 때가 아닌가. 서구사회나 다른 나라 선진국에서 보여주고 있는 외식의 문화들, 음식에 대해서 상당한 가격을 지불하고 소비자들은 정당한 가격이 지불된 맛있는 음식을 먹고 하는 이런 방식의 소비생태를 갖춰야 하는 거 아닌가.
 
▷ 한수진/사회자:
 
그러네요. 사실 한 상 부러질 정도로 십 수 가지 반찬 차려놓고 거나하게 먹어야 제대로 먹은 것 같은 느낌 매번 받는 건 문제도 있는 것 같고요. 건강 차원도 그렇지만 음식 쓰레기 차원도 그렇잖아요. 환경 문제 차원도 그렇고.
 
▶ 황교익 음식평론가:
 
상에서 반찬 수가 많이 차려지는 걸 원하고 또 그렇게 차려지는 게 그냥 집에서 먹듯이 차려내는 이런 것으로 만들어진 거거든요. 원래 일품 요리 하나가 올라가면 반찬 1, 2개 정도면 되고요. 더 많은 요구를 할 경우에는 따로따로 받는 게 정상이거든요. 예전에 1982년에 주문형 식단제라고 해서.
 
▷ 한수진/사회자:
 
맞아요.
 
▶ 황교익 음식평론가:
 
시도했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잘 안 됐잖아요?
 
▶ 황교익 음식평론가:
 
그렇죠. 정이 오가는 일을 해친다, 여러 가지 말에 의해서 사회적 반발로 제대로 시행을 못 했거든요. 그런데 그게 하나 남아있는 게 있어요. 고기집이라든지 전골집이라든지 단품 요리를 파는 음식점에서 보면 밥값을 따로 받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공기밥 추가할 때.
 
▶ 황교익 음식평론가:
 
하나 천 원 이렇게 받죠. 추가도 아닌데 따로 천 원 받기도 합니다. 이게 주문형 식단제의 흔적이거든요. 밥값은 따로 받는 걸 허용하면서 다른 것을 김치나 다른 것을 따로 받는 것에 대해서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은... 관습, 습관이라고 봐야겠죠. 김치는 지금 당장에 돈이 많이 들어가는 반찬이니까 여기에 대해서 따로 돈을 지불하는 걸 관습으로 삼으면 다른 음식들도 돈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바뀌어 나가고, 반찬 가지 수도 줄어들 거고요. 그러면서 식당에서 잔반이 큰 문제거든요.

농·식품 부며 각 지자체며 음식쓰레기 줄이기 위해서 엄청 노력합니다. 그런데 음식쓰레기 안 줄어듭니다. 안 줄어드는 이유가 먹지도 않는 반찬을 식탁에 올리기 때문이거든요. 우리가 돈을 지불하는 돈에서 적당한 음식이 식탁에 올라오고 그 음식을 먹고 하는 합리적인 외식 문화로 바뀌어 나가야 할 것이고요. 지금은 그 모양을 하나하나 잡아가는데 김치 유료화가 처음 나오는 얘기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논의의 출발점이 될 수 있겠네요? 말씀하신 대로 김치 유료화에 대해서 공론화가 필요한 시점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말씀 듣도록 하겠습니다. 황교익 선생님 이번 SBS 라디오 개편과 함께 새 프로그램 맡으셨죠?
 
▶ 황교익 음식평론가:
 
강훈 선생과 '맛있는 라디오'라는 프로그램을 매주 토요일, 일요일 8시 5분에 진행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103.5 러브FM. '맛있는 라디오' 많이 기대하겠습니다.
 
▶ 황교익 음식평론가:
 
네, 많이 들어 주십시오.
 
▷ 한수진/사회자:
 
말씀 잘 들었습니다.
 
▶ 황교익 음식평론가:
 
고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음식평론가 황교익 씨와 함께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