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로 가로챈 돈을 대포 통장이 아닌 멀쩡한 일반인의 계좌를 통해 받아챙긴 신종 사기 범죄가 처음 발생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물품 대금을 잘못 입금한 것처럼 속여 돈을 가로챈 혐의(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및 사기 등)로 진 모(29), 양 모(31)씨를 구속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중국의 보이스피싱 조직은 이달 중순 강원도의 한 쌀집 주인 조 모(68)씨에게 55만 원어치 쌀 20포를 주문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돈을 입금하지 않고 55만 원이 아니라 550만 원을 부친 것으로 안내하는 은행의 문자메시지를 조 씨에게 보냈습니다.
"돈을 잘못 입금했으니 차액인 495만 원을 돌려달라"고 요구한 것입니다.
물론 이 메시지는 보이스피싱 조직이 만들어낸 것이었지만, 조 씨는 자신의 통장을 확인하지도 않고 알려준 은행 계좌로 495만 원을 송금했습니다.
이 계좌는 엉뚱하게도 충남 홍성에 있는 한 꽃집 주인의 것이었습니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이 꽃집에 현금 5만 원짜리 지폐 20장을 매달아 장식한 '돈다발 꽃바구니'를 주문하면서 계좌번호를 받아 놓았습니다.
이들은 '장모님 칠순 선물용'이라고 둘러대며 돈다발 꽃바구니를 주문했습니다.
꽃바구니 대금 120만 원보다 훨씬 많은 495만 원을 계좌로 받은 꽃집 주인 박 모(48.여)씨도 "꽃바구니 대금을 잘못 입금했다"는 일당의 말에 속아 넘어갔습니다.
박씨는 바구니 대금 120만 원을 제한 375만 원을 인출해 사위 행세를 하며 찾아온 진 씨와 양 씨에게 꽃바구니와 함께 건넸습니다.
진 씨 등은 이달 초 중국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보이스피싱 조직의 인출책으로 가담했었습니다.
이들의 수중에 들어온 돈은 현금 375만 원뿐 아니라 돈다발 꽃바구니에 달린 100만 원을 합한 475만 원이었습니다.
이들은 이중 105만 원을 나눠 갖고 경비 90만 원을 제하고 남은 280만 원을 중국에 송금했습니다.
경찰은 다음 범행을 준비하려고 대포통장과 체크카드를 만들던 양 씨를 먼저 검거했고, 이후 진 씨까지 추적해 잡았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대포통장에 대한 단속이 심해지니 아예 남의 계좌를 이용해 돈을 받아내는 신종 보이스피싱 수법들이 나오고 있다"며 "상인들은 물건을 사고팔 때 입금 내역을 주의 깊게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