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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미국 유타 주 스프링빌의 한 주택 침실에서 일가족 5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어머니와 세 아이는 침대에 가지런히 누워 숨져 있었는데 모두 얼굴까지 모포가 덮인 상태였고, 아버지는 침대 옆에 쓰러져 숨져 있었다.
문가에서 발견된 약병에는 메타돈이라는 약품과 감기약이 섞여 있었다.
일가족이 음독자살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인 경찰은 수사 넉 달 만에 사건의 전말을 밝혀냈다.
숨진 사람은 벤자민과 크리스티 부부 그리고 그들의 11살, 12살, 14살 된 자녀들이었다.
경찰은 부모가 11살과 12살 두 자녀에게 약을 먹여 숨지게 했고, 14살 된 아들과 어머니는 스스로 약을 먹었으며, 이들이 모두 숨진 뒤 아버지 벤자민이 이들을 가지런히 눕혀 모포를 씌운 뒤 자신도 음독자살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이웃들은 이들 가족이 매우 화목했고 겉으로는 자살할 이유가 없었다고 한결같이 증언했다.
도대체 이들은 왜 스스로 죽음을 택했을까?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오래된 편지들을 발견했다.
어머니 크리스티와 댄 레퍼티라는 남성과 주고받은 편지들이었다.
댄 래퍼티, 그는 지난 1982년 자신의 형과 함께 형수와 조카딸 살해로 종신형을 선고받은 수감자였다.
그의 형은 처제와 그 딸까지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었다.
그런데 이들의 이야기는 지난 2003년 책으로 출간된 적이 있었다.
이 책에서 래퍼티 형제는 자신들의 살인은 하늘의 계시였다고 주장했다.
이 책을 읽은 크리스티가 수감 중인 래퍼티와 서신을 교환했고, 그렇게 벤자민과 크리스티 부부는 래퍼티 형제와 우정을 쌓아갔다. 그리고 곧 경찰은 이들 부부의 지인으로부터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세상 도처에 깔려 있는 악(evil)에 대해 걱정이 심했어요. 그리고 종말이 멀지 않았다면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했어요."
결국 경찰은 싸이코패스적 살인자와 편지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벤자민과 크리스티 부부의 정신이 서서히 왜곡돼 갔던 것으로 결론 내렸다.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세상을 떠난 그들, 하지만 아이들은 무슨 잘못이 있었던 걸까.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