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국제

서방-러시아 선전전 가열…냉전시대 방불

입력 : 2015.05.03 23:39|수정 : 2015.05.03 23:39


우크라이나 사태로 서방과 러시아 간 신냉전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냉전 시대를 방불케 하는 양측의 선전전이 가열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정부군과 친러시아 반군 간 불안한 휴전이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서방의 군사동맹체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러시아의 군사적 야욕을 경계하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달 22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에 방공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휴전 협정을 위반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옌스 슈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은 우크라 국경 지대에 러시아군이 병력과 무기를 증강하고 전투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러시아의 침략 위험을 잇달아 경고했다.

슈톨텐베르크 총장은 지난달 말 언론 회견에서 "탱크와 대포, 방공 장비 등 1천 점 이상의 러시아 군사 장비가 지난 한 달간 이 지역으로 이동했다. 이는 휴전협정을 무력화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서방의 이 같은 대응은 러시아 측의 조직적인 선전전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는 지난해 3월 우크라이나 크림공화국을 무력 점거하고 병합하는 과정에서 러시아계 주민들을 선동하는 등 선전전을 개시했다.

이후 우크라이나 내전 사태가 진행되는 동안 친러시아 언론을 활용해 우크라이나 동부의 분리 독립을 부추기고 러시아의 개입을 정당화하는 선전 활동을 펼쳤다.

또한 러시아 당국은 언론 통제를 통해 주민들에게 제한된 정보만을 제공하고 있다.

러시아인 대부분은 정부의 선전 도구인 국영방송을 통해서만 뉴스를 접하고 있다.

이들 관급 뉴스는 서방의 러시아에 대한 위협을 과장해서 보여주면서 러시아의 군사력 강화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러시아는 최근 나토가 동유럽 지역에 군사력을 대폭 강화했다고 밝히고 러시아는 서방으로부터 실제적인 전쟁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달 러시아의 TV 방송들은 우크라이나 정부군의 포격으로 사망한 우크라이나 소녀의 이야기를 대대적으로 보도한 바 있다.

러시아 방송들은 정부군이 휴전 협정을 위반하고 포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영국 BBC 방송 탐사보도팀이 이 보도의 진위를 추적한 결과 '소녀'의 실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 러시아 언론인도 그런 소녀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시인했다.

유럽연합(EU)과 나토는 러시아의 정보 왜곡과 선전전에 대처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 3월 열린 EU 정상회의는 러시아의 선전전에 대응하기 위한 미디어 대응팀 설립을 승인했다.

EU 정상들은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에게 6월 말까지 종합적인 미디어 대응 전략을 수립하도록 위임했다.

이 전략에는 특히 옛 소련 지역 러시아계 주민들에 대한 러시아의 미디어 영향력을 차단하고 균형 있는 정보가 전달되도록 하는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 달 열리는 EU 정상회의는 지금까지 논의된 방안을 포괄하는 '행동 계획'을 마련할 계획이다.

나토도 러시아에 대한 정보전을 강화하고 있다.

필립 브리드러브 나토군 사령관 겸 유럽주둔 미군 사령관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외교, 정보, 군사, 그리고 경제 정책에 이르기까지 모든 수단이 동원되고 있다. 그래서 서방도 모든 수단을 이용해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인터넷과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선전전을 펼치고 있으며 서방은 이에 효율적으로 대처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브리드러브 사령관은 지적했다.

(연합뉴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