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공사, "부채공룡 꼬리표 떼고 공기업개혁 '롤모델' 되겠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1층에는 가로 7m, 세로 2m의 대형 전광판이 설치돼 있습니다. 금융부채 현황이 매일 공지되는 '부채시계'입니다. 

100조 원을 넘던 숫자는 지난해 말 첫 자릿수가 '9'로 바뀌었습니다. 2009년 토지공사와 주택공사가 통합돼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출범한 뒤 늘어나기만 하던 금융부채가 작년에 처음으로 줄어들기 시작한 것입니다. LH공사는 연평균 7.6조원씩 증가하던 금융부채를 작년에 처음으로 7.2조 원 감축하는 실적을 거뒀습니다. 
 LH공사 관계자는 "대형공기업 중 최초로 방만경영 개선과제를 이행한 데 따른 성과"라고 설명했습니다. 정부는 LH공사 직원 1인당 복리후생비를 연간 207만 원씩 줄일 것을 권고했는데 작년 한해 직원 1인당 복리후생비는 전년 대비 266만원이나 줄였습니다. LH공사 관계자는 "정부 권고안보다도 59만원을 더 줄여 초과 달성한 것으로서 직원들의 뼈를 깎는 자구 노력 덕분에 부채 감축에 성공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빚 갚을 재원 마련에도 힘썼습니다. LH공사는 지난 해 판매목표 관리제, 판매신호등 등 사내 판매경쟁시스템을 도입해 창사 이후 최대 규모인 27조2천억 원의 판매실적을 거뒀습니다.

 LH 관계자는 "2014년 공기업 경영정상화 최대 히트상품을 꼽는다면 LH 부채시계와 임대주택 개발리츠를 1순위로 꼽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부채감축의 성과는 공신력있는 해외 신용평가 기관의 신뢰도 얻고 있습니다.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무디스, S&P, 피치) 모두 LH공사의 신용등급을 대한민국 정부와 동일한 수준으로 상향시키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올해도 LH공사는 부채 탕감을 위해 노력할 방침입니다. 이를 위해 올해 토지·주택 등 보유자산의 판매 목표를 당초 18조 9천억 원에서 1조 1천억 원 늘어난 20조 원으로 올려 잡았습니다.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고 판매 체질을 개선해 올해 2조7천억원 규모의 재고자산을 토지 리폼, 판매방식 다각화 등을 통해 판매한다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매각할 수 있는 자산은 최대한 상반기 내 매각을 추진하고 판매전략회의 등을 통해 주기적으로 판매 실적을 관리하고 판매가 부진한 부서에 대해서는 이를 만회할 대책을 마련하도록 독려할 방침입니다.

 LH공사 관계자는 "자발적인 혁신을 통해 LH의 경영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려는 임직원의 노력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