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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기, 단호한 반박…리스트 공방으로 청문회 방불

입력 : 2015.05.01 17:38|수정 : 2015.05.01 17:38


국회 운영위원회의 1일 청와대 업무보고에서는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이병기 비서실장을 상대로 야당이 맹공을 퍼부으며 '이병기 청문회'를 방불케 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새정치민주연합은 현 정부의 전·현직 청와대 비서실장 3명이 모두 리스트에 거명된 사실을 집중 거론하면서 이번 사건이 대통령 측근 비리임을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이에 새누리당은 야당에 정치공세를 자제하라고 촉구하면서 청와대를 방어하는 동시에 참여정부의 성완종 특별사면 특혜 의혹을 제기하며 '맞불'을 놨다.

◇ 野 '리스트' vs 與 '특사' 공방 재연 = 야당이 '성완종 리스트'로 맹공을 퍼부으면 여당은 '성완종 특사'로 맞받는 식이었다.

새정치연합 유대운 의원은 "이 실장은 동종 전과가 있어서 국민이 의심하는 것이다. '차떼기'로 시작한 불법자금의 중심에는 정치자금 수송의 다리 역할을 한 이 실장이 서 있다"면서 "거리낄 것이 없다면 자리를 내려놓고 수사를 깨끗이 받으라"고 주장했다.

같은당 이찬열 의원은 "비서실장이 3명이나 연루되는 상황이 단군 이래 대한민국 역사가 있는 한 또 있겠나. 까마귀 소굴 아닌가"라며 "리스트에 올라온 자체만으로도 사퇴하고도 남아야 한다"며 호통을 치기도 했다.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도 "성완종 게이트의 핵심은 대통령 측근들인데 물타기식으로 과거 사면 문제를 들고 나온 건 견강부회도 이런 견강부회가 없다"며 "그럼 단군 이래 전 정권에 대해 다 (조사)해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따져물었다.

야당 의원들은 또 청와대가 박근혜 대통령의 건강 상태를 이례적으로 공개한 것을 놓고 재보선에 개입하려는 의도 아니었느냐고 집중 추궁했다.

이에 새누리당 김제식 의원은 "성 전 회장이 지난 2004년 항소 제기한지 3일만에 항소를 취하했는데, 8·15 광복절 특사를 기대하고 사면업무를 담당한 당시 청와대 실세와 교감 하에 취하한 게 아닌가"라며 "당시 민정수석이나 비서실장이 관여했다면 책임져야 맞다"며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를 겨냥했다.

같은 당 심학봉 의원은 "이석기가 2003년 8월 가석방이 됐는데 가석방이 되려면 형기를 반 채워야 하는데 이건 굉장한 특혜였다"며 "만약 문 대표가 대통령이 된다면 (수감 중인) 이석기를 풀어주지 않을까 걱정된다"고도 했다.

◇ 이병기 "혐의 나오면 당장 사퇴" 의혹 부인 = 이 실장은 시종 "돈을 받은 일이 전혀 없다"며 단호한 태도로 선을 긋고 나섰다.

여당 의원들은 이 실장에게 성 전 회장과의 140차례의 통화기록과 관련된 의혹 등에 대해 해명할 기회를 적극 제공하며 '엄호'했다.

이 실장은 답변에서 "어쨌든 제 이름이 오르내린 것에 대해 국민께 송구하다"면서도 "자리에 연연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리스트에 이름이 올라간 것 갖고 사퇴 여부를 말씀드리는 것은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현직 대통령 자제, 현직 대통령 형님도 구속하는 검찰인데, 엄정한 수사를 할 것으로 본다"면서 "혐의가 나온다면 당장이라도 그만둘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저하고 이완구 전 총리는 좀 다르지 않은가. 성 전 회장의 육성녹음에 이 총리 경우는 3천만원이라는 액수가 나왔고 저는 안 나온 게 가장 큰 차이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아울러 성 전 회장의 2차 사면 때 노무현 정부에 사면을 부탁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말이 안 된다"며 "제보한 사람을 제게 알려달라"고 되묻기도 했다.

◇ 민정수석 출석 놓고 '신경전' = 여야는 또 이번 자원외교 비리 수사를 통한 '사정 정국'을 기획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출석 문제를 놓고도 한동안 신경전을 벌였다.

결국 우 수석은 출석하지 않았다.

새정치연합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는 우 수석이 불출석 사유로 '국정현안 신속 대응이라는 업무적 특성'이라고 밝힌 것을 문제 삼으며 "석연찮은 이유이므로 출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새누리당 김제식 의원은 "민정수석이 나와서 답변하는 과정에서 어떤 발언을 했다고 치자. 수사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고 할 것 아닌가"라고 따졌고, 조해진 수석부대표도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것도 아니고 수사에 개입할 의심을 살 행위를 조심하고 있으므로 출석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맞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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