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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주화물선 2차대전 승전기념일 지구로 추락할 듯

입력 : 2015.05.01 17:27|수정 : 2015.05.01 17:27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전달할 화물을 싣고 발사됐다가 정상궤도에서 이탈하면서 ISS와의 도킹에 실패한 러시아 우주화물선 프로그레스호가 러시아 승전 기념일인 이달 9일 지상으로 추락할 수 있다고 타스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통신은 미국의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 자료를 인용해 NORAD에 의해 식별번호 40619를 부여받은 프로그레스호가 9일 밤 11시 50분(모스크바 시간·한국 시간 10일 오전 5시 50분) 대기권으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습니다.

미국 인터넷 언론인 '워싱턴 프리비컨'(Washington Free Beacon)도 역시 NORAD 관계자를 인용해 프로그레스호가 같은 날짜에 대기권으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다만 진입 예상 시간은 오후 8시 30분으로 추정했습니다.

ISS에 있는 우주인들을 위한 식량과 연료 등 화물 2.5톤을 싣고 지난달 28일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로켓발사체 '소유스 2.1a'에 실려 발사됐던 우주화물선 '프로그레스 M-27M'호는 이후 예정됐던 궤도를 벗어나 우주정거장과 도킹하는 데 실패했습니다.

교신까지 두절된 프로그레스호에 대한 통제를 회복하기 위해 애썼던 러시아 우주당국은 29일 공식적으로 발사 실패를 인정하고 교신 재개와 ISS와의 도킹 시도를 포기한다고 밝혔습니다.

프로그레스호는 현재 지구 중력에 이끌려 서서히 추락하고 있으며 대기권에 들어오면 본체는 대부분 불타고 일부 잔해가 지상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우주선 자체 상태, 대기 및 태양풍 상황 등에 따라 추락 시간과 시점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NORAD의 예상대로 프로그레스호가 오는 9일 지상으로 추락하면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일과 겹쳐 우주정거장에서 승전 기념 퍼포먼스까지 기획했던 러시아 우주당국의 계획을 무색케 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우주당국은 당초 1945년 5월 독일 베를린을 점령한 소련 적군이 현지 의회 의사당 지붕에 내걸었던 승전 깃발을 본뜬 승전기를 프로그레스호에 실어 우주정거장으로 가져가 승전 기념일인 9일 우주인들이 이 깃발을 배경으로 서서 지상으로 축하 메시지를 담은 영상을 보내는 퍼포먼스를 계획했었습니다.

우주화물선 사고 후 연방우주청은 승전기를 프로그레스호에 실은 것이 아니라 이전에 이미 우주정거장으로 운송해 놓았다며 퍼포먼스 강행 의사를 밝혔지만 프로그레스호 추락 시점이 승전 기념일과 겹칠 것이 유력시되면서 곤혹스러워졌습니다.

크렘린궁 앞 붉은광장에서 펼쳐질 군사퍼레이드와 우주 퍼포먼스를 통해 첨단 군사력과 우주강국의 면모를 과시하려던 러시아 정부의 계획에 '재를 뿌리는' 격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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