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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0기 유지하려면 F-16기 비행단은 폐기장行 불가피"

입력 : 2015.04.29 11:22|수정 : 2015.04.29 11:24

A-10기 퇴역계획놓고 미 공군, 의회간 갈등 고조 조짐


'탱크 킬러'로 유명한 지상 공격기 A-10기의 퇴역 계획을 둘러싸고 미국 내 갈등이 봉합되기는커녕 더욱 고조되는 분위기입니다.

A-10기 퇴역을 추진해온 공군에 맞서 의회는 유력 차기 대선주자이기도 한 존 매케인 상원의원까지 내세워 퇴역 연기 법안 상정 가능성까지 밝히는 등 전면충돌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강공으로 나온 쪽은 공군입니다.

차세대 스텔스기 F-35 개발 예산 확보책의 하나로 '구닥다리' A-10기 퇴역을 강력하게 요구해온 공군은 의회가 A-10기 퇴역을 저지하고 나선다면 성능이 우수한 F-16 전투기들을 폐기장에 보내든지 아니면 F-35 라이트닝 II 합동공격전투기(JSF) 도입을 1년가량 늦출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군 기관지 성조지는 공군이 상·하원 군사위원회 등에 보낸 공문을 인용해 A-10기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F-16 전투기 2개 비행단을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애초 계획 대신 서부 애리조나주의 항공기 폐기장에 보내야 한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공군은 이어 의회가 F-16 전투기를 폐기장에 보내는 계획을 저지한다면 숙련 정비사 부족으로 "적어도 1년 동안" F-35기 도입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공군은 또 의회가 A-10기 퇴역 계획을 찬성하면 앞으로 4년 동안 42억 달러(4조 4천840억 원)를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공군은 지난 2월 27일 자로 A-10기 10대를 현역에서 제외해 예비 대기(BAI) 상태로 전환하는 한편, 연내에 모두 18대의 A-10기를 퇴역시킬 계획을 밝혔습니다.

BAI으로 지정된 A-10기는 지상에서 기체 점검 과정을 거치거나 다른 A-10기가 문제를 일으키면 대신 비행에 투입되는 것으로 사실상 퇴역인 셈입니다.

의회의 대응도 일사불란합니다.

지역구 내에 A-10기 80여 대를 운용하는 공군기지를 가진 데다 막강한 상원군사위원장인 매케인은 "공군이 합당한 대체기종을 보유할 때까지 A-10기를 운용할 것"이라며 "적어도 올해 중에는 퇴역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A-10기 조종사 출신으로 역시 애리조나주 하원의원인 마사 맥셀리 역시 국가방위수권법 표결에 앞서 공군 측의 퇴역 강행을 근원적으로 봉쇄할 수 있는 개정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멧돼지'(Warthog)와 '우레'(Thunderbolt)라는 별명을 가진 A-10기가 개발된 지 40년이 넘었지만, 정밀도를 자랑하는 매브릭 공대지 미사일과 기동차량을 관통하는 30mm 기관포, 사이더와인더 공대공 미사일 등으로 중무장해 지상 지원공격에 제격이라는 게 옹호론자들의 주장입니다.

옹호론자들은 특히 A-10기는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준동하는 '이슬람국가'(IS)가 무장한 23mm 대공포화에도 견딜 수 있는 이중 장갑으로 돼 있어 피격 시에도 생존율이 높고, 저공과 전천후 작전 능력 등을 갖췄다며 유지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사령관은 최근 하원 군사위 청문회에서 미국이 '탱크 킬러' A-10 지상공격기를 퇴역시키면 북한군 기갑 전력을 억제하는 데 큰 공백이 생길 것으로 우려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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