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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환율 800원대…엔저 가속화, 수출 부문엔 직격탄

입력 : 2015.04.28 10:20|수정 : 2015.04.28 10:27


오늘(28일) 원·엔 재정환율이 7년여 만에 장중 800원대에 진입하는 등 엔저가 심화하면서 우리나라 경제에 미칠 악영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엔저는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수출 부문에 치명타를 가져올 수 있다.

일본·중국에서 오는 관광객도 줄어듭니다.

정부는 현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추가 대응방안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엔저는 저성장이 추세화되고 있는 한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한국 경제 성장의 한 축을 담당하는 수출에는 독입니다.

4개월 연속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커진 수출을 더 위축되게 할 수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수출 경합도는 2013년 기준으로 0.5 수준입니다.

양국 수출 품목 중 절반이 겹친다는 의미입니다.

일본과 수출 경합도가 높은 자동차, 선박, 석유 등의 가격경쟁력은 크게 떨어지게 됩니다.

한국수출입은행 등은 원·엔 환율이 10% 하락할 때마다 한국의 수출은 평균 4.6% 정도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블룸버그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일본 증시의 대표지수인 닛케이225 편입 종목 중 총액 상위 214개 기업의 2014회계연도(2014년 4월∼2015년 3월) 순익은 사상 최대치인 21조 엔(약 189조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수출 부진은 경제 성장에도 나쁜 영향을 미칩니다.

한국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 등 경제 관련 기관들은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계속 하향조정하고 있으며 외국 투자은행(IB)들은 2%대까지로 내리고 있습니다.

관광수지도 타격을 받게 됩니다.

원화 가치가 상승해 한국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은 줄어들고 중국인 관광객인 '유커'도 한국의 명동보다는 일본 도쿄로 쇼핑 관광을 갈 가능성이 큽니다.

문제는 엔저 현상이 앞으로 2∼3년 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입니다.

전문가들은 엔 환율이 올해 100엔당 850원, 내년에는 800원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엔저가 우리 경제에 다소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구석도 있긴 합니다.

엔저로 경쟁력이 없는 한계기업들을 자연스럽게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제품 경쟁력이 없어 근근히 연명해 온 기업들은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인위적인 구조조정 없이 시장에서 도태돼 사라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또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 주요 부품 등을 일본에서 수입할 때 같은 돈으로 더 많이 사올 수 있습니다.

미국 달러화, 중국 위안화 등과 달리 국내에 직거래시장이 없는 엔화는 급격하게 환율이 변동할 때 외환당국이 정책적으로 대응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최근의 엔저 추세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작년 10월 발표한 '엔저 대응 및 활용방안'에 이은 추가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엔저 기조와 관련, 지난 24일 "위든 아래든 한 방향으로 급격하게 쏠리는 현상이 있다면 정부가 워치할 수밖에 없다"며 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정부가 실행 중인 엔저 대응방안의 첫 번째는 현재 이용실적이 저조한 환변동보험 가입의 활성화를 통해 중소기업의 환리스크를 줄여주는 것입니다.

2007년 16조9천억 원에 달했던 환변동보험 이용 실적은 2008년 키코사태 이후 급감, 2013년에는 1조7천억 원으로 주저앉은 상태입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대일 수출기업의 일반형 환변동보험료 경감률을 20%에서 50%로 높여 부담을 절반으로 줄여주기로 했습니다.

일본에 수출하는 농수산 수출기업의 옵션형 환변동보험료는 재정지원 비율을 90%에서 95%로 늘렸다.

자부담 비율은 5%로 줄었습니다.

또 기업들이 코트라(KOTRA), 중소기업진흥공단을 통해 제공되는 수출지역 다변화 지원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권유하고 있습니다.

엔저로 어려움을 겪는 일본인 대상 관광업계도 지원을 받습니다.

정부는 일본인 여행객을 상대하는 중소여행업체 45곳에 관광진흥개발기금 긴급융자 제도를 통해 운영자금을 최대 100억 원까지 지원할 방침입니다.

아울러 장기적인 관점에서 엔저를 이겨낼 수 있게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도 추진됩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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