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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인 유학생들 "마음은 고국에…도울 방법 없어 갑갑"

입력 : 2015.04.27 14:45|수정 : 2015.04.27 14:50


"고향에 있는 친구들이나 이웃들과 전화가 될 때마다 울면서 보고 싶다고 얘기합니다. 삶의 터전이 무너졌다는 이들의 얘기에 한국에 있는 제 마음도 함께 무너져 내립니다."

네팔 지진 발생 사흘째인 오늘(27일) 이역만리 한국으로 공부하러 온 네팔 유학생들 역시 좌불안석입니다.

가족과 지인들 걱정에 온종일 전화기를 붙잡고 있거나 뉴스와 SNS를 들여다보며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외대에서 경제학을 공부하는 아디카리 바드리(35)씨는 "고향에 있는 어떤 이는 집 안에 갇혀 나오지 못하고 있고, 어떤 이는 집이 무너져 밖에서 지내야 한다고 들었다"며 "약은커녕 먹을 것과 깨끗한 물도 없는데 비까지 와서 다들 매우 힘들어한다"고 네팔 현지 상황을 전했습니다.

바드리 씨는 이번 지진에서 자신의 가족이나 친지는 큰 화를 면했지만 많은 이웃과 친구들이 죽거나 다쳤고 했다.

대다수는 먹을 것도, 잘 곳도 없이 거리에서 지내고 있다며 안타까워했습니다.

한국에 온 지 5년째인 바드리 씨는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는 10여 명의 네팔 친구들과 수시로 모여 신음하는 조국을 도울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큰 상처를 입은 조국 네팔을 조금이라도 돕기 위해 친구들과 돈을 모으고 있습니다. 금액이 많지는 않지만 네팔 구호단체에 기부하면 인도에서 구호물자를 공수해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바드리 씨는 "다들 가족을 보러 네팔로 돌아가고 싶어한다"며 "다행히 폐쇄됐던 카트만두 국제공항이 다시 문을 열어 시기를 보는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경희대 호텔관광학과 학생인 아니샤 체트리(25·여)씨는 할아버지, 할머니와 연락이 닿지 않아 걱정이 태산입니다.

지진이 일어난 25일 당일에는 조부모가 괜찮다는 연락을 받았지만 26일 여진이 발생하고 나서는 소식이 끊겼다고 합니다.

다행히 지진이 처음 일어났을 때 안전한 곳으로 대피한다고 들어 연락이 다시 오기만을 기다리며 발만 동동구르고 있습니다.

체트리 씨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연로한데 식사는 잘 하는지, 도와주는 사람은 있는지 걱정된다"며 "삼촌도 사업 때문에 밖에 있는 시간이 많은데 연락이 잘 안 돼 괜찮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연락이 될 때까지 계속 걱정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여기서는 딱히 도울 방법이 없어 마음이 너무 갑갑하다"고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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