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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PP협상 막판 난항…미일 '상징적 합의' 수준

입력 : 2015.04.25 02:49|수정 : 2015.04.25 02:49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마무리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미국에서 내보일 '선물' 중 하나로 그동안 여겨져 왔다.

그러나 24일(현지시간) 현재 TPP 협상의 진행 상황을 보면 아베 총리가 백악관이나 의회에서 TPP에 대해 언급하더라도 '상징적 합의'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당초 지난해 말까지 TPP 협상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었지만 협상 상대국, 특히 일본과의 이견을 좁히지 못해 왔다.

올해 들어서도 미·일 양국은 계속 합의 도출을 시도해 왔지만, 아베 총리의 미국 방문 때 가시적인 성과를 발표할 가능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미·일간 협상 과정에서 "상당한 접근"이 이뤄졌다고 말했던 마이클 프로먼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미 시사잡지 애틀랜틱과의 인터뷰에서 "아베 총리의 방미 기간에 최종 합의 선언이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 역시 지난 20일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내가 오바마 대통령을 만나는 동안 합의가 이뤄지면 좋겠다"고 말하면서도 "산을 오를 때 마지막 단계가 가장 어렵다"며 최종 합의가 이달 말까지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이런 분위기는 지난 16일 미국 의회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무역협상촉진권한(TPA)을 부여하는 법안이 발의되고, 지난 19일 미·일 무역대표 간 협의가 시작될 때와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농업과 자동차 분야, 특히 일본의 쌀 수입 할당량 확대 문제에 대해 일본이 여전히 기존 입장을 완강하게 고수하면서 협상이 쉽사리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고 통상분야 소식통들은 설명했다.

미국과 일본은 TPP 협상 참여 12개국 경제규모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고, 따라서 다른 참여국들은 미·일 양국의 협상 과정을 한편으로 주목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들의 협상 진척 수준의 기준을 미·일 협상에 맞추려는 모습을 보여 왔다.

이로 인해 TPP 협상 타결이 빨라야 5월 말에야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점점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오는 5월 23일부터 이틀 동안 필리핀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장관회의가 TPP 합의 도출을 위한 일종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TPP 12개국 모두 APEC 회원국이기 때문이다.

앨런 볼라드 APEC 사무국장은 전날 멕시코시티에서 "APEC 장관회의 때 (TPP) 협정 문안을 구성하기 위한 협상에 진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에서 TPA법안 처리가 늦어진다면 TPP 협상 타결은 6월 또는 그 이후로까지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 의회에서 다수 야당인 공화당에서 대체로 TPA를 찬성하는 분위기지만, 공화당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정치적 반대급부를 요구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오바마 대통령은 TPA에 회의적인 민주당 지도부를 설득하는 한편으로 공화당의 요구까지 수용해야 하는 처지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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