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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이스라엘 편향 보도' 영국 의학저널에 비난 쏟아져

입력 : 2015.04.24 16:48|수정 : 2015.04.24 16:48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의학저널 중 하나인 영국의 '랜싯'(Lancet)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과 관련해 편향적 입장을 취했다는 이유로 집중 공격을 받았다.

23일(현지시간) 인디펜던트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5명의 노벨 의학상 수상자를 포함해 500명이 넘는 영국과 외국 의사들은 랜싯과 리처드 호턴 편집장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저널을 무책임하게 남용했다고 항의했다.

이들은 또 랜싯을 소유한 '리드 엘스비어' 출판사에 대해서도 "증오와 폭력을 부추기는 부정직하고 악의적인 출판물을 펴내 이득을 취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의사들은 '리드 엘스비어'가 적절한 편집 윤리기준을 이행하지 않으면 랜싯을 보이콧하겠다고 위협했다.

호턴은 1990년대 중반부터 랜싯의 편집장을 맡아 세계적 의학 저널로 키웠으나 그의 비타협적 태도는 적대 세력도 만들었다고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특히 그가 팔레스타인에 우호적 인물이라고 보는 사람들의 적대감이 컸다.

랜싯이 비난의 도마 위에 오르게 된 것은 작년 7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과 관련한 글을 실은 것이 계기였다.

가자지구 주민에게 보내는 공개 서한 형식의 글은 공습으로 인한 민간인 피해 상황을 다루면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잔혹행위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 서한의 작성자 가운데 2명이 미국 내 반 유대인 백인우월주의자에 동조하는 비디오가 첨부된 이메일을 배포한 적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랜싯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는 더 커졌다.

호턴은 2명의 서한 서명자와 함께 이스라엘을 방문해 비디오 건에 대해 사과했으나 공개 서한은 철회하지 않았다.

런던대학 마크 페피스 교수 등은 396명의 해외 의사 및 전문가들로부터 동조 서명을 받은 항의서를 지난달 '리드 엘스비어' 이사회에 전달했고 150명의 의사가 추가로 온라인 서명에 가담했다.

이들은 공개 서한 철회와 함께 사과 및 재발 방지를 요구하면서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다양한 과학저널을 발행하고 있는 '리드 엘스비어'를 학계 차원에서 보이콧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러나 영국 글래스고 대학의 그레이엄 와트 교수가 이끄는 300여명의 의사들이 웹사이트를 통해 반박 주장을 펴면서 논란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이들은 호턴 편집장이 세계 보건분야의 뛰어난 지도자라고 치켜세우면서 많은 보건 이슈에서 정치는 고유한 것이며 정당한 논평의 주제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랜싯을 압박해 공개 서한을 철회하려는 시도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관한 언론 보도에 재갈을 물리려는 의도이며 이에 맞서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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