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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뮤지컬 ‘영웅’ 꼭 기억해야 할 안중근 그리고 당부

강경윤 기자

입력 : 2015.04.24 14:32|수정 : 2015.04.24 14:32


도마 안중근의 마지막 모습을 담은 뮤지컬 ‘영웅’이 돌아왔다. 올해가 한일수교 50주년이 되는 해이기에 더 뜻 깊다. ‘영웅’은 우리 역사의 가장 아픈 부분을 무대에 올린다. 배우들과 제작진의 자세도 남다르다. ‘영웅’은 2009년 초연 이후 초심이 흔들리지 않았다. 관객들의 기대치는 높아지지만 ‘영웅’은 그런 관객들까지도 진정성으로 만족시킨다.

‘영웅’은 올해 그 완성도를 더했다. 소재가 가진 역사성과 의미, 작품성과 배우들의 연기까지 ‘영웅’이 신경써야 할 게 적지 않다. 올해 새 무대에 오른 ‘영웅’은 그 깊이를 더했다. 3년 만에 다시 안중근 역으로 돌아온 정성화는 깊이 있고 또 울림 있게 안중근의 마지막 모습을 그린다.
이미지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과 그가 전하려던 동양평화사상이 ‘영웅’의 줄거리다. 이토와 안중근은 각각 결이 다른 애국심을 가진 역사적 인물이다. 이토는 일본의 제국주의 팽창을 위해 다른 나라를 짓밟는데 인생을 바친 반면, 안중근은 인본주의적 관점에서 이토를 응징했다. 이런 역사적 사실에 대해 ‘영웅’은 가상의 설희의 투입으로 입체감 있게 그린다. 총 3년에 걸친 초고 작업과 42차례 수정과 보완의 과정을 걸치면서 한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인정하는 작품으로 평가 받고 있다.

‘영웅’은 큰 틀에서 지난 공연들과 달라진 점은 거의 없다. 비주얼적 측면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는 ‘추격’은 철제 구조물을 이용해 앙상블들의 호연으로 올해에도 큰 박수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대나무 사격 장면, 암살 이후 안중근의 재판 신에서 보여준 ‘누가 죄인인가’는 여전히 관객들 가슴 속에 뜨거운 것이 뭉클거리게 한다.

무대 위 LED기술을 이용한 입체적 영상미는 볼거리를 높인다. 장소의 한계성을 뛰어넘기 위해서 골목을 LED로 표현한 부분과 이토와 설희가 타는 기차와 배경이 오버랩 되는 부분은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 생생하다. 마치 현장에서 안중근의 저격현장을 지켜보는 것처럼 무대의 이질감이 없다.
이미지안중근은 올해도 ‘영웅’을 통해서 살아났다. 많은 매체가 그의 삶을 반추하고 있지만 뮤지컬 ‘영웅’은 진정성과 완성도로 큰 감동을 전한다. 쉽지 않은 시절이다. 역사의 아픔은 고스란히 남아있지만, 여전히 ‘위안부에 대한 공식 사과’는 이뤄지지 않았다. 안중근의 유해 역시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영웅’이 전하는 스토리 위의 감동이 더 구슬프게 느껴지는 까닭이다.

뮤지컬 '영웅'은 5월 31일까지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공연된다.

내가 한국독립을 회복하고 동양평화를 유지하기 위하여 3년 동안을 해외에서 풍찬노숙 하다가 마침내 그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이곳에서 죽노니, 우리들 2천만 형제자매는 각각 스스로 분발하여 학문을 힘쓰고 실업을 진흥하며, 나의 끼친 뜻을 이어 자유 독립을 회복하면 죽는 여한이 없겠노라.

-순국 직전 동포들에게 남긴 의사의 마지막 유언-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강경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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